2. 주주가 되면 생기는 권리들(배당, 의결권 등)
주식을 처음 접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만 생각한다. 빨간색·파란색 그래프가 요동치고 하루에도 여러 번 가격이 바뀌다 보니 주식이 마치 ‘가격 맞추기 게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주식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가격 차이를 노리는 행동이 아니라 그 회사의 지분을 가진 공식적인 공동 주인이 되는 일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주식을 보유하는 순간 여러 권리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며, 투자의 의미는 훨씬 현실적인 개념으로 바뀐다.
1) 배당: “회사가 벌면 나도 함께 번다”
주주가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권리는 바로 배당이다. 배당은 회사가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작은 빵집을 예로 들어본다. 친구가 자본금 60%, 내가 40%를 투자해 빵집을 운영한다고 가정한다. 한 달 동안 200만 원의 순이익이 발생했다면 친구는 120만 원(60%), 나는 80만 원(40%)을 나누어 갖는다. 이는 각자의 지분만큼 ‘가게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배당도 이와 같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지분 비율에 따라 받게 된다. 주식 1주당 361원, 500원, 혹은 1,000원 등 회사마다 배당금은 다르지만, 중요한 점은 회사가 잘될수록 그 이익이 주주에게 직접 돌아온다는 구조이다.
배당은 특히 장기 투자자에게 큰 힘이 된다.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배당이 꾸준히 지급되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 배당금을 재투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 효과는 더욱 커진다.
2) 의결권: “중요한 결정에 참여하는 주주의 투표권”
두 번째 권리는 의결권이다. 의결권은 말 그대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를 이해하기 쉬운 비유는 ‘아파트 입주자 회의’이다. 아파트에서 관리비 사용처를 결정하거나 대표 회장을 선출할 때 모든 입주민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권한의 크기는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참여할 권리’ 자체가 중요하다. 기업도 이와 같다. 회사는 통상 1년에 한 번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주총회에서는 대표이사 선임, 사내·사외이사 임명, 배당 규모 결정, 회사의 주요 전략 및 사업 보고 등 매우 중요한 안건들이 논의된다.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누구나 이러한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물론 한 주만 보유한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주주는 회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공식적인 이해관계자라는 사실이다.
의결권은 단순한 형식적 제도가 아니다. 만약 회사가 무리한 인수합병을 추진하거나 오너 일가에 지나치게 유리한 정책을 시행하려 한다면, 주주들은 의결권을 통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다. 즉, 주주는 회사의 감시자이자 동시에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이다.
3) 잔여재산 청구권: “회사 문을 닫을 때 마지막 몫을 받을 권리”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매우 중요한 권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잔여재산 청구권이다.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정리해 현금화하게 된다. 이때 자산 분배에는 명확한 우선순위가 존재한다.
먼저 은행 등 채권자에게 빚을 상환하고, 이어서 직원들의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한다. 그 이후에 남아 있는 재산을 주주에게 지분 비율에 따라 분배한다. 이는 동네 빵집을 정리할 때 빚을 모두 갚고 남은 돈을 투자 비율대로 나누는 것과 같다.
기업이 파산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그러나 잔여재산 청구권은 주식이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법적으로 보호되는 소유권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권리이다.
4) 주주라는 신분은 생각보다 강력한 권리다
초보 투자자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내가 가진 주식이 한 주뿐인데 이러한 권리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물론 한 주의 지분만으로 회사의 방향을 바꾸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지분을 보유하는 순간부터 공식적으로 회사의 공동 소유자가 된다는 점이다.
회사는 궁극적으로 주주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경영진은 주주에게 책임을 지며,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또한 주주에게 배분된다. 이러한 구조는 주식의 수량과 무관하게 모든 주주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주식 한 주만 보유하고 있더라도 내가 이 회사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 관점을 이해하면 단기적인 가격 등락에만 집중하는 투자자보다, 주주로서 회사와 연결된 권리와 구조를 인식하는 투자자가 훨씬 안정적인 판단 기준을 갖게 된다.
5) 주식은 사고파는 도구가 아니라 ‘기업 참여권’이다
배당과 의결권, 잔여재산 청구권을 이해하는 순간 주식은 단순히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손해를 보는 도구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특정 기업을 신뢰하고, 그 기업의 성장 과정에 참여하며, 이익이 발생하면 이를 함께 나누고, 중요한 의사결정에도 공동으로 참여하겠다는 의미이다.
즉, 주식은 기업의 실제 지분이며 투자자는 그 회사의 파트너이다. 주식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기업의 일부분을 소유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권리의 묶음이다. 이 본질을 정확히 이해할 때 투자자의 시선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서 벗어나 기업의 본질로 향하게 된다. 초보 투자자가 이 관점을 제대로 갖추는 순간, 투자는 불안한 게임이 아니라 훨씬 안정적이고 논리적인 여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