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쓰는 학술지 논문 작성법 | 제2장 연구 주제의 선정과 연구 질문의 설정 | 1. 연구 주제의 탐색과 범위 설정

1. 연구 주제의 탐색과 범위 설정

연구 주제는 공부하면서 생긴 의문과 실무에서 마주한 문제, 사회 변화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관심을 연구로 발전시키려면 무엇을 알아보려는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궁금한 내용과 함께 이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연구 방법을 검토한다. 같은 현상도 보는 사람의 위치와 경험에 따라 다르게 이해될 수 있으므로 자신의 관점도 돌아보아야 한다. 개인의 경험은 문제를 발견하는 단서가 되지만, 그 경험만으로 현상의 원인이나 전체적인 특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른 사례와 관련 문헌을 살펴보면서 처음의 의문을 검토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할 대상과 상황, 기간을 정하고 실제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연구 주제의 탐색은 넓은 관심을 자료와 근거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문제로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1) 연구 문제의 발견

(1) 학습·실무 경험에 기초한 연구 문제의 탐색

공부하면서 접한 설명의 차이나 이해되지 않는 내용은 연구 문제를 발견하는 단서가 된다. 같은 현상을 다룬 교재와 논문이 서로 다른 요인을 강조하거나 다른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 이론에서 중요하게 다룬 조건이 실제 사례에서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를 발견하면 각 설명에서 사용한 개념과 연구 대상, 설명이 적용되는 조건을 비교한다. 자신의 이해가 부족하여 차이를 잘못 파악한 것은 아닌지도 살펴야 한다. 문헌에서 확인한 내용과 자신의 의문을 구분하여 기록하면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알기 쉽다. 의문을 문장으로 적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가정이나 설명이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기도 한다. 글쓰기는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질문을 만드는 활동이 된다(Krause, 2007).

학습에서 생긴 의문은 구체적인 설명이나 사례와 연결하여 기록한다. ‘이 설명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메모만으로는 무엇을 확인하려는지 알기 어렵다. 문헌의 주장과 관찰한 사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적어야 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교육이 노인의 기기 이용을 돕는다는 연구를 읽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후 교육 참여자가 매장의 무인주문기에서 주문을 중단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 사례만으로 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대신 교육에서 배운 내용과 실제 이용 환경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질문할 수 있다. 의문을 ‘교육 참여자는 실제 무인주문기 이용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가’로 표현하면 추가로 확인할 내용이 분명해진다.

실무에서는 같은 문의가 반복되거나 예상과 다른 반응이 나타나는 상황에 주목할 수 있다. 복지기관이 프로그램 신청을 온라인으로 바꾼 뒤 신청 방법을 묻는 전화가 반복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일부 이용자는 안내문을 읽었지만 신청을 완료하지 못했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사실만으로 이용자의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이 부족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안내문을 찾기 어려웠거나 설명이 불분명했을 수 있고, 신청 화면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신청을 완료한 사람과 중단한 사람의 경험을 비교하면 어느 단계에서 어려움이 생겼는지 살펴볼 수 있다. 질문은 ‘온라인 신청은 왜 어려운가’에서 ‘이용자는 신청의 어느 단계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가’로 구체화된다. 실무에서 발견한 문제를 연구하려면 담당자의 판단과 함께 이용자의 경험, 실제 업무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현장의 개선 목표는 연구에서 알아볼 내용과 구분하여 정리한다. ‘프로그램 참여율을 높인다’는 목표는 바라는 변화의 방향을 나타낸다. 이를 연구 문제로 발전시키려면 현재의 참여 과정에서 무엇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지 살펴야 한다. 홍보 확대나 운영 시간 조정은 가능한 개선 방안이지만, 어느 방안이 필요한지는 근거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신청자가 프로그램을 알게 된 경로와 참석을 포기한 상황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담당자와 이용자가 문제를 다르게 이해한다면 그 차이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해결책을 먼저 정하기보다 문제의 배경과 관련자의 요구를 살펴보면 필요한 정보가 구체화된다. 현장의 개선 목표를 연구 문제로 바꾸려면 이러한 문제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Barends et al., 2017).

경험을 기록할 때에는 직접 확인한 사실과 당사자의 설명, 연구자의 해석을 구분한다. ‘이용자가 프로그램에 관심이 없다’는 표현에는 행동의 이유를 추정한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확인한 사실은 신청한 사람이 당일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일 수 있다. 불참에는 일정이 겹치거나 이동이 어렵고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 등이 관련될 수 있다. 안내 내용을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 당사자가 설명한 이유는 누구의 설명인지 밝혀 기록하고, 연구자가 직접 확인한 내용과 구분한다. 이렇게 기록하면 처음의 해석과 다른 가능성을 검토하기 쉽다. 경험 메모에는 상황과 행동, 당사자의 설명, 가능한 해석과 아직 확인하지 못한 내용을 나누어 적을 수 있다.

[표 2-1]학습·실무 경험에 기초한 연구 문제의 구체화

출발 경험

직접 확인한 사실

근거가 부족한 해석

탐구할 연구 문제

디지털 교육에 관한 문헌을 읽고 실제 이용 장면을 관찰함

교육 참여자가 무인주문기에서 주문을 중단함

디지털 교육은 기기 이용에 도움이 되지 않음

교육 참여자는 실제 이용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가?

온라인 신청으로 바뀐 뒤 관련 문의를 접함

문의가 반복되고 일부 이용자가 신청을 완료하지 못했다고 설명함

이용자의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이 부족함

이용자는 신청의 어느 단계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가?

프로그램 참여율을 높일 방안을 검토함

신청자 가운데 일부가 참석하지 않음

홍보 부족이 불참의 원인이므로 홍보를 확대해야 함

신청 이후 실제 참석을 어렵게 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불참자의 행동을 이해하려 함

신청 기록은 있으나 참석 기록은 없음

불참자는 프로그램에 관심이나 참여 의지가 없음

불참자는 당시 상황과 불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주:관찰한 사실이나 당사자의 설명만으로 현상의 일반적인 원인을 단정하지 않는다.

(2) 사회 현상에 기초한 연구 문제의 구체화

사회 현상에 대한 관심은 개인의 경험을 다양한 집단과 제도의 문제로 넓혀 보는 계기가 된다. 인구 구조와 노동 환경, 교육 제도와 기술 이용의 변화 등이 연구 주제가 될 수 있다. 이를 연구하려면 널리 논의되는 현상 가운데 어떤 측면을 살펴볼지 정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익숙한 표현에도 서로 다른 경험과 상태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청년의 고립’은 사회적 관계의 부족과 주관적으로 느끼는 외로움, 사회활동의 제한 등을 가리킬 수 있다. 이들은 서로 관련될 수 있지만 같은 개념은 아니다. 연구자는 관심 있는 측면을 구분하고 그 의미를 문헌과 자료에서 확인한다. 넓은 현상을 구체적인 내용으로 나누면 무엇을 누구에게서 살펴볼지 정하기 쉬워진다.

현상을 설명하는 자료는 작성 목적과 담고 있는 정보의 범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뉴스 기사와 기관 보도자료, 통계자료와 연구논문은 내용을 선택하고 제시하는 방식이 다르다. 기사는 특정 사건이나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를 강조할 수 있다. 보도자료는 기관이 수행한 사업과 성과를 중심으로 작성될 수 있다. 통계자료는 정해진 조사 대상과 문항, 분류 기준에 따라 현상의 규모와 변화를 보여준다. 비슷한 이름의 지표라도 조사 대상과 집계 방식이 같은지 확인해야 한다. 수치가 증가했다면 실제 변화와 함께 조사 범위나 측정 방식의 변경이 영향을 주었는지도 살핀다. 자료가 어떤 조건에서 만들어졌는지 확인해야 그 내용을 연구의 근거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관련자의 관점도 구분해야 한다. 서비스 제공자는 업무 처리의 효율성과 운영 부담에 주목할 수 있다. 이용자는 신청 절차를 이해하기 쉬운지,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정책 담당자는 전체 이용 건수와 대상 집단의 참여 비율을 중심으로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각자가 제기하는 문제와 필요로 하는 정보에 영향을 미친다. 전체 이용 건수가 증가했더라도 특정 집단은 여전히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연구자는 목적에 따라 중심적으로 다룰 관점을 정하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선택한 관점의 자료로 알 수 있는 내용과 다른 관점의 자료가 필요한 내용을 구분해야 한다.

사회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연구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포함될 수 있다. ‘디지털 서비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이용 기회가 필요하다는 가치를 담고 있다. 이를 연구 질문으로 구체화하려면 누가 어느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살펴볼 수 있다. 지원을 받은 사람과 받지 못한 사람의 경험을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는 이유로 예상한 결과를 사실처럼 제시해서는 안 된다. 다른 경험과 설명이 나타나면 처음의 판단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특히 질적 연구에서는 연구자의 배경과 참여자와의 관계, 관점이 자료 수집과 해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검토를 바탕으로 연구자의 위치와 해석 과정을 선택한 접근에 맞게 설명한다(Levitt et al., 2018).

연구 문제를 구체화할 때에는 설명하려는 내용과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맞추어야 한다. 개인의 이용 경험과 기관의 운영 방식, 지역의 제도적 조건은 서로 연결되지만 같은 자료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이용자 면담은 개인이 겪은 어려움과 그 의미를 이해하는 근거가 된다. 기관의 운영 절차를 설명하려면 업무 기록과 담당자의 설명 등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기관별 이용 통계는 이용 규모의 차이를 보여주지만 이용자가 느끼는 부담을 직접 알려주지는 않는다. 여러 내용을 연결하려면 각 자료의 역할과 비교 방법을 정해야 한다.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면 현재 자료로 답할 수 있는 범위로 질문을 조정한다. 연구에서 다룰 부분을 분명히 정하고 그에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2) 연구 범위의 설정과 수행 가능성 검토

(1) 연구 대상·상황·기간의 구체화

연구 범위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포함할 대상과 상황, 기간을 뜻한다. 관심 있는 현상이 넓더라도 하나의 연구에서 다룰 내용은 한정해야 한다. 범위가 분명하면 자료 수집과 분석의 초점을 정하기 쉽다. 범위를 정하지 않은 채 자료를 모으면 구하기 쉬운 자료에 따라 연구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범위를 지나치게 좁히면 질문에 필요한 경험의 차이를 살펴보기 어렵다. 연구자는 반드시 포함해야 할 내용과 이번 연구에서 다루지 않을 내용을 구분한다. 범위를 변경할 때에도 질문에 답할 근거를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범위 설정은 대상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질문에 필요한 자료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작업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는 집단의 명칭과 함께 연구 질문에 관련된 특성을 정한다. ‘노인’에는 거주 형태와 건강 상태, 사회적 관계가 서로 다른 사람이 포함된다. ‘청소년’도 학교에 다니는지와 생활환경, 학교에서 겪는 경험이 다양하다. 독거노인의 병원 이용을 탐구한다면 혼자 거주하는 상태와 병원 이용 경험을 어떤 기준으로 확인할지 정해야 한다. 고립청년을 연구한다면 연령과 사회적 관계, 활동의 제한을 판단할 기준을 명확히 한다.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다룬다면 또래 관계와 수업 참여 등 어떤 경험을 중심으로 참여자를 선정할지 정한다. 선정 기준은 해당 집단의 특성을 미리 단정하지 않으면서 질문에 필요한 경험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이 기준은 누구에게서 자료를 얻고 결과를 어느 범위에서 해석할지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대상과 함께 경험이 이루어지는 상황도 구체화해야 한다. 독거노인의 생활에서도 식사 준비와 병원 이용은 필요한 활동과 도움이 다르다. 고립청년의 경험에서는 집 안에서 보내는 일상과 외부 활동을 시도하는 상황을 구분할 수 있다. 또래 관계의 어려움도 모둠활동과 쉬는 시간, 온라인 대화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연구자는 질문에 중요한 장면과 관계를 선택한다. 장소를 설명할 때에도 기관명만 적기보다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활동과 참여 조건을 제시한다. 상황이 분명해지면 면담에서 물을 내용과 관찰할 장면, 필요한 기록을 정하기 쉽다. 결과를 해석할 때에도 대상의 특성과 경험이 이루어진 조건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시간적 범위에서는 자료를 수집하는 기간과 연구에서 다룰 경험의 기간을 구분한다. 두 달 동안 면담하면서 지난 일 년의 병원 이용 경험을 물을 수 있다. 이때 두 달은 자료 수집 기간이고, 지난 일 년은 연구에서 다루는 경험의 기간이다. 학교 적응을 연구한다면 입학 이후 첫 학기와 한 학년 전체 가운데 어느 기간을 살펴볼지 정한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중요하다면 여러 시점의 자료나 시기별 기록이 필요한지 검토한다. 한 번의 면담으로 과거의 변화를 탐구할 때에는 참여자가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를 떠올려 설명한다는 점을 고려한다. 사건의 순서와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묻더라도 그 설명을 당시의 기록과 같게 볼 수는 없다. 시간적 범위는 조사 일정과 함께 어떤 내용을 해석할 수 있는지 정하는 기준이 된다.

범위를 조정하면 질문과 분석, 결론의 범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여러 지역을 비교하려던 연구를 한 지역으로 줄이면 지역 간 차이에 답하기 어렵다. 이 경우에는 해당 지역에서 나타나는 경험과 지원 조건을 중심으로 질문을 바꿀 수 있다. 변화 과정을 살펴보려다가 한 시점의 자료만 확보했다면 변화에 관한 질문을 유지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자료 수집 범위가 좁아졌는데도 처음의 목적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변경 이유와 새롭게 확인할 내용, 다루지 못하게 된 내용을 기록한다. 바뀐 범위에 맞추어 필요한 분석과 결론의 표현도 조정한다. 한 지역이나 기관을 연구하더라도 그곳의 조건과 경험을 충실하게 탐구하면 의미 있는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표 2-2]연구 대상·상황·기간의 구체화와 검토 기준

구분

범위가 불분명한 표현

구체화한 표현

검토 기준

연구 대상

독거노인

A지역의 65세 이상 독거노인 중 지난 일 년간 외래진료를 이용한 사람

연령·거주 형태·경험의 기준이 질문에 적합한가?

연구 상황

일상생활의 어려움

외래진료의 예약·이동·진료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도움

살펴볼 활동과 경험의 범위가 분명한가?

경험의 기간

최근 병원 이용 경험

면담일을 기준으로 지난 일 년간의 외래진료 이용 경험

경험을 확인할 시간적 기준이 명확한가?

자료 수집 기간

하반기 조사

2027년 9월부터 10월까지 모집과 면담 실시

모집·면담·추가 확인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

제외 범위

별도 기준 없음

입원 중 돌봄은 제외하고 외래진료 이용 과정에 집중

제외한 경험을 다루지 않아도 질문에 답할 수 있는가?

주:연령과 경험의 기간, 모집·면담 일정은 실제 연구 목적과 수행 여건에 따라 정한다.

(2) 자료 접근성과 연구 수행 여건의 검토

자료 접근성은 필요한 자료가 있는지, 적절한 절차를 거쳐 확보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를 뜻한다. 대상 집단을 알고 있거나 기관 담당자와 친분이 있더라도 연구에 협조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기관이 협조하더라도 개인의 연구 참여는 자발적인 결정에 따라야 한다. 공개자료도 활용 목적과 보관·공유 조건을 살펴야 한다.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재배포나 다른 자료와의 결합까지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정보와 민감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접근 권한과 보호 방안을 확인한다. 협의와 승인, 자료 제공에 필요한 시간도 연구 일정에 반영한다. 이러한 조건을 미리 검토하면 연구 도중 자료 수집 계획을 크게 바꾸어야 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자료를 구할 수 있는지와 그 자료가 질문에 적합한지는 구분하여 판단한다. 기관의 이용 건수는 서비스 규모를 보여주지만 만족도나 이용을 포기한 이유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기존 면담자료도 당시의 질문과 참여자 특성이 현재 연구 목적에 맞는지 살펴야 한다. 필요한 변수와 기록 항목, 자료가 다루는 시기와 상황을 확인한다. 빠진 정보와 기록 방식의 차이가 분석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검토한다. 부족한 내용을 다른 자료로 보완한다면 그 자료를 적절한 절차로 확보하고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자료를 추가하더라도 핵심 질문에 답할 정보가 없다면 질문을 조정해야 한다. 자료 확보 가능성과 질문에 대한 답변 가능성을 함께 확인해야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참여자 모집에서는 연구 대상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안내를 전달할 방법과 참여 부담을 검토한다. 대상 집단의 규모가 크더라도 연락이 어렵거나 참여 조건이 맞지 않으면 모집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참여 시간과 이동, 응답에 필요한 노력을 고려하여 안내와 일정을 마련한다. 자신의 학생이나 부하 직원처럼 거절하기 어려운 관계에서는 자발적인 참여를 보장할 방안을 더욱 신중하게 검토한다. 참여 여부가 평가나 서비스 이용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모집 방식과 설명 내용을 정한다. 기관의 협조와 참여자의 동의는 각각 확인해야 한다. 모집이 지연되면 먼저 연락 경로와 안내 방식, 참여 조건에서 조정할 부분을 살핀다. 참여자 선정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면 연구 질문과 해석 범위, 필요한 윤리심의 절차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다.

연구 수행 여건에는 시간과 비용, 연구 방법을 실행하고 결과를 설명할 능력이 포함된다. 면담 연구에서는 참여자를 만나는 시간뿐 아니라 녹음 내용을 글로 옮기는 전사와 자료 정리, 분석에 필요한 시간도 계산해야 한다. 양적 연구에서도 자료의 오류와 누락을 확인하고 분석과 결과 해석을 수행하는 데 시간이 든다. 익숙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다면 학습과 연습, 자문에 필요한 시간을 계획한다. 분석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지와 분석의 조건이나 결과를 이해하는지는 구분해야 한다. 외부의 도움을 받더라도 주요 선택의 이유와 결과의 의미를 설명할 책임은 연구자에게 있다. 자신의 준비 정도와 받을 수 있는 지원을 확인하면 추가로 필요한 학습과 작업이 드러난다. 질문에 필요한 절차를 적절하게 수행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연구 방법과 일정을 정해야 한다.

자료의 규모는 연구 목적과 분석 방법, 필요한 정보의 수준에 맞추어 검토한다. 양적 연구에서는 추정값을 얼마나 정밀하게 구하려는지, 가설검정에서 검토할 크기의 차이나 관계를 발견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활용 가능한 시간과 비용도 계획에 영향을 주지만,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표본 수가 적절하다고 설명할 수는 없다. 확보 가능한 규모가 제한적이라면 그 조건과 결과 해석의 한계를 밝혀야 한다(Lakens, 2022). 질적 연구에서는 연구 접근의 특성과 질문의 범위, 자료의 깊이와 경험의 다양성을 함께 살핀다. 문헌 기반 연구에서는 검색하고 선정할 문헌이 질문에 필요한 근거를 포함하는지 검토한다. 어느 접근에서도 자료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질문에 충분히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료 규모는 연구 설계에서 구체적으로 결정하되, 주제를 정할 때에도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

수행 가능성을 판단할 때에는 확인된 조건과 아직 확인하지 못한 내용을 나누어 정리한다. 확인이 필요한 사항에는 구체적인 내용과 담당자, 확인할 시점을 기록한다. 자료 확보가 어렵다면 대체 자료를 활용하거나 대상과 상황, 기간을 조정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대안을 선택했을 때에는 바뀐 자료로 어떤 질문에 답할 수 있는지 다시 확인한다. 핵심 조건을 갖추기 어렵다면 주제를 변경하거나 연구 시기를 조정할 수도 있다. 이러한 판단은 연구를 적절하게 수행할 조건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표 2-3]자료 접근성과 연구 수행 여건의 점검

검토 영역

주요 확인 사항

현재 상태와 필요한 조치

자료의 존재

필요한 자료가 있거나 직접 수집할 수 있는가?

자료의 적합성

필요한 변수·기록·경험과 시기별 정보가 포함되는가?

접근 경로

자료 제공자와 참여자에게 적절한 절차로 접근할 수 있는가?

활용 조건

연구 목적의 활용과 보관·공유가 허용되는가?

참여자 모집

적합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가?

윤리적 준비

필요한 심의·승인과 동의·보호 절차를 마련할 수 있는가?

자료의 규모

연구 목적과 분석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가?

시간과 비용

수집·정리·분석·집필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있는가?

연구 역량과 지원

연구 방법을 수행하고 결과를 설명할 능력과 지원이 있는가?

대안의 적절성

자료나 범위를 변경한 뒤에도 조정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가?

종합 판단

연구 진행·추가 확인·범위 조정·주제 또는 시기 변경 중 무엇이 필요한가?

주:확인하지 못한 조건은 ‘확인 필요’로 표시하고, 이후 확인 일정과 판단 결과를 기록한다.

[표 2-4]디지털 기기 이용 경험 연구의 수행 가능성 검토

검토 영역

현재 상태

필요한 조치

연구 범위

교육 참여자의 무인주문기 이용 경험을 살펴보려 함

교육의 종류와 참여 시기, 이용 상황을 구체화함

모집 경로

복지관이 연구 안내에 협조할 수 있는지 확인하지 않음

기관의 협조 범위와 자발적인 참여를 보장할 모집 절차를 확인함

참여자 선정

교육 이후 실제 이용 경험이 있는 사람을 모집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함

참여자 선정 기준과 그 기준에 맞는 사람의 모집 가능성을 검토함

자료의 적합성

면담은 가능하지만 실제 조작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지 불확실함

관찰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검토하고, 관찰이 어렵다면 회상한 경험을 다루도록 질문을 조정함

윤리적 준비

동의와 녹음자료 관리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음

필요한 윤리심의 절차와 동의·보관·보호 방안을 확인함

시간과 비용

모집·면담·전사·분석에 필요한 작업량을 계산하지 않음

시간과 비용을 계산하여 범위와 일정을 조정함

종합 판단

핵심 조건을 추가로 확인해야 함

확인 결과에 따라 질문과 자료 수집 계획을 구체화함

주:기관의 협조는 개별 참여자의 동의나 필요한 자료 활용 승인을 대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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