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02: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이군(16세)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이군(16세)은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는 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상담을 신청하였다. 이군은 대인 상황에 노출되면 심장이 빨리 뛰고 몸이 굳는 느낌이 들며, 말실수로 인해 상대가 자신을 싫어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반복된다고 진술한다. 이러한 평가 불안으로 인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의 짧은 대화조차 피하게 되었고, 새로운 관계를 시도하기보다 교실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었다. 결과적으로 또래와의 상호작용 기회가 현저히 줄어 현재는 친밀하게 지내는 친구가 없는 상태다.
최근 들어 두통과 소화불량이 잦아졌으며, 특히 등교 전이나 교실 입실 직후, 대인 부담이 큰 시점에 증상이 악화된다고 보고한다. 식사 시간이 들쭉날쭉하고 늦은 취침이 반복되는 등 생활습관이 불규칙한 편으로, 신체적 불편은 심리적 긴장과 생활 리듬의 불안정이 결합된 결과로 추정된다. 거울을 볼 때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끼며, “앞으로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살아갈 의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와 같은 비관적 사고가 간헐적으로 떠오른다고 말한다.
가족 배경에서 이군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고, 현재는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생활한다. 어머니는 카페에서 장시간 근무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다. 가사와 돌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군이 동생을 챙기고 식사를 준비하는 등 집안일 전반을 도맡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역할 부담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며, 학업과 사회적 관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를 제한한다. 중학교 1학년 당시 또래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경험은 현재 대인관계에서의 불신과 회피 성향을 강화하는 과거 사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교 생활 측면에서 이군은 수업 시간 집중이 흔들리고, 발표나 조별 활동과 같이 평가가 노출되는 장면을 특히 부담스러워한다.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볼지에 대한 과도한 예측이 선행되면서 접촉을 줄이고, 관계 단절이 다시 불안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유지되고 있다. 스스로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낮아졌고, 시도 전에 포기하는 선택이 늘었다는 점이 현재의 기능 저하를 보여준다.
[심리검사 결과]
이군에게 실시한 MMPI-A(청소년용 다면적 인성검사)에서 임상척도 중 Hy(히스테리), D(우울), Si(사회적 내향성) 척도가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다.
Hy(히스테리) = 75
1.이군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강하다.
2.대인관계나 갈등 상황에서 직접적인 감정 표현을 회피하며, 내면의 불안과 긴장이 두통·소화불량 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3.또한 타인에게 호의적으로 보이려는 태도가 강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
D(우울) = 71
1.우울감과 무기력, 자기비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사고가 지속되고 있다.
2.자신에 대한 평가가 낮고, 작은 실패에도 좌절하거나 자책하는 경향이 있다.
3.이러한 정서 상태는 사회적 고립과 자존감 저하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Si(사회적 내향성) = 73
1.타인과의 관계에서 위축되고 자신감이 부족하며, 사회적 상황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2.대화나 상호작용 시 불안을 느껴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과거의 따돌림 경험이 이러한 사회적 회피 성향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면접예상질문]
1. 내담자 이군의 주요 심리적 문제를 설명해 보세요.
이군은 타인의 평가에 과도하게 민감하여 대인관계에서 불안과 위축을 보입니다.
실수를 두려워해 관계를 회피하며, 이로 인해 사회적 고립과 자존감 저하가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긴장은 두통과 소화불량 같은 신체 증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즉, 불안–회피–우울–신체화가 순환되는 형태의 사회불안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2. MMPI-A 검사결과(Hy, D, Si)가 상담에 어떤 의미를 주나요?
Hy 75는 스트레스를 신체적으로 표현하고 갈등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D 71은 우울감과 자기비하적 사고를,
Si 73은 사회적 위축과 관계 회피를 시사합니다.
이 조합은 불안을 감정이 아닌 신체화와 회피로 처리하는 패턴을 의미하며,
상담 초기에 신체 안정과 정서 표현 훈련이 병행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3. 이군의 주요 방어기제나 행동 특성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나요?
이군은 긴장과 불안을 직접 표현하기보다 회피와 신체화로 전환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는 불안을 줄이지만 동시에 관계 단절과 우울을 강화하는 부정적 강화 패턴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상담에서는 감정 인식과 표현을 촉진하고, 회피 대신 대면 행동을 점진적으로 연습하도록 돕습니다.
4. 상담 초기 단계에서 상담자가 중점적으로 해야 할 개입은 무엇인가요?
우선 정서적 안정과 신뢰 형성이 핵심입니다.
신체 증상이 심하므로 호흡훈련, 이완기법 등으로 긴장을 완화시키고,
비밀보장을 명확히 하여 안전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이후 불안을 완화한 상태에서 인지행동적 접근으로 사고 패턴을 탐색하고,
점진적 사회노출 과제를 통해 관계 회복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5. 가족 요인이 이군의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며, 개입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군은 어머니의 장시간 근무로 정서적 지지를 받기 어렵고, 가사와 동생 돌봄으로 과중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누적시켜 불안과 무기력을 심화시켰습니다.
가족상담을 통해 역할 분담을 재조정하고, 어머니에게 자녀의 정서적 요구를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역 돌봄 자원과 연계하여 이군의 부담을 경감시켜야 합니다.
6. 상담 접근을 행동주의 관점에서 설명해 보세요.
이군의 회피 행동은 불안을 줄여주는 부정적 강화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담에서는 점진적 노출과 긍정적 강화 전략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짧은 인사나 대화 시도에 대해 즉각적 칭찬과 보상을 제공하고,
작은 성공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아 회피 대신 접근 행동이 강화되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체계적 강화는 불안감소와 사회적 자신감 회복에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