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 B군(17세) – 과시적 행동, 대인관계 문제 및 SNS 관련 비행
특성화고 자동차과 1학년에 재학 중인 B군(17세)은 외모와 스타일에서 또래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평소 명품 브랜드의 의류를 즐겨 입고, 귀·입술 피어싱과 여러 액세서리를 착용하면서 자신만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학교 안팎에서는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또래 무리와의 만남 등 사회적 활동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주말에는 웨딩홀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B군은 “돈이 있어야 인정받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돈을 많이 버는 삶을 강하게 동경하고 있다.
여름방학 직전, 옆 반 학생들이 영어청취평가로 이동해 교실이 비어 있는 사이, B군은 수업 중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자리를 비우며 옆 반 교실 근처로 이동했다. 이후 해당 반 학생의 명품 지갑이 사라졌고, 다른 교사가 B군이 그 교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진술이 있었다.
며칠 뒤 분실된 지갑이 중고 명품 판매 사이트에 올라왔는데, 게시자 정보가 B군으로 확인되어 피해 학생 부모가 이를 근거로 수사기관에 신고하였다. 결국 B군은 사건과 관련해 소년부 재판을 받았고, 2호 보호처분(12시간 상담)을 받았다. B군은 상담 과정에서도 “자신은 훔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B군의 가정환경은 단순하지 않다. 아버지는 경제적 어려움과 부부 갈등으로 인해 3년 전 이혼한 후 연락이 끊긴 상태이며, 현재 B군은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다. 어머니는 봉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입이 넉넉하지 않아 B군에게 충분한 용돈을 제공하기 어렵다. 학원 등 사교육 역시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B군은 경제적 어려움을 스스로 체감하고 있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최근에는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는 것을 꿈꾸고 있지만, 정작 학업이나 진로 설계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평일에는 여자친구와 늦은 시간까지 어울리고, 과시적 SNS 활동과 또래 관계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여 일상생활의 균형이 흔들리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상담실에서 만난 B군은 억울함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으며, 자신의 행동이 오해받았다는 생각을 반복한다. 하지만 동시에 “돈이 있어야 인정받는다”, “성공하려면 수단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비현실적이거나 왜곡된 신념을 드러내기도 한다.
대인관계에서 인정 욕구가 매우 강하고, 부모의 부재와 경제적 결핍 속에서 정서적 지지가 충분하지 않은 환경이 그의 행동 특성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 이 사례에서 내담자의 핵심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사례의 핵심은 B군이 과시적 인정욕구와 비현실적인 성공 신념을 가지고 또래관계·소셜미디어·소비 행동에 많은 에너지를 쓰는 과정에서, 충동적 행동과 규범 위반 행동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가족의 정서적 지지 부족, 경제적 결핍, 아버지와의 단절 등이 맞물리면서 내담자가 자신을 안정적으로 지탱할 기반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결국 SNS·외모·물질적 과시에 의존하면서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과도하게 강화되었고, 이러한 특성이 사건으로 이어진 것으로 이해합니다.
2. 초기 상담에서 내담자가 ‘나는 절대 훔치지 않았다’고 반복 주장할 때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겠는가?
처음부터 사실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내담자가 느끼는 억울함과 불안 같은 감정을 우선적으로 다루려고 합니다.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이 클 것 같다”는 식으로 정서 반영을 해 주면, 내담자는 자신이 판단받는 것이 아니라 이해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상담 초기에는 신뢰 형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사건 자체의 진위보다 내담자가 경험한 감정·두려움·불안을 함께 탐색하는 데 초점을 두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내담자가 방어를 조금 내려놓고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볼 여지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3. 행동주의 관점에서 B군의 문제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행동주의 관점에서는 B군의 과시적 행동과 규범 위반 행동이 ‘인정’이라는 강화물로 유지되는 행동 패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명품을 착용하고 SNS에서 주목을 받는 경험, 또래 집단에서 중심이 되는 경험이 긍정적 강화로 작용해 과시적 행동이 반복된 것입니다.
또한 사건 당시 행동 역시, ‘멋져 보이고 싶다’거나 ‘돈을 벌고 싶다’는 욕구가 충동적으로 행동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입에서는 잘 보이기 위해 선택하는 행동 대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강화물을 찾고 작은 성취를 경험하도록 돕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인지행동(CBT) 관점에서 내담자가 가진 왜곡된 사고는 무엇이며, 어떻게 다룰 것인가?
B군은 “돈이 있어야 인정받는다”, “성공할 수 있다면 수단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잘 보이면 나의 가치가 증명된다”는 식의 비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고가 행동을 강하게 지배하기 때문에, CBT 관점에서는 먼저 이러한 자동적 사고를 정확히 드러내고, 그 사고가 현실과 어떤 거리가 있는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후 내담자가 가진 강점이나 실제 경험을 활용해 보다 현실적인 사고로 대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예를 들어, 돈을 쓰지 않아도 관계가 유지된 경험이나 자신의 노력으로 인정받은 경험을 찾아 의미를 재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겠습니다.
5. SNS상에서의 과시 행동과 대인관계 문제를 어떻게 상담에서 다루겠는가?
SNS에서의 과시 행동은 단순한 행동 문제가 아니라 내담자의 인정욕구·불안·자기 가치감 저하와 밀접하게 연결된 정서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SNS를 바로 금지하거나 제한하기보다는, SNS에서 얻고자 하는 ‘인정’이 왜 중요한지, 그 인정이 어떤 감정을 채워 주고 있는지부터 탐색하겠습니다.
이후 인정욕구를 다른 방식으로 충족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진로 탐색이나 기술 습득, 대인관계에서 건강한 인정 경험을 쌓도록 돕는 방향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6. 가족 환경이 내담자의 행동 문제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가?
내담자는 아버지와의 단절, 경제적 어려움, 어머니의 과중한 노동 등으로 인해 정서적 지지와 안정감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라왔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청소년이 자기 가치를 가족 안에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서 인정과 소속감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B군의 과시적 행동과 또래 집단 의존, 충동적 선택은 이러한 환경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담에서는 어머니와의 소통 방식, 지지 제공 방식에 대한 부모 상담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7. 향후 상담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겠는가?
첫째는 내담자가 충동적으로 행동하기보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둘째는 왜곡된 성공 신념과 과시 중심의 사고를 보다 현실적이고 건강한 방향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자존감과 자기 가치감이 외부 인정이 아닌 내적 성취 경험에서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어머니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고, 학교·가정·또래 관계에서 안정감을 회복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