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01: 고등학교 3학년 재훈(18세)
재훈은 아침마다 등굣길이 힘겹다.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머리가 멍해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어 숨이 가빠진다. 수업 내용을 머릿속에 담을 여유가 없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만 커진다.
최근 그는 교실로 가는 대신 근처 카페나 버스정류장 주변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귀가하곤 한다. 결석이 잦아지면서 성적은 전 과목이 하위권으로 떨어졌고, 예전처럼 활발하게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몇 달 전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는데, 재훈은 자신이 재미없고 매력 없는 사람이라서 그랬다고 생각한다. 마음속에는 “하면 해낼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깊은 자책감이 동시에 존재한다.
더불어 최근 부모가 잦은 말싸움을 하며 별거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가정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재훈은 친구들이 자신을 멀리한다고 느끼며, 혹시 가정 상황이 소문날까 늘 불안하다. 이런 고민이 이어지면서, 고등학교를 자퇴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할까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가족 상황
아버지(50세): 건설 자재 납품 업체의 영업부장. 최근 계약 취소와 실적 부진으로 스트레스가 심해져 술을 자주 마신다. 술자리 후 귀가하면 말이 거칠어지고 가족에게 불만을 쏟아낸다.
어머니(46세): 동네 반찬가게를 운영. 장시간 서서 일하다 보니 무릎 통증과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 남편의 무관심 속에서 점점 말수가 줄고, 혼자 눈물을 흘리는 일이 늘었다.
누나(21세): 전문대 졸업 후 취업 준비 중. 집안 분위기를 피하려고 외출을 자주 한다. 재훈과 대화를 시도하지만, 오히려 예민한 반응을 보여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심리검사 결과
MMPI-A 임상척도
HS: 64, D: 76, Hy: 59, Pd: 46, Mf: 38, Pa: 52, Pt: 64, Sc: 45, Ma: 47, Si: 72
SCT
나의 가정은 → 대화보다 싸움이 많다.
내가 정말 행복하려면 →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이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 앞으로의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면접 예상 질문
1. 재훈의 주요 심리적 어려움과 그 배경을 분석해 보세요.
“재훈은 전반적으로 우울감과 무기력이 심하고, 대인관계에서도 위축된 모습을 보입니다. 등교를 회피하고, 성적 하락, 친구 단절 등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크며, 자기비하 사고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어려움의 배경에는 부모의 갈등과 정서적 지지 부족, 그리고 고3 시기의 학업과 진로 압박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부모님의 별거 가능성 이야기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증폭된 것으로 보입니다.”
2. MMPI-A 결과에서 우울 척도(D)와 사회적 내향성(Si)이 높게 나온 의미를 상담 관점에서 설명해 보세요.
“우울 척도 점수가 높다는 것은 지속적인 우울감과 무기력, 낮은 자존감을 시사합니다. 사회적 내향성 척도가 높게 나온 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고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두 척도가 모두 높게 나온 경우, 우울과 사회적 고립이 서로를 강화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상담 과정에서 정서 안정과 대인관계 회복을 함께 다루는 것이 필요합니다.”
3. 재훈이 자퇴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상담자가 우선적으로 개입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자퇴는 학업과 진로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에, 우선 위기 개입이 필요합니다. 저는 먼저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학교와 완전히 단절되지 않도록 단기 목표를 세우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재훈이 신뢰할 수 있는 지지 인물과 연결해 안정적인 상담 환경을 만들고, 자퇴 대신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겠습니다.”
4. 재훈의 가족 환경이 그의 정서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가족 개입 전략을 제시해 보세요.
“재훈은 부모님의 잦은 갈등과 정서적 무관심 속에서 안전감을 잃었고, 가족 내 소통 단절이 심화된 상태입니다. 아버지의 부정적 정서 표출과 어머니의 무기력이 재훈의 불안과 우울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가족 상담을 통해 의사소통 기술을 훈련하고, 부모 교육을 통해 자녀에 대한 정서적 지지를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가족 구성원 간의 정서 표현을 촉진해, 지지적인 가정 환경을 회복하도록 돕겠습니다.”
5. 초기 상담 단계에서 재훈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상담자가 취해야 할 태도와 기법은 무엇인가요?
“초기에는 무조건적인 존중과 공감을 바탕으로, 재훈의 감정을 판단 없이 수용하겠습니다. 가정 상황이 외부에 알려질까 하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 비밀 보장을 명확히 하고, 진정성 있는 경청으로 관계를 형성하겠습니다.
개방형 질문과 감정 반영을 통해 재훈이 자신의 경험을 편안하게 이야기하도록 유도하고, 작은 성공 경험을 제공해 자기 효능감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6. 재훈 학생 사례를 보았을 때, 청소년상담자로서 행동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재훈 학생의 문제는 학교와 대인관계 상황에서 불안을 회피하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강화되고 있는 점입니다. 행동주의적 관점에서는 이런 회피 행동이 부정적 강화로 유지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개입은 구체적인 행동 목표를 세우고, 작은 성취 경험을 통해 긍정적 행동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예를 들어 점진적으로 등교 시간을 늘리거나, 사회적 기술 훈련을 통해 친구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또한 부모와 함께 강화 계획을 세워 가정에서도 긍정적 행동을 지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