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인공지능의 이해와 사회서비스 적용
6. 사회서비스 분야의 AI 적용
사회서비스 분야의 인공지능은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찾고 기관이 복지 욕구를 파악하며 종사자가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주요 활용 분야에는 복지 정보 안내, 상담과 기록 작성, 위기가구 발굴, 욕구와 위험의 예측, 서비스 추천과 행정업무 지원 등이 포함된다. 인공지능은 많은 자료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일 수 있지만 사람의 복합적인 삶을 데이터만으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사회서비스의 결정은 생계와 돌봄, 안전, 가족관계와 권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효율성뿐 아니라 정확성, 공정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인공지능은 이용자와 사회복지사를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서비스 접근성과 전문가의 실천을 지원하는 도구로 설계해야 한다.
1) 복지정보 제공
인공지능 챗봇은 이용자가 일상적인 말로 질문하면 관련 복지제도와 신청 절차를 대화 형식으로 안내할 수 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은 이용자의 표현에서 질문의 뜻을 파악하고 미리 정리된 정보에서 관련 답변을 찾아 제시한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복지서비스의 질의응답 자료를 분석하여 인공지능 챗봇을 학습시키는 대화 자료를 만드는 절차를 연구하였다(한국사회보장정보원, 2023). 챗봇은 운영 시간과 관계없이 반복되는 질문에 답하고 복잡한 제도를 이용자의 이해 수준에 맞게 쉽게 설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음성으로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기능을 결합하면 문자 입력이 어려운 고령자와 장애인의 정보 접근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복지 정보 챗봇의 답변은 법령과 지침, 급여 기준과 지역별 사업 정보가 변경될 때마다 신속하게 수정해야 한다. 이용자의 질문이 모호하거나 여러 제도의 조건이 함께 적용되면 챗봇은 추가 질문을 통해 가구 구성, 연령, 소득과 거주지역 등의 필수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다만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요구해서는 안 되며 일반적인 정보 안내와 공식적인 자격 판정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이용자가 챗봇의 답변만 보고 신청을 포기하지 않도록 공식 신청 창구와 담당 기관, 상담원에게 연결되는 방법을 함께 제공하고, 답변 횟수보다 이용자가 내용을 이해하여 실제로 필요한 지원을 받았는지를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2) 상담과 기록 지원
음성 인식과 생성형 인공지능은 상담 내용을 문자로 바꾸고 대화의 핵심을 요 약하여 초기 기록의 초안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상담자는 기록 작성 시간을 줄이고 이용자와 눈을 맞추면서 대화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영국 사회서비스 현장에서 인공지능 전사 도구를 연구한 결과, 기록 시간을 줄이고 기록의 질을 높일 가능성과 함께 상담 내용이 잘못 변환되거나 이용자의 경험이 왜 곡되는 문제도 나타났다(Ada Lovelace Institute, 2026). 특히 아동의 불분명한말, 방언,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상황과 주변 소음은 음성 인식과 요약의 오류를 늘릴 수 있다. 따라서 자동으로 작성된 내용은 상담자가 원래 음성과 메모를 비교하여 수정하기 전까지 공식 사례 기록으로 확정해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은 상담 기록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욕구와 변화 내용을 정리하고 다음 상담에서 확인할 질문의 초안을 제안할 수 있다. 여러 기록을 시간순으로 요 약하면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사례의 진행 과정을 파악하고 서비스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대화 중의 침묵과 표정, 관계의 긴장이나 문화적 의미처럼 문장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정보는 자동 요약에서 빠질 수 있다. 상담을 녹음하거나 외부 인공지능 서비스에 입력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이용 목적과 정보 처리 방법을 설명하여 동의를 받고 접근 권한과 보관 기간을 제한하며, 최종 기록에서는 인공지능이 추정한 내용과 당사자의 실제 진술 및 사회복지사의 전문적인 관찰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3) 위기가구 발굴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은 단전·단수, 보험료 체납, 의료비와 고용 상태의 변화 등 여러 행정 정보에서 생활 위기의 징후를 찾는다. 인공지능은 과거의 조사·지원 결과와 현재의 위기 정보를 분석하여 먼저 확인해야 할 가구를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위기 정보를 분석하여 찾은 복지위기가구에 인공지능 전화를 활용한 초기상담을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하였다(보건복지부, 2024d). 인공지능 전화는 연락 가능 여부와 지원 욕구를 먼저 확인하여 담당 공무원과 사회복지사가 자세한 상담이 필요한 사람에게 집중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러한 체계는 당사자가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위험 신호를 발견하여 먼저 연락할 가능성을 높인다. 행정 자료에 나타난 위기 신호는 실제 생활의 어려움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으므로 발굴 결과는 현장 확인이 필요한 대상을 찾는 참고자료로 사용해야 한다. 현금 사용이 많거나 공공서비스와 접촉이 적은 사람은 자료에 기록이 적어 실제 위기에 놓여도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일시적인 체납이나 정보 입력 오류로 위기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면 불필요한 연락을 받거나 위기가구라는 낙인이 생길 수 있다. 연락할 때에는 인공지능을 사용한다는 사실과 연락 목적 및 공식적인 확인 방법을 안내하고, 연락 건수뿐 아니라 실제 욕구의 확인, 적절한 서비스 연계, 지원 이후의 변화와 발견하지 못한 위기 사례를 함께 점검하여 발굴체계의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4) 욕구와 위험 예측
욕구 예측은 개인과 가구의 특성, 과거 서비스 이용, 생활환경과 상담 정보를 분석하여 어떤 지원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추정하는 과정이다. 위험 예측은 학대와 고립, 주거 상실, 돌봄 중단이나 시설 퇴소 후의 어려움 등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계산한다. 아동복지 행정 기록을 활용한 연구에서는 보호가 끝나기 전에 안정적으로 생활할 가정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높은 청소년을 머신러닝으로 찾을 가능성을 검토하였다(Ahn et al., 2021). 이러한 예측은 상담과 예방 서비스를 조기에 제안하거나 집중적인 사례관리가 필요한 대상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인공지능이 예측한 위험은 당사자의 변하지 않는 특성이 아니라 현재의 자료와 조건을 바탕으로 계산한 변화 가능한 가능성이다. 모델이 활용하는 서비스 이용 이력에는 실제 욕구뿐 아니라 과거의 서비스 접근 기회, 신고 방식, 담당자의 판단과제도적 차별이 함께 반영될 수 있다. 예측된 위험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조사나 제재를 강화하면 지원을 위해 수집한 자료가 감시와 낙인의 근거로 바뀔 수 있다. 아동보호 분야의 예측모델은 행정 자료를 전문가의 위험 평가를 돕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운영과 법률, 윤리적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Cuccaro-Alamin et al., 2017). 따라서 욕구와 위험은 면담, 가정환경, 위험을 줄이는 요인, 당사자의 강점과 선호를 종합적으로 살펴 확인하고, 예측모델은 위험한 사람을 가려내기보다 필요한 지원을 일찍 제공하여 부정적인 결과를 예방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5) 서비스 추천과 자원 배분
서비스 추천 시스템은 확인된 욕구와 이용자의 특성을 서비스의 이용 조건, 위치, 운영시간, 대기 기간과 접근성 정보와 비교하여 적합한 서비스를 제안한다. 이용자는 자신이 알지 못했던 급여와 지역자원을 찾을 수 있고 담당자는 여러 기관의 정보를 검색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공지능은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을 돕고 위험을 예측하며 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OECD, 2025a). 추천 결과는 하나의 서비스를 정답처럼 제시하지 말고 선택 가능한 여러 대안과 각각의 이용 조건을 비교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 또한 당사자가 추천을 거부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자원을 배분할 때에는 예상되는 욕구와 위험뿐 아니라 지원의 긴급성, 서비스를 통해 변화할 가능성, 서비스 공급량, 대기 기간과 지역 간 공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과거 이용량만을 수요의 기준으로 삼으면 접근의 어려움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집단의 필요가 계속 낮게 평가될 수 있다. 추천 시스템이 실제로 없거나 대기자가 많은 서비스를 반복해서 제시하지 않도록 공급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제한된 자원의 배분 기준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집단별 선정 비율과제외 이유를 점검하며 담당자가 예외를 인정할 절차를 마련하고, 인공지능의 추천 결과를 자원 부족을 감추는 수단이 아니라 서비스 공백과 추가 공급이 필요한 분야를 찾는 자료로도 활용해야 한다.
6) 사회복지사의 업무 지원
인공지능은 법령과 지침 검색, 회의록 작성, 상담 일정 정리, 문서 분류, 통계 요약과 보고서 초안 작성 등의 반복적인 업무를 지원할 수 있다. 사례 기록에서 필요한 항목이 빠졌는지 확인하거나 여러 기관의 서비스 정보를 비교하여 의뢰서의 초안을 만드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사회복지 실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전문직 윤리, 개인정보 보호, 편향과 정확성의 문제를 함께 살펴야 한다(BASW, 2025). 사회복지사는 인공지능이 제시한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사실관계와 당사자의 관점, 강점을 존중하는 표현과 차별적인 언어의 포함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기관은 사회복지사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승인된 인공지능 도구와 업무별 사용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인공지능으로 절약한 시간은 담당 사례 수를 늘리는 데만 사용하지 말고 면담과 가정 방문, 지역자원 개발과 전문적인 검토 등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 업무에 활용해야 한다. 사례 지도와 회의에서도 인공지능의 제안을 정답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놓친 관점과 다른 해결 방법을 논의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사회복지사는 모델이 어떤 자료를 사용하고 어떤 상황에서 오류가 커지는지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인공지능 활용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반복되는 오류와 이용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발견하면 이를 보고하고 시스템의 사용 중단이나 수정을 요구할 권한을 보장하여, 처리 속도보다 사회복지사의 전문성 강화와 이용자의 권리 및 서비스 경험의 개선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도입의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