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로봇기술과 돌봄로봇의 이해
1. 로봇의 개념과 발전 과정
로봇은 프로그램에 따라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움직이면서 주어진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 시스템이다. 초기 로봇 기술은 일정하게 구성된 산업 현장에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지만, 센서와 컴퓨터 및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정과 일상생활, 서비스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었다. 로봇은 외형보다 사용 목적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동작,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정도와 사람이 통제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하며, 특히 돌봄로봇은 사람의 신체와 생활공간 가까이에서 작동하므로 기능과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 사용 편의성과 사람의 통제 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1) 로봇의 정의
로봇은 일정한 자율성을 바탕으로 이동하거나 물체를 조작하고 정해진 위치로 움직이도록 프로그램된 기계장치이다(ISO, 2021). 이 정의는 로봇이 컴퓨터 안에서만 작동하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물리적 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장치임을 보여 준다.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것은 목적에 따라 작업이나 동작을 변경할 수 있다는 뜻이며, 구동 능력은 전기 등의 에너지를 실제 움직임으로 바꾸는 기능을 의미한다. 자율성은 사람의 개입 없이 모든 상황을 판단한다는 뜻이 아니라 정해진 조건과 작동 범위 안에서 일부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고 수행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로봇은 사람이나 동물과 비슷한 모습일 필요가 없으며 로봇팔, 바퀴로 움직이는 장치와 몸에 착용하는 장비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다. 로봇은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과 기계의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장치가 이 정보를 처리한 뒤 움직임을 만드는 장치를 작동시켜 주어진 작업을 수행한다. 이러한 장치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각 부품의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전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작업을 정확하게 수행하기 어렵다. 또한 로봇의 실제 기능은 기계 자체뿐 아니라 이용자와 운영자, 소프트웨어, 통신망과 물리적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돌봄 현장에서는 이용자의 신체 기능과 생활 습관, 의사소통 방식과 주거 구조에 따라 같은 로봇의 유용성과 위험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술적 구조뿐 아니라 어떤 이용자와 작업 및 환경을 기준으로 설계되 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2)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로봇
산업용 로봇은 제조와 생산의 자동화에 사용되며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프로그램을 변경할 수 있는 다목적 작업 장치이다. 서비스로봇은 산업 자동화가 아닌 가정이나 의료·돌봄 등의 영역에서 사람이나 장비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두 유형은 크기나 외형이 아니라 사용되는 분야와 수행하는 작업의 목적에 따라 구분된다(IFR, n.d., 2021). 예를 들어 같은 이동 장치나 로봇팔도 생 산공정에서 사용하면 산업용 로봇으로, 병원에서 물품을 운반하는 데 사용하면 전문 서비스로봇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개인용 서비스로봇은 일반 이용자가 생활 속에서 비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장치를 말하며, 전문 서비스로봇은 훈련받은 운영자나 기관이 업무에 사용하는 장치를 포함한다. 산업용 로봇은 비교적 일정하게 정리된 공간에서 작업의 속도와 정확성, 반복성을 높이도록 설계되지만 서비스로봇은 사람과 사물의 움직임이 계속 달라지는 생활환경에 대응해야 한다. 서비스로봇은 물품 운반과 청소, 안내, 정보 제공과 신체 지원 등을 수행하며 돌봄로봇도 이러한 서비스로봇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사람 가까이에서 작동하는 로봇은 예상하기 어려운 움직임과 신체 접촉에 대응해야 하므로 산업용 로봇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안전성과 사용 편의성을 검증해야 한다(ISO, 2014). 다만 서비스로봇이라는 이유만으로 돌봄에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대상자의 특성과 수행할 작업, 사용 환경을 고려하여 성능과 안전성및 접근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3) 자율로봇과 원격조작 로봇
자율로봇은 정해진 작동 범위 안에서 사람의 도움 없이 주어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다(Schlenoff, 2022). 자율적인 작동에는 센서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목표에 맞는 실행 방법을 세우며, 실제로 움직이고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원격조작 로봇은 멀리 있는 운영자가 화면이나 조작장치를 통해 로봇의 움직임을 지시하고 통제하는 로봇이다. 반자율 로봇은 이동 경로를 찾거나 장애물을 피하는 등의 일부 기능은 스스로 수행하지만 목표 설정과 중요한 동작은 사람이 결정한다. 로봇의 자율성은 하나의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작업의 복잡성, 환경을 예측하기 어려운 정도와 사람이 개입하는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연속적인 개념이다(Beer et al., 2014). 돌봄 분야에서 자율 기능은 실내 이동과 물품 운반, 정기적인 알림 등 반복적인 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 원격조작 기능은 전문가나 가족이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로봇을 통해 이용자와 대화하거나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주변 상황을 잘못 인식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동작으로 이용자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일으킬 가능성도 커진다. 원격조작 방식도 통신 지연과제한된 시야, 조작 오류로 운영자가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사람과 로봇이 각각 담당할 기능과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상황 및 비상시의 최종 통제권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NIST, 2026).
4) 지능형 로봇의 발전
지능형 로봇은 센서로 확인한 정보를 분석하고 목표에 맞는 행동을 계획하며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도록 인공지능을 결합한 로봇이다. 정해진 동작만 반복 하던 초기 자동화 장치는 센서의 정보에 따라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술, 영상 인식과 이동 경로를 찾는 기술이 결합되면서 주변 상황에 대응하는 로봇으로 발전하였다. 1966년부터 1972년까지 개발된 셰이키(Shakey)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필요한 행동을 판단하여 이동 경로를 계획한 초기 지능형 이동로봇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결합할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SRI International, 2021). 이후 컴퓨터의 성능과 센서 기술이 발전하고 머신러닝이 도입되면서 로봇은 사람이 모든 상황의 규칙을 미리 정하지 않아도 자료에서 일정한 행동 방법을 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지능형’이라는 표현은 로봇이 인간과 같은 일반적인 지능이나 도덕적 판단 능력을 가졌다는 뜻이 아니라 특정한 작업에서 인식·판단·학습 기능을 수행한다는 의미이다. 딥러닝의 발전으로 로봇은 카메라 영상을 인식하는 단계부터 실제 동작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단계까지 연결하여 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Levine et al., 2016). 이를 통해 돌봄로봇은 사람의 음성과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실내에서 이동하며 이용자의 상태와 선호에 따라 지원 방법을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학습자료나 시험 환경과 다른 상황에서는 로봇의 성능이 낮아질 수 있고 구조가 복잡한 모델은 오류의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지능형 로봇은 개별 부품의 정확도뿐 아니라 상황 인식과 행동 계획,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안전 기능이 실제 생활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증하고(NIST, 2026), 자율성을 높이는 것보다 이용자가 현재 가진 능력을 유지하고 돌봄 종사자의 전문적인 판단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