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AI 기반 돌봄서비스의 설계와 운영
3. AI 돌봄 플랫폼
AI 돌봄 플랫폼은 이용자, 보호자, 종사자와 기관이 돌봄 정보와 업무를 공유하고 서비스를 연계하도록 지원하는 디지털 운영 기반이다. 개별 기기나 프로그램이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것과 달리 플랫폼은 이용자 정보, 위험 분석 결과, 서비스 자원, 의뢰·제공 기록과 의사소통 내용을 하나의 업무 환경에서 연결한다. 따라서 플랫폼의 성과는 AI 모델의 정확도만이 아니라 정보의 품질, 기관 간 협력, 이용자 참여와 책임 있는 운영에 따라 결정된다.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시스템 간에 정보를 원활하게 교환할 수 있어야 하며, 사생활 보호, 보안, 접근 권한과 자료 관리의 책임을 정한 운영체계도 마련해야 한다(OECD, 2022).
1) 돌봄 플랫폼의 개념
돌봄 플랫폼은 돌봄에 필요한 자료, 분석 기능, 서비스 자원과 업무 절차를 서로 연결하는 공통 기반이다. 하나의 AI 스피커나 센서가 특정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플랫폼은 여러 기기와 기관에서 만들어진 정보를 모아 필요한 사람과 기관에 전달한다. 이용자는 자신의 상태와 지원 계획을 확인하고 종사자는 평가, 서비스 의뢰, 상태 확인과 기록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운영기관은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제공 현황과 지역의 수요·공급을 파악하고 품질과 안전을 관리할 수 있다. 따라서 플랫폼은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공간이 아니라 정보가 실제 돌봄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사람, 기관과 기술을 연결하는 체계이다. 돌봄 플랫폼은 기술적으로 이용자 화면, 데이터 연계, AI 분석, 업무지원과 관리·보안 기능으로 구성할 수 있다. 각 기능을 독립적으로 추가하거나 교체할 수 있게 설계하면 서비스 목적과 지역 여건에 따라 플랫폼을 조정하기 쉽다. 서로 다른 기관의 자료를 연계하려면 데이터 항목의 의미와 형식, 이용자 식별 방법과 전송 방식을 표준화해야 하며, 의료 분야의 FHIR는 대상자, 기관, 돌봄 계획, 관찰자료와 의뢰 등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형식과 연결 방법을 정한 표준이다(HL7, 2023). 다만 기술표준을 적용하더라도 기관마다 업무 기준과 용어가 다르면 정보를 잘못 해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일치시키기 위한 현장의 합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2) 이용자 정보관리
이용자 정보관리는 여러 기관에 흩어진 자료를 개인별로 정리하여 필요한 돌봄 과정에서 활용하는 기능이다. 기본정보, 건강·기능 상태, 생활 환경, 이용자의 목표와 선호, 정보 이용에 동의한 범위, 서비스 이용 이력과 위험 알림을 구분하여 관리해야 한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인 행복이음도 사회복지 급여와 서비스 대상자의 자격과 이용 이력을 개인별·가구별 데이터베이스로 통합하여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업무를 지원한다(한국사회보장정보원, 2025). 같은 정보를 여러 번 조사하는 부담을 줄이려면 담당자가 확인한 최신 자료를 표시하고 수정한 내용과 변경 시점을 기록해야 한다. 이용자는 자신의 기록을 열람하고 오류를 바로잡으며 현재의 지원 목표와 선호가 계획에 반영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를 통합한다는 이유로 모든 참여자에게 전체 자료를 공개해서는 안 된다. 기관은 서비스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하고 직무와 담당 사례의 범위에 따라 자료를 열람·수정·전송할 수 있는 권한을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특히 건강, 장애, 정신건강, 학대와 위치정보처럼 민감한 자료는 항목별로 접근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동의한 범위를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직접 수집한 원자료와 AI가 추정한 정보는 명확히 구분하고 자료의 출처, 생성 시점, 품질과 불확실성을 표시해야 하며, 개인 건강데이터 체계는 여러 시스템이 정보를 원활하게 교환하고 활용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 보안과 형평성을 보장하도록 운영해야 한다(OECD, 2025e).
3) 기관·서비스 자원 연계
기관·서비스 자원 연계는 이용자의 복합적인 욕구를 여러 제공기관의 실제 지원으로 연결하는 기능이다. 플랫폼에는 기관의 담당 지역, 이용 대상, 서비스 내용, 비용, 운영시간, 신청방법과 연락처를 항목별로 구분하여 등록해야 한다. 기관 목록뿐 아니라 현재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인원, 대기기간, 방문 가능 지역과 서비스 중단 여부를 계속 갱신해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천할 수 있다. 담당자는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 필요한 정보만 선택하여 의뢰하고 서비스를 요청받은 기관은 접수, 검토, 담당자 배정과제공 여부를 회신해야 한다. 의뢰 이후의 진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야 이용자가 여러 기관에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하거나 지원이 끊기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복합적인 욕구가 있는 이용자에게는 한 기관의 서비스만 연결하기보다 여러 기관이 함께 욕구를 평가하고 개인별 지원 계획을 세워야 한다. 플랫폼은 통합지원회의에서 참여기관이 공동의 목표, 역할, 서비스 일정과 점검 기준을 공유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서비스 제공 기록과 새롭게 확인된 욕구를 다시 계획에 반영하면 일회성 의뢰를 넘어 변화에 따라 지원을 조정하는 사례관리가 가능해진다. 국내 통합돌봄 정보체계도 기관의 공동 정보 입력, 조사 결과와 개인별 지원 계획의 연계, 플랫폼을 통한 자원관리와 의뢰·점검의 전산화를 주요 발전 방향으로 제시하며(배지영, 2026), 기관 간 연계의 성과는 의뢰 건수보다 실제 서비스 시작, 대기시간 감소, 욕구 충족과 생활 안정의 정도로 평가해야 한다.
4) 보호자와 종사자 지원
돌봄 플랫폼은 보호자와 종사자가 이용자의 상태와 돌봄 일정을 이해하고 서로의 역할을 조정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보호자 화면에는 이용자가 동의한 범위에서 안부, 일정, 복약 여부, 주요 변화와 비상연락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종사자 화면에는 담당 이용자 목록, 우선 확인해야 할 알림, 최근 기록, 지원 계획과 수행할 업무를 간결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 공동 일정과 업무 인계 기능은 방문의 중복이나 누락을 줄이고 여러 직종이 같은 목표를 중심으로 협력하도록 돕는다. 교육자료와 상황별 안내를 제공하면 보호자와 신규 종사자가 기기 사용법과 위기 대응 절차를 필요한 때에 확인할 수 있다. 지원 기능이 많아질수록 보호자와 종사자에게 새로운 확인 업무와 정보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중요하지 않은 알림이 반복되면 종사자가 경고를 무시하거나 늦게 대응하는 경보 피로가 발생하므로 위험의 긴급성, 담당자의 역할과 이용자의 선호에 따라 알림을 구분하여 제공해야 한다. 가족 돌봄자를 위한 AI 지원은 정보 제공과 맞춤형 지원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효과와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고 다양한 돌봄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Borna et al., 2024). 보호자가 플랫폼을 사용하더라도 이용자 본인의 정보 통제권과 의사결정권이 자동으로 보호자에게 넘 어가는 것은 아니므로, 플랫폼은 돌봄 부담을 가족에게 떠넘기는 수단이 아니라 필요한 전문서비스와 휴식지원에 연결하는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5) 플랫폼 운영주체와 책임
돌봄 플랫폼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또는 여러 기관이 구성한 협력체가 운영할 수 있다. 운영 형태가 달라도 서비스의 목적, 개인정보 처리, AI 사용, 품질관리와 사고 대응을 최종적으로 책임질 기관은 명확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에 시스템 개발이나 온라인 저장·운영을 맡기더라도 이용자 보호와 서비스 연속성에 대한 책임까지 넘기는 것은 아니다. 계약에는 데이터의 소유와 이용 범위, 다른 업체에 업무를 다시 맡기는 조건, 보안 수준, 장애 대응, AI 모델 변경, 운영 점검 권한과 계약 종료 시 자료의 이전·삭제 방법을 포함해야 한다. 이용자는 어느 기관이 자신의 자료를 관리하고 AI 결과에 관한 설명, 정정, 이의 제기와 피해 구제를 담당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운영기관은 개인정보, 사회복지, 임상·돌봄, 정보보안과 AI 분야의 전문가 및 이용자 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 체계는 새로운 기능과 AI 모델의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성능, 특정 집단에 미치는 불리한 영향, 보안 사고, 민원과 현장의 업무 부담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중대한 오류나 정보 침해가 발생하면 영향을 받은 이용자를 보호하고 원인을 조사하여 관계기관에 보 고한 뒤 재발 방지 조치를 시행해야 하며, 책임 있는 AI 운영을 위해서는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 지속적인 위험관리와 개발자·운영자·사용자의 명확한 역할 구분이 필요하다(NIST, 2023). 플랫폼을 다른 사업자나 시스템으로 바꿀 때에도 자료를 안전하게 옮기고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으로 이용자의 돌봄이 중단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