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AI 기반 돌봄서비스의 설계와 운영
6. 맞춤형 돌봄지원
맞춤형 돌봄지원은 이용자의 욕구, 건강·기능 상태, 생활 환경, 목표와 선호를 종합하여 적절한 서비스와 지원 방법을 구성하는 과정이다. AI는 많은 자료에서 개인의 변화와 비슷한 사례의 공통된 특징을 분석하고 가능한 지원 대안을 정리하여 이용자와 전문가의 판단을 도울 수 있다. ‘맞춤형’은 이용자를 세밀하게 분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사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목표에 맞추어 서비스를 구성하며, 상태와 우선순위가 달라지면 지원 계획을 다시 평가하고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의 통합돌봄 접근도 노인이 현재 가진 신체적·정신적 능력과 일상생활 기능을 중심으로 사람 중심의 연속적이고 조정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제시한다(WHO, 2025c).
1) 개인별 욕구 분석
개인별 욕구 분석은 이용자가 현재 겪는 어려움, 활용할 수 있는 자원과 원하는 변화를 여러 생활 영역에서 파악하는 단계이다. 분석 영역에는 건강과 기능, 일상생활, 주거, 경제, 관계, 안전, 이동, 정서 상태, 돌봄 부담과 사회 참여 등이 포함될 수 있다. AI는 설문, 면담 기록, 서비스 이용 이력과 센서 자료를 정리하여 반복되는 문제와 새롭게 나타난 변화를 보여 줄 수 있다. 그러나 기록된 서비스 이용량이 실제 욕구의 크기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도 정보 부족, 비용, 이동의 어려움이나 이용 가능한 서비스의 부재일 수 있다. 따라서 욕구 분석에서는 결핍과 위험뿐 아니라 이용자의 강점, 자기관리 능력, 가족·이웃과의 관계와 지역자원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AI가 제시한 욕구 항목은 이용자와 함께 검토하여 사실과 다른 내용, 빠진 문제와 우선순위를 수정해야 한다. 여러 문제가 동시에 확인되면 위험의 긴급성뿐 아니라 이용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생활 목표와 실제로 지원할 수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의사소통이나 인지 기능에 어려움이 있는 이용자에게는 쉬운 질문, 그림, 관찰과 의사소통 지원을 활용하되 본인의 표현을 우선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의 통합돌봄 기본평가는 기초평가, 심층평가, 개인별 계획 수립, 실행과 점검을 연결하고 개인의 가치·욕구·선호를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하므로(WHO, 2025c), 개인별 욕구 분석도 문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목표, 활용 가능한 자원과 필요한 지원을 서로 연결해야 한다.
2) 서비스 추천
서비스 추천은 분석한 욕구와 이용자의 특성을 서비스의 목적, 자격 기준, 이용 조건과 예상 효과에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이다. 추천 대상에는 방문 돌봄, 건강관리, 주거지원, 식사지원, 이동지원, 정서지원, 보조기기와 가족 돌봄자 지원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규칙 기반 방식은 법정 자격과 명확한 조건에 따라 서비스를 찾고, 학습 기반 방식은 과거 이용 기록과 성과자료에서 비슷한 사례의 공통된 특징을 찾는다. 두 방식을 결합하면 기본적인 자격 기준을 지키면서 개인의 욕구와 관련성이 높은 선택지를 정리할 수 있다. 건강 분야의 추천시스템은 이용자의 필요에 맞는 정보와 서비스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건강 개선 효과, 안전과 사용 환경에서의 유용성을 충분히 평가해야 한다(Sun et al., 2023). 추천 화면에는 서비스 이름만 나열하지 말고 추천 이유, 지원 내용, 이용 조건, 비용, 대기기간, 제공 지역과 이용자가 부담해야 할 사항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하나의 서비스만 정답처럼 제시하기보다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여러 대안과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에 많이 이용된 서비스만 추천하면 새롭거나 규모가 작은 지역자원이 제외되고 기존 서비스 공급의 불균형이 반복될 수 있다. 공급기관의 광고비나 플랫폼과의 계약관계가 추천 순서에 영향을 미치면 이용자의 필요보다 상업적 이해관계가 앞설 수 있으므로, AI는 최종 대상을 결정하지 않고 이용 가능한 대안을 정리하여 이용자와 담당자의 선택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
3) 생활패턴 기반 지원
생활 방식에 기반한 지원은 이용자의 평소 수면, 식사, 이동, 외출, 화장실 이용과 가전기기 사용 흐름을 파악하여 필요한 시점에 도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움직임, 문 열림, 침대 사용, 전력 사용과 몸에 착용하는 센서의 자료를 시간순으로 분석하면 개인의 평소 일상생활을 보여 주는 기준을 만들 수 있다. 생활 방식은 일반적인 평균보다 이용자 자신의 평소 상태와 비교해야 개인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발견하기 쉽다. 스마트홈 자료와 당사자의 설명을 함께 분석한 연구에서는 개인의 일상 변화가 질병, 가까운 사람을 잃은 뒤의 회복, 수면과 활동의 점진적인 변화와 관련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van Kasteren et al., 2017). 다만 같은 변화도 여행, 계절, 방문객, 가구원의 활동이나 기기 고장 때문에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자동으로 건강 문제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생활 방식의 변화가 확인되면 즉시 높은 수준의 경고를 보내기보다 이용자에게 변화의 이유와 필요한 도움이 있는지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취침 시간이 늦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인 수면 알림을 보내기보다 이용자의 생활 목표와 실제로 불편한지를 살펴야 한다. 식사나 활동 감소가 계속되면 안부 확인, 영 양상담, 방문지원과 건강평가 가운데 상황에 맞는 지원을 선택할 수 있다. 생활 방식 분석은 이용자의 일상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단순하게 나누는 수단이 아니라 평소와 다른 상태를 발견하여 지원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수단이어야 하며, 평가할 때에는 변화 발견률뿐 아니라 잘못된 경고, 불필요한 간섭, 이용자의 안정감과 실제 생활 기능의 변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4) 건강상태별 맞춤지원
건강상태별 맞춤지원은 질환명만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증상, 기능 수준, 복약,인지·정서 상태, 함께 앓고 있는 질환과 자기관리 능력을 고려하여 지원 내용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같은 당뇨병이 있는 이용자라도 식사 준비 능력, 저혈당 위험, 시력, 경제 상황과 가족의 지원 여부에 따라 필요한 교육과 건강관리가 달라질 수 있다. 심부전, 만성폐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이용자에게는 상태에 맞는 측정 항목과 경고 기준을 적용하고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적절한 의료지원으로 연결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방문서비스와 주거 환경 개선을, 인지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쉬운 안내와 필요한 의사결정 지원을 함께 제공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노인 만성질환 관리는 위험예측과 개인맞춤형 지원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데이터 편향,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지, 사생활 보호와 실제 효과를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Feng et al., 2025). 여러 질환이 있는 이용자에게 질환별 권고를 각각 적용하면 복약과 치료 부담이 커지거나 운동·식사에 관한 권고가 서로 충돌할 수 있다. 따라서 개별 질환의 관리뿐 아니라 복용하는 전체 약물, 치료 부담, 기능 수준과 이용자의 삶의 목표를 함께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AI가 제시한 건강정보나 조언은 의료적 진단과 처방을 대신할 수 없으므로 증상이 악화되거나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의료인의 적절한 판단과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용자의 건강상태와 자기관리 능력이 달라지면 알림 횟수, 목표와 서비스의 강도도 다시 조정해야 하며, 맞춤지원의 성과는 측정값의 변화뿐 아니라 기능, 삶의 질, 치료 부담, 안전과 이용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생활을 계속 유지하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5) 이용자 선호의 반영
이용자 선호는 받고 싶은 서비스의 종류뿐 아니라 이용 시간과 장소, 서비스 제공자, 의사소통 방법, 기술 사용과 정보 공유에 관한 선택을 포함한다. 지원 계획을 세울 때에는 이용자에게 중요한 활동, 피하고 싶은 부담,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과 가족의 참여 범위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선호는 한 번 입력한 뒤 그대로 유지되는 고정된 정보가 아니라 경험, 건강상태, 인간관계와 생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시스템은 이용자가 선택한 내용과 원하지 않은 내용을 구분하여 기록하고, 달라진 선호가 이후의 서비스 추천과 지원 계획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추천모델도 과거의 선택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말고 현재의 목표와 새롭게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용자가 전문가의 권고와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그 이유를 확인하고 예상되는 이익과 위험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공유 의사결정은 이용자의 가치와 생활 상황을 전문가의 지식과 결합하여 여러 선택지 가운데 적절한 계획을 함께 결정하는 과정이다. 복합적인 건강·돌봄 욕구가 있는 노인의 공유 의사결정에는 존중받는 관계, 대면 대화, 선택지를 충분히 논의할 시간과 서비스 간 연속성이 중요하다(Bunn et al., 2018). 인지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도 이용자가 가능한 선택을 직접 표현하도록 지원하고 가족이나 대리인은 본인이 평소에 밝혀 온 가치와 의사를 중심으로 참여해야 하며, 맞춤형 돌봄은 AI가 가장 효율적인 서비스를 대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에 맞는 지원을 선택하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