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080. 정서지원 로봇서비스

제11장 로봇 기반 돌봄서비스의 설계와 운영

5. 정서지원 로봇서비스

정서지원 로봇서비스는 대화, 표정과 몸짓, 음악, 놀이와 접촉에 대한 반응을 통해 이용자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 참여를 돕는 서비스이다. 로봇의 형태에는 사람과 비슷한 사회적 로봇, 동물 모양의 반려로봇, 화면으로 대화하는 로봇과 멀리 있는 사람과의 소통을 돕는 이동형 로봇 등이 있다. 이 서비스는 반복적인 상호 작용과 흥미로운 자극을 제공할 수 있지만 로봇이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거나 돌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존재라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효과는 대화 횟수나 사용시간보다 이용자의 기분, 활동 참여, 인간관계와 일상 기능의 변화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로봇은 인간을 대신하는 돌봄 제공자가 아니라 이용자와 가족·종사자의 관계와 공동 활동을 촉진하는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Fardeau et al., 2023).

1) 대화와 교감

대화로봇은 음성인식과 언어 처리 기능을 이용하여 이용자의 말을 인식하고 질문, 공감을 나타내는 표현, 정보와 활동 제안 등으로 반응한다. 이용자의 이름, 선호하는 호칭, 관심사와 일상 일정을 설정하면 더욱 친숙하고 앞선 내용과 이어지는 대화를 제공할 수 있다. 정서적인 교류는 말뿐 아니라 시선 맞추기, 고개 움직임, 표정, 소리와 접촉에 대한 반응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로봇은 이용자의 말을 잘못 알아듣거나 대화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여 적절하지 않은 답변을 할 수 있다. 건강, 가까운 사람의 상실, 가족 갈등과 위기상황 등 민감한 주제에서는 자동적인 응답만 반복하지 말고 사람의 확인과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용자가 좋아하는 대화 주제와 피하고 싶은 주제, 적절한 음량과 말하는 속도, 상호작용 시간과 접촉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로봇은 질문을 연속해서 제시하지 말고 이용자의 응답을 기다리며 침묵, 회피나 거부 표현이 나타나면 상호작용을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질문에는 추측한 내용을 사실처럼 말하지 말고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알려야 한다. 로봇의 외형과 말투가 친근하더라도 이용자가 기능과 한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일관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노인이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경험은 편리성과 즐거움뿐 아니라 신뢰, 통제감과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Sirizi et al., 2025).

2)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완화

외로움은 자신이 원하는 관계와 실제 관계 사이의 차이에서 느끼는 주관적인 경험이고, 사회적 고립은 사람과의 접촉이나 관계가 부족한 객관적인 상태이다. 정서지원 로봇은 정해진 시간에 인사하고 대화하며 함께 활동하고 반응함으로써 혼자 있는 시간의 정서적 공백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가족·친구와의 영상통화를 연결하거나 지역사회 프로그램과 공동 활동을 안내하여 사람과의 접촉을 늘릴 수 있다. 로봇을 매개로 여러 이용자가 경험을 이야기하고 게임이나 운동에 함께 참여하면 새로운 대화와 관계 형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여러 연구를 종합한 분석에서는 사회적 로봇이 노인의 외로움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지만 효과의 크기와 지속 기간은 이용자와 프로그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Mehrabi et al., 2025).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용자가 느끼는 외로움, 가족·이웃과의 접촉, 외출과 활동 기회, 우울과 위기 위험을 살펴 필요한 지원을 구분해야 한다. 심한 우울, 학대, 방임이나 자살 위험이 의심되면 로봇과의 대화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지 말고 즉시 사람의 확인과 전문적인 지원으로 연결해야 한다. 서비스 계획에는 로봇과의 상호작용뿐 아니라 가족 연락, 동료모임, 방문서비스와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용자가 로봇에만 의존하여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거나 기관이 로봇 사용을 이유로 대면 서비스를 줄이지 않는지도 살펴야 하며, 외로움 완화의 성과는 단기적인 즐거움뿐 아니라 의미 있는 인간관계, 소속감, 우울감과 생활 참여의 변화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3) 인지자극과 여가활동

로봇은 날짜와 장소 확인, 기억 떠올리기, 단어·숫자 문제, 음악, 노래, 퀴즈, 이야기와 신체활동을 결합하여 인지 기능을 자극할 수 있다. 이용자의 과거 사진, 좋아하는 음악, 직업과 가족에 관한 경험 등을 활용하면 자신의 삶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고 대화를 촉진하는 회상 활동으로 구성할 수 있다. 활동의 난이도는 정답률과 반응 시간뿐 아니라 이용자의 피로, 흥미와 좌절 정도를 살펴 조절해야 한다. 로봇은 정답을 반복해서 요구하는 시험 감독자가 아니라 참여를 격려하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돕는 활동 진행자로 활용해야 한다. 로봇을 이용한 인지훈련 연구에서는 기억력, 주의력과 계획·판단 능력 등을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 왔지만 프로그램과 평가방법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Yuan et al., 2021). 여가 활동은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음악 감상, 춤과 체조, 게임, 독서, 그림, 영상 감상과 집단 활동 등으로 구성할 수 있다. 로봇의 움직임과 소리를 따라 하는 활동은 신체와 인지 기능을 함께 자극하고 집단에서는 순서를 지키며 서로 응원하도록 도울 수 있다. 감각이 예민한 이용자에게는 밝은 빛, 큰 소리와 빠른 움직임이 불안이나 감각적 부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극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활동 중 표정이 굳거나 자리를 피하고 반복적인 거부와 피로가 나타나면 정해진 시간을 채우기보다 쉬거나 다른 활동으로 바꾸어야 하며, 성과는 점수 향상뿐 아니라 자발적 참여, 즐거움, 대화, 집중 시간과 일상 활동으로 이어지는 변화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4) 아동의 놀이·사회성 지원

아동 대상 로봇서비스는 놀이를 통해 시선 맞추기, 다른 사람과 같은 대상에 함께 관심 기울이기, 따라 하기, 감정 표현, 순서 지키기와 협동 등을 연습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로봇의 예측 가능한 움직임과 단순한 표정은 복잡한 사람의 반응에 부담을 느끼는 일부 아동에게 사회적 상호작용을 시작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놀이는 아동이 스스로 선택하고 탐색하는 과정이므로 로봇이 모든 순서와 정답을 통제하지 말고 아동이 주도하거나 활동 방법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치료사나 교사는 로봇을 통해 연습한 기술이 또래, 가족과 실제 생활에서의 상호작용으로 이어지도록 활동을 구성해야 한다. 자폐스펙트럼 아동의 로봇 기반 지원 연구에서는 참여와 일부 사회적·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보고되었지만 연구 규모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하여 아동별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Gómez-Espinosa et al., 2024).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동의 발달 수준, 언어와 감각 특성, 관심사, 두려워하는 외형과 이전의 기기 이용 경험을 확인해야 한다. 활동은 짧고 이해하기 쉬운 규칙과 성공하기 쉬운 내용으로 시작하여 점차 또래와 함께하는 놀이로 확대할 수 있다. 아동에게 로봇의 기능과 활동 방법을 이해 수준에 맞게 설명하고 활동 중 나타나는 참여, 불편과 거부 표현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 아동이 로봇을 친구처럼 느끼더라도 로봇의 의도와 감정을 과장하거나 아동의 순종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로봇과 형성되는 강한 정서적 관계가 아동의 발달과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성인이 관찰하고 적절히 설명해야 한다 (Smakman et al., 2022).

5) 노인과 치매 이용자 지원

노인 대상 정서지원 로봇은 안부 확인, 대화, 음악과 회상 활동, 활동 권유와 가족 연락 등을 통해 일상에 일정한 흐름과 상호작용의 기회를 제공한다. 치매 이용자에게는 짧은 문장, 느린 말의 속도, 익숙한 표현과 반복할 수 있는 활동을 사용하고 한 번에 하나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다. 동물 모양 로봇의 촉감과 반응은 말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기 어려운 이용자의 관심과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 내는 매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노인이 동물이나 사람을 닮은 로봇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며, 유아적인 외형이나 활동을 일률적으로 제공하면 존엄성과 자존감을 해칠 수 있다. 여러 연구를 종합한 검토에서는 지능형 로봇을 활용한 지원이 치매 이용자의 초조와 불안을 줄일 가능성이 보고되었지만 지원 방법과 연구 근거의 수준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Fan et al., 2025). 치매로 의사결정 능력이 제한된 경우에도 로봇에 가까이 가거나 피하는 행동, 표정, 몸짓과 말로 나타내는 거부는 현재의 의사표현으로 존중해야 한다. 회상 활동에서는 과거의 사실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복해서 바로잡거나 사망과 상실의 경험을 불필요하게 다시 떠올리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로봇 사용 중 초조, 공격적인 행동, 망상, 수면장애나 지나친 집착이 심해지면 상호작용의 시간과 내용을 조정하거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로봇이 수집한 음성, 표정과 행동 자료만으로 이용자의 정서 상태나 질환을 단정해서는 안 되며 평소의 생활 관찰과 전문가의 평가를 함께 고려하여, 정서지원 로봇이 이용자를 혼자 두는 수단이 아니라 편안함과 의사표현을 높이고 사람이 더욱 적절한 돌봄을 제공하도록 돕는 수단이 되게 해야 한다.

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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