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정서·학교적응·또래관계와 학교폭력
우울·결석·게임 과몰입이 악순환하는 청소년 상담
중학교 3학년 ○○은 최근 두 달 사이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각과 결석이 잦아졌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오전과 낮 시간 대부분을 잠으로 보내고, 오후부터 새벽까지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 안에서는 함께 활동하는 친구들이 있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한다고 인정받기 때문에 학교보다 훨씬 편안하다고 느낀다. ○○은 학교에 가면 일부 학생들이 자신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이고, 수업시간에도 다른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을 보고 있을 것 같아 긴장된다고 한다. 실제로 또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은 쉬는 시간에 혼자 있는 것이 눈에 띌까 걱정한다. 결석이 늘면서 수업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워졌고 밀린 과제도 많아져 “이제 가도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커졌다. 반면 게임에서는 정해진 역할이 있고 자신을 찾는 사람들이 있어 “적어도 거기서는 필요한 사람 같다”고 말한다. 학교나 부모와의 갈등으로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도 게임을 하면 당장은 생각을 덜 하게 되고 마음이 편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늦은 시간까지 게임을 하면서 취침시간이 새벽으로 밀렸고, 다음 날 더 일어나기 어려워져 다시 결석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부모는 게임을 학교생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여 인터넷을 끊거나 컴퓨터를 치우겠다고 말하고, ○○은 “게임밖에 할 게 없는데 그것까지 없애려고 한다”며 욕설을 하거나 방문을 잠그고 대화를 거부한다. 최근에는 식사량도 줄고 예전에 즐기던 활동에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해도 달라질 게 없다”,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 같다”는 말을 하는 일이 생겼다. 상담자는 게임사용만을 문제로 보거나 결석을 단순한 의지부족으로 판단하지 않고 우울정서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민감성, 학업부담, 학교회피, 수면리듬의 변화와 게임의 정서조절 기능, 부모와의 갈등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통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 내담자: 중학교 3학년 남학생
– 주요 어려움: 우울정서, 지각·결석 증가, 학교회피, 수면-각성 리듬의 역전과 장시간 게임사용
– 주요 사고: “학교에 가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볼 것 같다”, “이미 너무 밀려 따라갈 수 없다”,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함
– 관찰된 정서반응: 무기력, 불안, 소외감과 미래에 대한 비관
– 게임의 기능: 또래의 소속감과 유능감, 인정경험을 제공하고 학교와 학업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일시적으로 줄여 줌
– 가족 상호작용: 부모의 강제적인 게임통제가 강화될수록 ○○의 저항과 대화회피가 증가함
– 기능저하: 식사량 감소, 활동흥미 저하, 출결 및 학업기능 악화
- 미래에 대한 비관과 기능저하가 자해·자살위험으로 이어지는지를 우선 평가한다.
- 수면·식사·기상 등 기본생활을 안정시키고 상담관계를 형성한다.
- 학교에서 느끼는 평가불안과 실제 또래갈등 여부를 구분하여 평가한다.
- 게임이 제공하는 소속감과 유능감은 이해하면서도 수면과 학교기능을 방해하는 사용양상을 조정한다.
○○의 우울정서, 결석과 게임사용이 서로 연결되는 과정을 어떻게 사례개념화하겠습니까?
게임이나 결석을 단일한 원인으로 보지 않고 정서·인지·행동·관계·환경요인이 상호작용하는 순환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 최근 정서와 학교기능이 언제부터 변화했는지 시간순서로 확인한다.
- 학교에서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걱정과 학업부담을 살펴본다.
- 결석하면 불안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지 확인한다.
- 게임에서 얻는 소속감과 유능감, 정서적 안도감을 확인한다.
- 심야 게임으로 인한 수면문제가 다시 학교회피를 강화하는지 살펴본다.
- 부모의 통제와 ○○의 저항이 어떤 방식으로 반복되는지 평가한다.
“○○의 문제를 게임중독이나 등교거부 하나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학교에서 다른 학생의 평가를 신경 쓰고 밀린 학업에 부담을 느끼면서 등교를 피하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결석하면 당장은 불안이 줄고 게임에서는 소속감과 유능감을 경험하면서 더 오래 머물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늦은 게임사용으로 수면이 밀리면 다음 날 등교가 다시 어려워지고 학업부담이 증가하면서 회피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강제적인 통제와 ○○의 저항까지 포함하여 이러한 악순환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겠습니다.”
최근 나타난 비관적인 표현과 기능저하를 고려하여 안전은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명확한 자살표현이 없더라도 무망감과 흥미저하, 식사감소 및 기능저하를 위험신호로 인식하고 직접적인 안전평가를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 “달라질 것이 없다”는 말의 구체적인 의미를 확인한다.
- 죽고 싶거나 사라지고 싶은 생각을 직접 질문한다.
- 자해충동과 과거 자해·자살시도 여부를 확인한다.
- 사고가 있다면 빈도와 지속시간, 계획, 의도와 수단접근성을 평가한다.
- 수면부족과 충동성, 음주·물질사용 등 위험요인을 확인한다.
- 도움을 요청할 사람과 유지되는 관계·활동 등의 보호요인을 평가한다.
“○○이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하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겠습니다. 단순히 학교가 답답하다는 뜻인지 사라지고 싶거나 죽고 싶은 마음까지 포함하는지를 직접 질문하겠습니다. 그런 생각이 있다면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와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행의도, 수단에 접근할 가능성을 확인하겠습니다. 과거 자해경험과 최근 충동성도 함께 살펴보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과 게임 안팎에서 유지되는 관계 등 보호요인도 평가하겠습니다. 위험이 높다면 관련 절차에 따라 보호자와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전문적인 위기지원을 연결하겠습니다.”
○○의 게임사용에는 어떻게 개입하겠습니까?
게임을 문제의 원인으로만 보지 않고 그 행동이 제공하는 심리적 기능을 이해하면서 생활기능을 손상시키는 부분부터 조정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 게임의 시간·상황·함께하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 게임 전후 감정변화를 살펴본다.
- 게임에서 얻는 소속감·유능감·인정경험을 탐색한다.
- 수면과 식사, 출결 등에 미치는 손실을 ○○과 함께 확인한다.
- 전면금지보다 심야사용 등 기능손상이 큰 부분부터 조정한다.
- 게임 외의 관계와 성취경험을 조금씩 확대한다.
“게임을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규정하지 않겠습니다. ○○이 게임에서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어떤 역할을 잘하며 인정받는지를 확인하겠습니다. 학교에서 느끼기 어려운 소속감과 유능감을 얻고 불편한 감정을 줄이는 기능이 있다면 그 부분은 이해해야 합니다. 다만 새벽까지 사용하는 것이 수면과 등교를 직접 방해하므로 우선 야간사용부터 현실적으로 조정하겠습니다. 동시에 게임 밖에서도 작은 학교참여나 관심활동을 통해 관계와 성취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의 학교복귀와 보호자·학교의 협력은 어떻게 진행하겠습니까?
무조건 정상등교를 요구하거나 결석을 계속 허용하지 않고, 기본생활을 회복하면서 단계적인 학교참여와 환경지원을 계획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 학교에서 가장 부담이 적은 시간과 장소를 확인한다.
- 상담실·보건실 등 안정공간을 확보한다.
- 도움을 요청할 교사를 정한다.
- 짧은 등교부터 일부 수업참여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 부모에게 게임압수보다 수면과 기상, 식사 지원에 초점을 두도록 안내한다.
- 실제 괴롭힘이나 또래갈등 가능성을 학교와 확인한다.
“처음부터 정상등교를 강요하기보다 ○○이 감당할 수 있는 학교참여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비교적 부담이 낮은 시간에 등교해 상담실이나 보건실에 머문 뒤 일부 수업에 참여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 도움을 요청할 교사를 정하고 실제 또래갈등이나 괴롭힘이 있는지도 확인하겠습니다. 보호자에게는 게임을 즉시 없애기보다 수면과 기상, 식사 등 기본생활 회복을 지원하도록 요청하겠습니다. 학교참여가 안정되면 머무는 시간과 수업참여를 단계적으로 늘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