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가족체계·보호자상담과 자율성
부모의 부정적 평가로 자기개념이 저하된 청소년
중학교 1학년 ○○은 수업과 모둠활동에는 성실하게 참여하지만 여러 사람 앞에 나서거나 새로운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쉬는 시간에는 친한 친구 한두 명과 그림을 그리거나 관심 있는 게임에 관해 이야기하고, 혼자 책을 읽는 시간도 편안하게 느낀다고 하였다. 담임교사는 ○○이 학급규칙을 잘 지키고 맡은 역할을 수행하며 친구들과도 큰 갈등 없이 지낸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학교행사 사진에서 ○○이 다른 학생들 뒤에 서 있거나 주말에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사회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였다. 아버지는 앞으로 학교와 사회에서 인정받으려면 사람들 앞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으며,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사촌과 ○○을 비교하면서 먼저 말을 걸고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하였다. 또한 ○○의 의사와 관계없이 스피치와 리더십 프로그램에 신청하였다. ○○이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하자 아버지는 “그렇게 소극적으로 지내면 앞으로 아무것도 못 한다”며 성격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은 아버지가 학교생활을 물으면 대답을 피하고 “조용히 지내는 내가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기 시작하였다. 아버지는 ○○을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꿔 달라며 학교상담을 요청하였다. 상담실에 온 ○○은 “제가 고쳐져야 상담이 끝나는 건가요?”라고 물으며 자신은 현재 학교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고 하였다.
– 내담자: 중학교 1학년 남학생
– 보호자의 요구: 조용하고 내향적인 성향을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꾸기를 원함
– 보호자의 행동: 외향적인 친척과 비교하고 ○○의 동의 없이 스피치와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려 함
– 현재 학교기능: 수업과 모둠활동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맡은 역할을 수행하며 또래와 큰 갈등 없이 지냄
– 또래관계: 친한 친구 한두 명과 안정적으로 교류하며 혼자 보내는 시간에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음
– 청소년의 변화: 보호자의 비교와 성격비판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성향에 문제가 있는지 의심하기 시작함
– 가족관계 변화: 아버지가 학교생활을 물으면 대답을 피하는 등 의사소통이 줄어듦
– 상담태도: 상담이 자신의 성격을 교정하는 과정일 것이라고 생각하여 경계함
- 내향적인 성향과 실제적인 사회적·적응적 어려움을 구분하여 ○○이 자신의 성격을 결함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돕는다.
- 보호자의 비교와 변화압박으로 생긴 자기의심, 자신감 저하와 가족관계의 어려움을 탐색하고 건강한 자기개념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 ○○이 현재 유지하고 있는 강점과 관계방식을 인식하고 필요한 상황에서는 자신의 의견과 욕구를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아버지가 성격 자체의 변화를 요구하기보다 ○○의 발달단계와 실제 기능을 이해하고 자율성과 강점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도록 돕는다.
보호자가 제시한 상담요구와 ○○이 실제로 경험하는 어려움을 어떻게 구분하겠습니까?
보호자가 내향적이고 소극적이라고 평가한 특성을 곧바로 상담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뢰자의 요구와 내담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어려움 및 생활기능을 구분하여 주호소를 설정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 아버지가 문제라고 보는 구체적인 행동과 그 행동으로 실제 어떤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판단하는지 확인한다.
- ○○이 자신의 성향과 학교생활, 친구관계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별도로 확인한다.
- 담임교사의 관찰과 수업참여, 모둠활동, 또래관계 등 객관적인 기능자료를 함께 살펴본다.
- 성격 자체보다 보호자의 비교와 변화압박으로 나타난 자기의심과 가족대화 회피가 현재의 상담문제인지 검토한다.
“아버지가 ○○을 내향적이고 소극적이라고 평가한다고 해서 그것을 그대로 상담문제로 정하지 않겠습니다. 아버지가 어떤 행동을 걱정하고 실제로 학교나 또래관계에서 어려움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하겠습니다. 동시에 ○○이 자신의 성향과 현재 생활을 어떻게 느끼는지도 별도로 듣겠습니다. 학교기능과 친구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면 성격 자체보다 반복적인 비교와 변화압박으로 생긴 자기의심과 아버지와의 대화회피를 주요 상담과제로 검토하겠습니다.”
내향적인 성향과 상담개입이 필요한 사회적·적응적 어려움은 어떻게 구분하겠습니까?
말수가 적거나 친구가 많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부적응한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개인의 선호와 실제 기능저하를 구분하여 평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 혼자 보내는 시간이 편안하고 자발적인 선택인지, 관계를 원하지만 불안이나 두려움 때문에 피하는 것인지 확인한다.
- 친구의 수보다 관계의 질과 상호성, 갈등조절 능력과 관계에 대한 만족도를 살펴본다.
- 수업과 모둠활동 등 필요한 사회적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 사회적 상황에서 심한 불안이나 신체적 긴장, 지속적인 회피와 기능저하가 나타나는지도 확인한다.
“친구가 많지 않거나 여러 사람 앞에 자주 나서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이 혼자 있는 시간과 소수의 친구관계를 스스로 편안하게 선택하고 만족하는지, 아니면 관계를 원하면서도 심한 불안 때문에 피하고 있는지를 구분하겠습니다. 또한 수업이나 모둠활동처럼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지도 확인하겠습니다. 실제 기능저하나 심한 불안이 있을 때 그 부분을 상담목표로 삼겠습니다.”
“성격을 고쳐야 한다”는 말을 계속 들어 온 경험이 ○○의 자기개념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어떻게 살펴보겠습니까?
보호자의 요구를 단순한 교육적 관심으로만 보지 않고 반복적인 비교와 부정적 평가가 청소년의 자기개념과 가족관계에 미친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 아버지에게 성격을 지적받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될 때 ○○에게 어떤 감정과 생각이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 조용한 자신의 모습을 부족함이나 실패의 원인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는지 살펴본다.
- “나는 문제가 있다”, “이 성격으로는 아무것도 못 한다”와 같은 부정적인 자기평가가 형성되었는지 확인한다.
- 자기비난이 자신감, 기분, 학교활동과 아버지와의 관계 등 다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아버지에게 성격을 고쳐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 ○○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게 되는지를 확인하겠습니다. 특히 외향적인 사촌과 비교되면서 조용한 자신의 성향을 부족함이나 결함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성격으로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식의 부정적인 자기평가가 생겼는지도 확인하겠습니다. 이런 자기의심이 자신감이나 기분, 학교활동과 아버지와의 관계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함께 평가하겠습니다.”
상담이 자신을 고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과 초기에는 어떤 상담목표를 합의하겠습니까?
보호자의 요청으로 상담에 참여한 청소년에게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화할 것을 요구하지 않고, 상담자의 역할과 선택권을 설명하면서 내담자가 실제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목표를 함께 설정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 상담에 오게 된 과정과 자신을 고치려는 자리라고 느끼는 불편감을 먼저 충분히 듣는다.
- 상담의 목적이 ○○을 외향적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설명한다.
- 현재 생활에서 유지하고 싶은 부분과 실제로 불편하거나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를 ○○이 선택하도록 한다.
- 자신의 성향과 강점을 이해하고 아버지의 요구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검토한다.
“먼저 ○○이 상담을 자신을 고치기 위한 자리라고 느끼고 있다는 점부터 충분히 듣겠습니다. 상담은 ○○을 외향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현재 생활에서 어려운 점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고 필요한 도움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겠습니다. 지금의 친구관계나 혼자 보내는 시간처럼 유지하고 싶은 부분도 존중하겠습니다. ○○이 원한다면 자신의 성향과 강점을 이해하고 아버지에게 비교와 성격변화 요구가 어떤 부담이 되는지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을 초기 목표로 함께 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