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아동 돌봄서비스와 성장지원
5. 학교·지역사회 기반 아동 돌봄
학교·지역사회 기반 아동 돌봄은 아동이 생활하는 교육 환경과 지역 자원을 연결하여 방과 전후와 방학, 위기 상황의 돌봄을 보장하는 체계이다. 가족의 근무 시간과 학교 일정이 일치하지 않고 아동의 필요가 보호·교육·건강·관계 등 여러 영역에 걸쳐 나타나면서 한 기관만으로 돌봄을 모두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학교는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아동을 지속적으로 살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지역사회 기관은 생활권의 관계망과 유연한 서비스, 전문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두 체계는 아동을 여러 기관 사이로 이동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생활 목표와 책임 체계에 따라 지원이 이어지도록 각 기관의 역할과 협력 방법, 서비스 공백을 해결하는 절차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1) 학교 기반 돌봄의 기능
학교 기반 돌봄은 정규 수업 전후에 아동의 안전을 보장하고 식사와 휴식, 놀이, 또래 관계, 학습,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학교는 대부분의 학령기 아동이 정기적으로 이용하므로 돌봄 필요와 건강·정서·행동의 변화를 일찍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안내하기에 유리하다. 같은 장소에서 교육과 돌봄이 이루어지면 이동에 드는 시간과 안전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아동이 하루 대부분을 정해진 공간에서 보내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사회·정서 능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한 방과 후 프로그램은 아동과 청소년의 자기 이해, 학교와의 유대감, 긍정적인 행동, 학업 성과에 의미 있는 효과를 보일 수 있다(Durlak et al., 2010). 학교 기반 돌봄은 단순한 대기 장소나 보충 수업이 아니라 아동의 일상생활과 관계, 참여를 지원하는 독립적인 서비스로 운영되어야 한다. 학교 돌봄의 일정과 공간은 수업 시간의 규율을 그대로 이어가기보다 편안한 휴식과 자발적인 놀이, 선택 활동이 가능하도록 구성해야 한다. 담임교사와 돌봄 인력은 아동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되 학업 성취나 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돌봄 관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장애 아동과 만성질환 아동이 참여하려면 이용하기 편리한 공간과 투약·건강 관리 절차, 의사소통 지원, 추가 인력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는 모든 전문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기보다 지역의 상담·보건·복지·문화 기관에 책임 있게 연결하고 결과를 확인하며, 이용자 수뿐 아니라 결석과 돌봄 공백의 감소, 아동의 안정감과 소속감, 또래 관계, 가족의 신뢰가 향상되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2) 지역사회 돌봄기관의 역할
지역사회 돌봄 기관은 아동이 거주하는 생활권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보호와 식사, 학습, 놀이, 문화, 상담, 가족 지원을 제공한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복지관, 도서관, 비영리단체는 서로 다른 전문성과 공간, 관계망을 활용할 수 있다. 지역 기관은 학교와 가정에서 드러나지 않는 생활상의 어려움을 발견하고 주민과 상점, 의료기관, 자원봉사단체를 연결하여 일상적인 지원망을 형성한다. 모든 아동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돌봄 안전망을 구축하려면 개별 사업을 따로 확대하기보다 지역 단위에서 여러 기관의 역할과 전달 체계를 조정해야 한다(강지원 외, 2023). 지역사회 기관의 역할은 가족을 감시하거나 부족한 점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과 가족이 필요한 자원을 쉽게 이용하고 지역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도록 돕는 데 있다. 지역 기관은 정해진 프로그램만 제공하지 말고 아동과 보호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방학과 야간, 주말, 긴급 상황의 필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보편적인 활동과 추가 지원이 필요한 아동의 개별 서비스를 같은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하면 이용에 따른 낙인을 줄일 수 있다. 지역의 문화와 언어, 인구 구성을 반영하여 이주 배경 아동과 장애 아동, 다양한 가족이 배제되지 않는 프로그램과 의사소통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소규모 기관이 후원금과 단기 인력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공공 재정과 전문 인력, 행정 지원을 제공하고, 프로그램 횟수보다 아동의 생활 범위와 도움을 받을 관계가 넓어졌는지와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도움받을 연결망이 형성되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3) 학교·가정·지역사회의 협력
학교·가정·지역사회의 협력은 각 주체가 아동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의 목표와 역할, 책임을 정하는 과정이다. 가정은 아동의 생활 경험과 선호, 건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교는 학습과 또래 관계, 일상적인 변화를 살피며 지역 기관은 가족의 생활 환경과 전문 자원을 연결한다. 가족과 학교의 협력적인 지원은 아동의 사회적 행동 능력과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부모를 단순한 행사 참여자나 통보 대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Smith et al., 2020). 협력 계획에는 아동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와 자신의 정보가 누구에게 어떻게 공유되는지에 관한 의견도 포함해야 한다. 아동에게 어려움이 생긴 뒤에만 협의하지 말고 평소에 담당자와 연락 방법, 의뢰 절차를 정하여 신뢰와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한다. 기관 간 협력은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것보다 실제 사례에서 누가 접수하고 조정하며 결과를 전달할 것인지 분명할 때 제대로 이루어진다. 개인정보는 아동과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필요한 범위에서 공유하고, 생명·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있어 동의 없이 공유해야 할 때는 법적 근거와 내용을 기록해야 한다. 학교와 가족의 의견이 다를 때는 전문가의 판단을 일방적으로 우선하지 말고 아동의 권리와 안전, 각 환경의 어려움을 살펴 실행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지역 협의체에는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기관 관리자뿐 아니라 돌봄 종사자·보호자·아동의 의견을 반영할 참여 구조를 마련하고, 회의 횟수보다 서비스의 실제 이용 여부와 문제 해결 시간, 지원의 중복과 공백, 아동과 가족의 경험을 통해 협력의 질을 평가해야 한다.
4) 돌봄 공백과 서비스 연계
아동 돌봄의 공백은 서비스가 전혀 없는 경우뿐 아니라 운영 시간과 장소, 이용 자격, 비용, 지원 내용, 의사소통 방식이 실제 필요와 맞지 않을 때에도 발생한다. 방학과 재량 휴업, 야간·주말, 보호자의 갑작스러운 질병과 근무, 아동의 감염병, 기관 간 전환은 기존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는 시점이다. 특히 연령 기준이 바뀌는 보육기관 퇴소와 학교 입학, 상급학교 진학 때는 이전 서비스가 끝난 뒤 새로운 서비스가 시작되어 시간적 공백이 생길 수 있다. 2026년 초등 돌봄 정책은 중앙과 지역의 협의체, 학교와 지역 기관의 협력을 통해 지역 여건에 따른 돌봄·교육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교육부, 2026). 서비스 연계의 목적은 빈자리가 있는 기관으로 아동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생활 시간과 관계, 지원 필요에 맞게 자원을 조정하는 데 있다. 가정이 여러 기관을 직접 찾아다니지 않도록 학교나 행정복지센터, 지역 돌봄 기관 가운데 이용하기 쉬운 곳에서 통합적인 상담과 의뢰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담당 기관은 다른 서비스의 연락처만 알려 주지 말고 신청과 자격 확인, 초기 면담을 지원하며 실제 이용이 시작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기 기간에는 긴급·일시 돌봄, 식사, 이동 지원, 온라인 상담, 지역의 안전한 공간과 같은 임시 대안을 제공하고 위험이 높은 아동을 먼저 지원해야 한다. 서비스가 바뀔 때는 아동과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효과적인 지원 방법과 건강·안전 정보를 공유하고 새 기관을 미리 방문하거나 담당자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별 돌봄 자원과 대기 현황, 충족되지 않은 수요를 정기적으로 파악하여 부족한 시간대와 지역에 새로운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