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053. 인공지능의 개념과 발전 과정

제8장 인공지능의 이해와 사회서비스 적용

1. 인공지능의 개념과 발전 과정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 활동과 관련된 기능을 기계가 수행하도록 만드는 연구와 기술을 모두 가리키는 개념이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정한 규칙을 따르는 초기 방식에서 많은 자료의 특징과 관계를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대규모 자료와 높은 계산 능력을 활용하여 새로운 글과 이미지, 음성 등을 생성하는 단계까지 기술의 범위가 확대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기술이 이전 기술을 완전히 대체한 것이 아니라 목적과 조건에 따라 여러 방식이 함께 활용되며 발전한 결과이므로, 인공지능의 정의와 작동 원리뿐 아니라 각 발전 단계가 해결하려 한 문제와 여전히 남아 있는 한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인공지능의 정의

인공지능은 지각, 학습, 추론, 문제 해결과 언어 처리처럼 인간의 지능과 관련된 업무를 컴퓨터 시스템이 수행하도록 하는 학문과 기술 분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사람이 직접 정하거나 시스템에 내재된 목적을 위해 입력 정보를 분석하고 예측·콘텐츠·추천·결정 등의 결과를 생성하는 방법을 추론하는 기계 기반 시스템으로 정의한다(OECD, 2024a). 이 정의는 인공지능의 핵심이 특정한 기기의 모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입력 정보를 해석하여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 준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사람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정도와 실제 사용 이후 새로운 정보에 맞추어 변화하는 정도가 서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라는 명칭만으로 성능과 위험을 판단하지 말고 시스템의 목적과 학습 자료, 생성 결과와 사용 환경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일반적으로 특정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특화 인공지능과 여러 분야에서 인간과 비슷한 지적 능력을 발휘하는 범용 인공지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시스템은 얼굴 인식, 번역과 수요 예측처럼 정해진 범위의 업무를 처리하는 특화 인공지능이다. 한 가지 업무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이더라도 다른 업무에서 같은 수준의 이해력과 판단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생각한다’거나 ‘이해한다’는 표현은 복잡한 계산 과정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비유일 수 있으므로, 사람과 얼마나 비슷해 보이는지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무엇을 얼마나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수행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2) 초기 인공지능과 규칙 기반 시스템

현대 인공지능 연구의 출발점으로는 1955년에 제안되어 1956년에 개최된 ‘다 트머스 인공지능 하계 연구 프로젝트(Dartmouth Summer Research Project on Artificial Intelligence)’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프로젝트의 제안서는 학습과 지능의 여러 요소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기계가 이를 모방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제시하고 ‘인공지능’이라는 연구 분야의 명칭을 공식화하였다 (McCarthy et al., 1955). 초기 연구자들은 인간의 지식을 기호로 표현하고 논리 규칙과 탐색 절차를 적용하면 기계도 지능적인 문제 해결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수학 정리의 증명, 퍼즐 풀이, 게임과 자연어 처리처럼 범위가 제한된 문제를 중심으로 기계의 추론 능력을 실험하였다. 이러한 기호주의 접근은 인간이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하는 개념과 규칙을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바꾸려는 시도였다. 이러한 접근을 바탕으로 발전한 규칙 기반 시스템은 전문가의 지식을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일정한 결론을 내린다’는 규칙으로 표현하고 컴퓨터가 이를 순서에 따라 적용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규칙 기반 기술인 전문가 시스템은 전문지식과 이를 적용하는 절차를 분리하여 의료 진단이나 장비 고장 판별처럼 범위가 제한된 분야에서 일관된 판단을 제공하였다. 또한 판단에 사용된 규칙을 확인할 수 있어 결과를 설명하고 오류의 원인을 찾는 데에도 유리하였다. 그러나 전문가가 경험을 통해 쌓은 지식을 모두 규칙으로 표현하기 어렵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응하기 힘들었으며, 규칙이 많아질수록 관리가 복잡해지는 한계가 나타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연구 투자와 관심이 크게 줄어드는 ‘인공지능 겨울’이 반복되었다.

3) 머신러닝의 발전

머신러닝은 사람이 모든 판단 규칙을 미리 작성하는 대신 컴퓨터가 여러 자료에서 반복되는 특징과 관계를 학습하도록 하는 인공지능의 한 방식이다. 새뮤얼은 체커 프로그램이 경기 경험과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성능을 높이는 과정을 제시하여 초기 머신러닝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었다(Samuel, 1959). 머신러닝은 정답이 표시된 자료를 학습하는 지도학습, 정답 없이 자료의 구조와 특징을 찾는 비지도학습, 행동의 결과로 얻는 보상을 바탕으로 더 나은 전략을 학습하는 강화학습 등으로 구분된다. 학습 단계에서는 자료의 특징과 관계를 반영하도록 모델의 내부 값을 조정하고, 추론 단계에서는 학습이 끝난 모델에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여 예측이나 분류 결과를 만든다. 이러한 방식은 사람이 판단 규칙을 일일이 정하기 어려운 문제에서도 자료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특징을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머신러닝의 확산에는 통계적 학습 방법의 발전, 디지털 자료의 증가와 저장 장치 및 컴퓨터의 계산 능력 향상이 함께 영향을 미쳤다. 초기의 많은 머신러닝 시스템에서는 전문가가 문제 해결에 필요한 특징을 직접 선택하고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수치로 바꾸는 ‘특징 공학’이 성능을 크게 좌우하였다. 학습된 모델은 과거 자료에서 발견한 관계를 새로운 사례에 적용하지만 그 결과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일정한 불확실성을 포함한 추정이다. 따라서 학습 자료에 지나치게 맞추어져 새로운 사례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는 문제나 실제 환경의 자료가 학습 당시와 달라져 성능이 낮아지는 문제를 점검해야 하며, 예측할 대상과 학습 자료 및 평가 기준을 정하는 인간의 선택이 머신러닝 결과의 의미와 품질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4) 딥러닝과 빅데이터

딥러닝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인공신경망이 자료의 단순한 특징부터 복잡한 특징까지 단계적으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방법이다. 이러한 단계적 학습은 사람이 필요한 특징을 모두 미리 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가공하지 않은 자료에서 문제 해결에 필요한 특징을 자동으로 찾게 한다. 딥러닝은 영상 인식,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기존 기술의 성능을 크게 높이며 현대 인공지능의 발전을 이끌었다(LeCun et al., 2015). 여러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그래픽처리장치의 발전, 학습 방법의 개선과 방대한 디지털 자료의 축적은 깊고 복잡한 인공신경망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이때 빅데이터는 단순히 양이 많은 자료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빠르게 생성되는 자료를 수집·처리하고 활용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딥러닝은 복잡한 특징과 관계를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지만 많은 학습 자료와 높은 수준의 컴퓨터 계산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모델을 구성하는 내부 값이 매우 많고 여러 층에서 복잡한 계산이 이루어지므로 특정 결과가 나온 이유를 사람이 쉽게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자료에서 함께 나타나는 관계를 학습하는 능력이 어떤 현상의 원인이나 사회적 상황까지 이해한다는 뜻은 아니다. 학습 자료가 현실의 다양한 집단과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전체적인 정확도가 높더라도 일부 집단에서 오류가 집중될 수 있으므로, 딥러닝의 성능뿐 아니라 자료의 품질, 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가능성,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및 집단 간 공정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5) 생성형 AI의 등장

생성형 인공지능은 학습 자료에 나타난 특징과 관계를 바탕으로 기존 정보를 분류하거나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글, 이미지, 음성, 영상과 프로그램 코드 등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이전에도 자료를 생성하는 확률모형이 있었지만, 대규모 인공신경망과 방대한 자료의 결합으로 생성 결과의 품질과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다. 특히 트랜스포머는 입력된 정보 가운데 서로 관련성이 높은 부분에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어텐션’ 방식을 활용하여 긴 문맥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Vaswani et al., 2017). 방대한 자료에서 일반적인 특징을 먼저 배우는 사전학습과 특정 업무에 맞게 추가로 조정하는 미세조정을 통해 하나의 모델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글뿐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 등 여러 형태의 정보를 함께 이해하고 생성하는 다중양식 모델로 발전하였다. 대규모 언어모델은 방대한 글에서 문맥상 다음에 올 단어나 단어의 일부가 나타날 확률을 학습하고 이를 반복하여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한다. 모델의 규모와 학습 자료가 커지면서 별도로 다시 학습하지 않더라도 지시문과 몇 개의 예시만으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Brown et al., 2020). 대화형 화면의 보급으로 전문 개발자가 아닌 일반 이용자도 일상적인 언어로 지시하여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보이는 결과가 사실의 정확성이나 인간과 같은 이해 능력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잘못된 내용을 그럴듯하게 생성할 수도 있으므로, 생성형 인공지능은 규칙 기반 시스템과 머신러닝, 딥러닝의 발전을 이어받은 기술인 동시에 인간이 인공지능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크게 바꾼 전환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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