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스마트 돌봄과 디지털 헬스케어
1. 스마트 돌봄의 개념
스마트 돌봄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이용자의 생활과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적절한 시점에 연결하는 돌봄 서비스의 한 형태이다. 이 개념은 인구 고령화, 1인 가구와 만성질환의 증가, 돌봄 인력의 부족으로 기존 돌봄 방식의 한계가 나타나면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스마트 돌봄은 센서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서비스 제공, 결과 확인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한다. 사회복지의 관점에서는 기술적 효율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접근성, 인간관계, 서비스의 형평성, 운영 기관의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돌봄·복지 서비스라는 기본 개념은 디지털 기술을 지역사회의 돌봄 자원 및 사회적 안전망과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이성준, 2022).
1) 스마트 돌봄의 정의
스마트 돌봄은 사물인터넷, 이동통신, 클라우드, 인공지능, 웨어러블 기기, 로봇 등을 연결하여 이용자의 욕구와 상태 변화에 대응하는 지능형 돌봄 체계이다. 여기에서 ‘스마트’하다는 것은 단순히 최신 기기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황을 감지하고 정보를 분석하여 필요한 지원으로 연결한다는 뜻이다. 기본적인 흐름은 생활·건강 정보의 수집, 데이터 전송과 통합, 위험이나 욕구의 판단, 사람 또는 기기를 통한 개입과 결과 확인으로 구성된다. 적용 범위에는 안전 확인, 건강 관리, 일상생활 지원, 정서 지원, 사회 참여, 가족·종사자의 업무 지원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스마트 노인 돌봄 모형도 개별 기술 장비뿐만 아니라 서비스 플랫폼과 지역의 의료·돌봄 자원을 연결하는 체계로 제시되고 있다(Zhang et al., 2023). 스마트 돌봄은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주거, 사회관계, 복지 서비스를 포괄하므로 디지털 헬스케어나 의료 행위와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자동으로 생성된 알림이나 추천은 이용자와 전문가의 판단을 지원하는 수단이며, 실제 서비스는 이용자의 생활 상황과 선택을 고려하여 제공해야 한다. 분석 정보가 정확하더라도 이용자의 생활 맥락과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반영되지 않으면 적절한 돌봄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스마트 돌봄의 수준은 자동화 기능의 수보다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고 자원을 연결하며 개입 결과를 다시 확인하는 능력으로 평가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기술 자원뿐만 아니라 재정, 조직, 인적 자원을 통합하는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WHO, 2021c).
2) 스마트 돌봄의 등장 배경
스마트 돌봄의 등장은 돌봄이 필요한 인구와 욕구는 증가하는 반면 이를 담당할 가족이 줄고 전문 인력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변화와 관련된다.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여러 기관의 서비스를 장기간 이용하므로 분절된 방문과 사후 대응만으로 생활상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혼자 사는 사람과낮 시간에 지원받기 어려운 이용자가 늘면서 위기 발생 이후에 대응하기보다 평상시의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는 체계가 요구되었다. 시설 중심의 보호보다 익숙한 집과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려는 욕구도 가정 기반 원격 지원과 생활 환경 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하는 장기요양 체계는 건강한 노화, 돌봄의 질,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서비스 제공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OECD, 2025c). 센서의 소형화와 가격 하락, 통신망, 스마트폰, 클라우드, 인공지능의 발전은 생활 공간에서 생성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조건을 만들었다. 감염병 유행기에 대면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축소된 경험은 전화, 영상, 애플리케이션, 원격 모니터링을 보완적인 돌봄 수단으로 활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공기관과 서비스 제공 기관은 제한된 인력으로 넓은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위험에 따른 우선순위 설정과 원격 지원을 확대하였다. 이 과정에서 기기 오류, 낮은 수용성, 추가 업무, 사생활 침해, 불명확한 운영 기준이 현장 종사자의 부담과 책임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되었다(이은영, 2025). 이러한 배경은 스마트 돌봄을 대면 서비스의 대체물이 아니라 돌봄의 연속성과 대응력을 높이는 보완 체계로 설계해야 함을 보여 준다.
3) 스마트 돌봄의 구성요소
스마트 돌봄의 첫 번째 구성 요소는 움직임, 문 열림, 온도·습도, 생체 신호, 위치 등을 감지하는 센서와 웨어러블 기기이다. 두 번째는 기기에서 생성된 정보를 전달하는 통신망과 여러 출처의 데이터를 저장·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세 번째는 평소의 생활 패턴과 현재 상태를 비교하여 위험과 상태 변화, 서비스 욕구를 찾아내는 분석 및 의사 결정 지원 기능이다. 네 번째는 알림, 상담, 방문, 환경 제어, 건강 관리, 로봇 지원 등 분석 결과를 실제 지원으로 전환하는 서비스 수단이다. 이러한 요소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관점은 스마트 돌봄의 성과를 개별 기기의 성능이 아니라 연결된 지원 체계 전체에서 평가하도록 한다(X. Liu et al., 2025). 기술 요소를 실제 돌봄으로 연결하는 주체에는 이용자, 가족,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보건의료인, 기관 관리자, 기술 지원자, 지방자치단체 등이 포함된다. 각 주체가 확인할 정보, 알림을 판단할 담당자, 대응 시간을 업무 절차로 정하지 않으면 데이터가 생성되어도 실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비스에는 기기 점검, 정보 접근, 장애 대응, 기록, 책임 분담 등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기준도 필요하다. 서로 다른 기기와 기관의 데이터를 연결하려면 공통된 용어, 데이터 표준, 상호 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사람 중심의 디지털 체계를 구축하려면 이용자의 요구, 현장의 업무 흐름, 데이터의 의미, 의사 결정 기준을 함께 설계하고 현장 종사자를 개발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WHO, 2024c).
4) 스마트 돌봄과 인간 중심 돌봄
인간 중심 스마트 돌봄은 기술이 수집하기 쉬운 정보보다 이용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목표와 경험을 서비스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같은 낙상 위험을 가진 사람도 독립적인 외출, 가족의 안심, 사생활, 신체 활동 가운데 우선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안전을 높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센서와 알림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각자의 생활 목표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와 가족도 위험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이용자의 일상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고 안전과 자율성 사이의 균형을 논의해야 한다. 통합적 인간 중심 서비스는 개인, 가족, 돌봄자, 지역사회를 중심에 두고 정보, 의사 결정, 서비스 제공을 공유하는 관계를 지향한다(WHO, 2016a). 인간 중심성은 이용자를 완성된 기술의 사용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문제 정의, 설계, 시험 운영, 평가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화면과 음성, 글자 크기, 조작 단계, 알림 방법은 이용자의 인지, 감각, 언어, 디지털 이용 능력의 차이를 고려하여 설계해야 한다. 효과 평가에는 사고 감소와 업무 시간뿐만 아니라 통제감, 존엄성, 인간관계, 불안, 이용 부담, 서비스 배제 여부도 포함해야 한다. 스마트 홈 돌봄 기술은 사생활, 자율성, 책임, 인간관계, 신뢰, 연령 차별, 낙인 등의 문제를 수반할 수 있다(Felber et al., 2023). 스마트 돌봄은 사람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체계가 아니라 기술로 확보한 정보와 시간을 이용자의 선택과 관계, 개별화된 지원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는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