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096.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권리

제13장 AI·로봇 시대의 사회복지 실천과 정책 과제

5.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권리

AI·로봇 돌봄은 이용자의 생활, 건강, 관계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므로 개인정보 보호를 서비스의 부수적인 절차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데이터 권리는 자신의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수집되고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알며, 그 처리 과정과 결과에 관여할 수 있는 권리이다. 보호 대상에는 이름과 연락처 같은 직접적인 식별 정보뿐만 아니라 센서 기록, 영상, 음성, 생체 정보, 알고리즘이 생성한 추론 결과도 포함될 수 있다. 기관은 자료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전에 그 처리가 이용자의 자유, 존엄성, 자기 결정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처리와 보호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개인의존엄과 가치를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개인정보 보호법, 2025).

1) 돌봄데이터의 특성

돌봄 데이터는 사례 기록, 상담 내용, 건강 정보, 서비스 이용 이력, 주거 센서, 로봇 상호 작용 자료가 결합된 복합적인 정보이다. 이러한 자료는 한 시점의 상태뿐만 아니라 수면, 이동, 복약, 식사, 감정, 인간관계의 변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 줄 수 있다. 원자료가 단순한 숫자나 기기 작동 기록이더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생활 습관, 질환 가능성, 가족의 방문 여부까지 추론할 수 있다. 이용자뿐만 아니라 가족, 동거인, 방문자, 돌봄 노동자의 정보가 함께 생성될 수 있다는 점도 돌봄 데이터의 중요한 특성이다. 고령자 돌봄 정보 체계는 보건의료, 사회서비스, 장기요양 자료를 연결하는 만큼 윤리적인 데이터 거버넌스와 이용자의 선택 및 존엄 보호를 함께 요구한다(OECD, 2022; WHO, 2025c). 돌봄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려면 수집, 전송, 이용, 공유, 보관, 삭제에 이르는 전체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기관은 어떤 기기와 담당자가 자료를 생성하고 어느 시스템과 서버에 저장하며 어떤 기관과 외부 업체가 접근하는지를 데이터 흐름도로 관리할 수 있다. 원자료, 수정된 자료, 알고리즘이 생성한 점수에는 출처, 생성 시각, 수정 이력을 표시하고 AI 결과에는 사용된 모형과 버전을 함께 기록해야 한다. 자료에 대한 접근 권한은 직무와 사례 담당 범위에 필요한 수준으로 제한하고 업무가 변경되거나 목적이 끝나면 즉시 조정하거나 회수해야 한다. AI 데이터 거버넌스는 자료의 품질, 편향, 개인정보 보호, 보안, 책임을 기술의 전 생애 주기에 걸쳐 관리해야 한다(WHO, 2021a).

2) 개인정보와 민감정보

개인정보는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그 자체로 개인을 알아볼 수 있거나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말한다. 돌봄 현장에서는 이름, 주소, 연락처, 급여 정보, 가족관계, 상담 기록, 기기 식별 정보 등이 개인정보에 해당할 수 있다. 건강, 성생활, 유전정보, 범죄경력자료 등은 노출될 경우 차별, 낙인, 중대한 사생활 침해를 일으킬 수 있어 더욱 엄격한 보호가 필요한 민감정보이다. AI가 행동과 서비스 기록을 분석하여 우울, 치매, 장애, 종교, 경제 상태를 추정한 결과도 이용자에게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원자료와 별도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하고 민감정보의 처리를 일반적인 개인정보보다 엄격하게 제한하는 체계를 두고 있다(개인정보 보호법, 2025).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삭제했다는 이유만으로 돌봄 자료가 익명화되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희귀 질환, 거주 지역, 연령, 방문 시각, 이동 경로를 결합하면 특정인을 다시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은 처리 목적과 위험 수준에 따라 가명처리, 항목 삭제, 값의 범주화, 암호화, 접근 통제를 함께 적용하고 재식별 가능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가명정보는 추가정보를 사용하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개인정보이므로 익명정보와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민감한 원자료를 외부 AI 서비스에 입력하거나 새로운 모형의 학습·평가에 이용하려면 기존 수집 목적과의 관계, 법적 근거, 추가적인 위험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AI의 개인정보 위험은 자료의 민감성, 처리 규모, 결합 가능성, 이용자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기획부터 운영과 종료까지 관리해야 한다(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25).

3) 영상·음성·생체정보

영상과 음성은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뿐만 아니라 주거 내부, 건강 상태, 행동, 대화 상대를 함께 기록할 수 있는 정보 밀도가 높은 자료이다. 돌봄 목적의 카메라와 마이크가 계속 작동하면 이용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뿐만 아니라 가족과 방문자의 정보까지 수집될 수 있다. 기관은 설치 위치, 촬영 범위, 녹음 여부, 작동 시간, 저장 여부, 열람자를 명확히 알리고 침실·욕실과 같은 사적 공간에서의 수집을 최소화해야 한다. 실시간 확인만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영상을 저 장하지 않는 방식을 우선 검토하고 영상이나 음성 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센서가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운영하는 경우에는 설치 목적, 촬영 범위, 보관 기간, 접근 절차, 안전 조치를 명확히 관리해야 한다(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24a). 생체정보는 얼굴, 지문, 홍채, 음성, 행동적 특징 등 개인의 신체적·생리적·행동적 특성에 관한 정보이다. 이 가운데 특정 개인을 인증하거나 식별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처리되는 정보는 생체인식정보로 구분되며, 현행 개인정보 보호 체계에서는 민감정보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엄격한 보호가 필요하다. 비밀번호는 유출된뒤 변경할 수 있지만 신체적 특징은 쉽게 바꾸기 어려워 침해가 발생하면 장기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기관은 생체인식이 서비스에 반드시 필요한지 검토하고 카드, 비밀번호, 다른 인증 수단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원본 영상과 음성을 그대로 보관하기보다 필요한 특징 정보를 분리하여 암호화하고, 가능한 경우 이용자의 단말기 안에서 처리해야 한다. 생체인식정보를 안전하게 처 리하려면 수집의 필요성, 법적 근거와 동의, 저장 방식, 접근 권한, 파기, 침해 사고 대응을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24b).

4) 최소수집과 목적 제한

최소 수집은 서비스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제로 필요한 정보만을 필요한 수준과 기간 동안 처리하는 원칙이다. 앞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막연한 이유로 모든 대화와 행동을 저장하거나 기본 설정을 전면적인 정보 수집 상태로 두어서는 안 된다. 기관은 수집 항목별로 해당 정보가 필요한 기능과 수집하지 않았을 때 제한되는 기능을 설명하고 필수 항목과 선택 항목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위험성과 민감도가 높은 정보는 기본적으로 수집하지 않는 상태로 설정하고 이용자가 목적별로 수집 여부와 공유 범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정보 영향평가와 사전 위험 검토에서는 처리 목적의 명확성, 개인정보의 최소 수집, 처리의 법적 근거, 목적 외 이용과제3자 제공의 필요성을 핵심적으로 살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2025; 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25). 목적 제한은 특정한 돌봄 서비스를 위해 수집한 자료를 관련 없는 평가, 광고, 감시, AI 학습에 임의로 이용하지 않는 원칙이다. 낙상 감지를 위해 수집한 영상이나 이동 자료를 돌봄 노동자의 근무 평가, 보험료 산정, 가족의 일상적인 감시에 사용하면 이용자가 합리적으로 예상한 처리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새로운 이용 목적이 생기면 당초 목적과의 관련성, 법적 근거, 이용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 추가적인 보호 조치를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별도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자료를 외부 생성형 AI에 입력하기 전에는 해당 서비스의 저장, 재학습, 제 3자 제공, 국외 이전, 삭제 정책을 확인해야 한다. 생성형 AI를 개발하거나 활용할 때도 처리 목적과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필요한 범위에서만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25).

5) 데이터 보유·제공·삭제

데이터 보유 기간은 자료의 종류, 이용 목적, 법정 보존 의무, 침해 발생 시의 위험을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모든 돌봄 자료를 동일한 기간 동안 보관하지 말고 서비스 제공, 회계 처리, 분쟁이나 사고 조사 등 자료별 보유 목적과 기간을 구분해야 한다. 보유 기간이 끝나거나 처리 목적이 달성되어 자료가 불필요해지면 복구하거나 재생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파기하고 백업과 파생 자료에 남은 정보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보존해야 하는 기록은 운영 자료와 분리하여 저장하고 접근 권한과 이용 목적을 제한해야 한다. 시스템 교체나 공급자와의 계약 종료 시에는 자료의 이전·반환 여부와 서버, 백업, 회수 기기에 남은 복사본의 삭제를 확인해야 한다.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에는 파기뿐만 아니라 접근 권한, 접속 기록, 암호화, 침해 사고 대응을 결합한 관리가 필요하다(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조치 기준, 2026). 제3자 제공과 처리 업무의 위탁은 법적 성격과 책임이 다르므로 구분하여 관리해야 한다. 기관은 누가 어떤 자료를 어떤 목적으로 처리하고 어느 기간까지 보유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돌봄 기관이 기술 업체나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맡기더라도 이용자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 책임까지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위탁 계약에는 목적 외 처리 금지, 재위탁 조건, 안전성 확보 조치, 사고 통지, 자료의 반환·파기, 관리·감독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 국외의 서버나 분석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이전되는 정보, 국가, 시기와 방법, 수 령자, 이용 목적, 보유 기간, 이전을 거부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관련 법령에 따라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AI와 디지털 보건의 거버넌스는 자료의 품질, 개인정보 보호, 보안, 외부 사업자에 대한 책임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WHO, 2023).

6) 이용자의 열람과 정정권

이용자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수집·이용되고 어느 기간 동안 보 유되며 누구에게 제공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잘못되었거나 오래된 정보에 대해서는 정정·삭제를 요구하고 법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처리정지를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권리는 사례 기록의 사실 정보뿐만 아니라 AI가 생성한 위험 점수, 분류, 추론의 기초가 된 개인정보에도 실질적으로 적용될 필요가 있다. 기관은 본인 또는 정당한 대리인을 확인하는 방법, 권리 행사 절차, 처리 기한, 제한이나 거절 사유, 이의 제기 방법을 쉬운 언어로 안내해야 한다. 개인정보 열람 등의 요구 제도는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열람, 정정·삭제, 처리정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개인정보 보호법, 2025). 열람권과 정정권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복잡한 시스템 기록을 그대로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설명하며, 장애와 언어에 따른 접근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원자료가 정정되면 이를 공유받은 기관, 연계된 시스템, 해당 자료에서 파생된 AI 결과에도 변경 사항을 반영해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법정 보존 의무나 다른 정당한 사유로 삭제 또는 처리정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 근거, 남은 보유 기간, 제한된 이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의 결정이 정보주체의 권리나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법률이 정한 요건에 따라 해당 결정을 거부하거나 설명과 검토를 요구할 수 있다. 기관은 자동화된 결정의존재와 목적, 주요 개인정보의 유형, 판단 기준, 처리 절차를 알기 쉽게 공개하고 이용자가 의견을 제출하거나 인적 개입에 의한 재처리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다만 자동화된 결정의 법적 근거와 처리 조건에 따라 거부권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모든 AI 결과에 동일한 권리가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처럼 설명해서는 안 된다.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거부·설명·검토와 인간의 개입 절차는 정보주체가 자신의 자료와 그 처리 결과를 통제하고 불이익을 구제받기 위한 중요한 장치이다(Council of Europe, 2018; 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24c).

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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