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009.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기술

Chapter 03. ICT의 구성요소와 기술적 특성

3.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기술

1) 인공지능의 기본 원리와 학습 유형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인간의 사고와 판단 과정을 컴퓨터가 모사하여,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과 예측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기술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은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정리·학습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패턴을 인식하거나 가능성을 예측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점차 정교한 결과를 도출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인공지능은 단순히 정해진 규칙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로 발전해 왔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방식은 크게 지도학습, 비지도학습, 강화학습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NIST, 2023). 이들 학습 방식은 데이터의 성격과 활용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르게 적용되며, 복지행정과 사회서비스 분야에서도 각각 상이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은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는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과거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된 사람들의 소득 수준, 가구 형태, 건강 상태와 같은 정보를 학습함으로써, 새로운 신청자가 수급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예측 결과는 사회복지 공무원이나 실무자의 판단을 대 신하기보다는, 판단을 보조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은 정답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데이터를 분석하여, 유사한 특성을 지닌 대상자 집단이나 공통된 패턴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복지관 이용자의 연령, 이용 서비스 유형, 방문 빈도 등을 분석하면 이용 특성에 따라 자연스러운 집단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대상자 특성에 부합하는 서비스 제공 방식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은 여러 선택을 반복적으로 시도하 면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하는 방향을 학습하는 방식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한정된 예산이나 인력을 어떻게 배분하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가상 환경에서 비교·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실제 정책 결정을 대 신하기보다는 정책이나 사업 설계를 지원하는 시뮬레이션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 학습 방식은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의 발전을 통해 실제 행정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진화해 왔다. 머신러닝 (Machine Learning)은 복지 상담 기록이나 수급 이력과 같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위기 가능성이 높은 대상자를 사전에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딥러닝(Deep Learning)은 텍스트, 음성, 이미지와 같이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강점을 지니며, 상담 기록 요약이나 언어 표현 분석을 통해 정서 상태를 파악하는 등 실무자의 반복 업무 부담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등장으로 인공지능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문서 작성이나 질의 응답과 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복지행정 현장에서 공문 초안 작성, 사례관리 기록 정리, 반복적인 민원 응대 문구 작성 등에 보조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활용은 반드시 인간의 검토와 책임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하며, 자동 생성 결과를 그대로 행정 판단에 적용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

한편 인공지능 활용이 확대될 수록 특정 집단에 불리한 판단 가능성, 개인정보 보호 문제,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의 판단 과정에 대한 설명 가능성, 공정성 확보, 그리고 최종 결정과 책임은 인간이 담당해야 한다는 원칙이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기본 원리와 학습 유형에 대한 이해는 사회복지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판단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될 때 그 가치가 발휘될 수 있으며, 이러한 전제 위에서 복지행정의 신뢰성과 정책의 질 또한 함께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2) 플랫폼 기반 복지서비스의 구조

플랫폼 기반 복지서비스는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복지행정 주체, 서비스 제공 기관, 시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통합적 복지 전달체 계이다. 과거의 복지행정이 개별 기관 중심의 분절적·폐쇄적 구조에 기반 하였다면, 플랫폼 기반 복지는 다양한 행위자가 데이터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인 구조 변화를 시도해 왔다. 이러한 전환은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가 정책 과정에 보다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장하며, 맞춤형·예측형 복지체계로의 이행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한다.

플랫폼 기반 복지서비스의 핵심은 데이터 통합과 이용자 중심 설계에 있다. 표준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복지급여, 의료, 고용, 돌봄 등 다분야의 정보가 상호 연계되며, 이러한 디지털 공공 인프라는 복지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신뢰성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공공데이터의 상호운용성, 보안성, 접근성 확보는 플랫폼 기반 복지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제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복지로’와 ‘행복e음’ 시스템이 플랫폼 기반 복지서비스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복지로’는 다양한 복지서비스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대국민 포털로서, 온라인 신청·상담·조회 기능을 통해 복지서비스 이용 과정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민의 복지정보 접근성을 제고해 왔다. 반면 ‘행복e음’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간 복지 관련 데이터를 연계·관리하는 핵심 행정 플랫폼으로, 복지급여 자격 심사와 서비스 연계,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복지행정의 디지털 전환을 토대로 정보 통합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구현함으로써, 국내 복지행정 혁신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보건복지부, 2019; 한국사회보장정보원, 2024).

해외에서도 플랫폼 기반 복지서비스 구축은 공통적인 정책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호주는 사회서비스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자동화 전략과 플랫폼 서비스를 결합하여, 복지 수급 신청부터 결정에 이르는 행정 절차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Services Australia, 2024b). 유럽 각국 역시 공공·민간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디지털 사회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지역사회 차원의 위기 대응력과 복지체계의 회복탄력성을 제고하려는 정책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European Social Network, 2025).

이처럼 플랫폼 기반 복지는 복지의 전달 구조를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제도적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데이터 통합, 인공지능 분석, 클라우드 네트워크가 결합된 지능형 복지 생태계는 행정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킬 가능성을 지니며, 향후 사회복 지체계의 중요한 인프라로 발전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3) AI·플랫폼 융합 사례

AI와 플랫폼 기술의 융합은 복지행정의 자동화와 예측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혁신적 시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융합은 복지서비스 전 과정을 데이터 중심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정책의 설계·집행·평가 전 단계에서 정밀성과 속도를 함께 제고하려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특히 인공지능이 플랫폼 내에서 복지데이터를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함에 따라, 복지행정은 사후 대응 중심의 체계에서 벗어나 예측형·참여형 구조로 점진적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노르웨이 노동복지청은 2035년을 목표로 AI 기반 사회보장 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복지정책과 고용정책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실업급여와 소득 보조금 등 다양한 사회보장 데이터를 연계·분석하여 개인별 실업 및 소득 위험도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복지상담과 고용 연계를 지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AI 기반 예측·추천 체계는 복지 사각지대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식별하고 수급 누락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시되고 있으며, 정책 개입의 시의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Verhagen, 2024).

베트남 사회보장청은 클라우드 기반 사회보장 플랫폼을 구축하여 사회보험·건강보험·실업보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시범적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는 AI 기반 데이터 정합성 검증과 이상 탐지 기능이 적용되어 중복 수급, 자격 오류, 비정상 청구를 사전에 식별함으로써 행정 정확성과 재정 관리의 신뢰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AI 분석을 활용한 업무 자동 분류와 민원 처리 보조를 통해 행정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담당자의 판단 부담을 완화하고 있으며, 생체인식 인증과 전자신분증(VNeID)을 결합하여 서비스 접근성과 데이터 정확성을 동시에 개선하고 있다. 이 사례는 AI·플랫폼 융합이 행정 효율성뿐 아니라 이용자 편의성과 서비스 신뢰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운영 사례로 평가된다(VSS, 2025).

인도네시아 역시 AI와 플랫폼 기술을 결합한 비현금형 사회보장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생체인식, QR 결제, 모바일 인증 기술을 기반으로 복지급여를 디지털 방식으로 지급하는 한편, AI 기반 수급 자격 검증과 거래 패턴 분석을 통해 부정수급 가능성을 사전에 탐지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AI 분석을 활용하여 비정상적인 지급 행위와 중복 수급을 식별함으로써 급여 지급 과정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사회보장 정책 집행 전반의 신뢰성 제고 가능성을 시사한다(Wibowo, 2024).

이와 같은 AI·플랫폼 융합 사례는 복지정책의 초점을 단순한 행정 효율성 제고에서 국민의 삶의 질과 사회적 가치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담당하고, 플랫폼이 공공서비스와 시민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기능하는 구조 속에서 복지체계는 점차 지능형 복지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향후에는 기술적 혁신과 함께 데이터 윤리, 공공 신뢰, 사회적 책임을 균형 있게 통합함으로써 지속가능한 AI 기반 복지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사회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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