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설명에서 설득으로 넘어가는 법
5. 반대 의견은 제안을 다듬는 자료다
설득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면 자신의 설명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곧바로 반박하거나 더 많은 근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상대의 반대에는 자신의 제안에서 놓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정보가 들어 있을 수 있다. 반대를 설득의 장애물로만 보지 않고 제안의 약점을 검토하는 자료로 보면 대화의 방향이 달라진다.
새로운 시스템을 제안했는데 현장 직원이 “업무 중에는 교육받을 시간이 없습니다.”라고 반대했다고 해보자. 이때 “사용법이 간단해 서 금방 배울 수 있습니다.”라고 바로 반박하면 상대의 실제 상황을 무시할 수 있다. 먼저 어떤 업무 시간대가 가장 바쁜지, 교육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지 확인해야 한다. 교육 방식 자체를 변경하는 것이 더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다.
반대 의견을 들을 때는 세 가지를 구분할 수 있다. 사실이 잘못되어 생긴 반대라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판단 기준이 달라서 생긴 반대라면 서로의 기준을 비교한다. 실제로 제안에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을 수정한다. 모든 반대를 같은 방식으로 논박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상대가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라고 말한다면 곧바로 “장기적으로는 이익입니다.”라고 답하기보다 비용의 어느 부분이 부담되는지를 확인한다. 초기 설치비가 문제인지, 매년 유지비가 문제인지, 현재 예산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인지에 따라 대안이 달라진다. 적용 범위를 줄이거나 시기를 조정하면 해결되는 문제일 수도 있다. 타당한 반론을 인정하는 것이 설득력을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말씀하신 것처럼 전 부서에 동시에 적용하면 교육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면 시행안은 수정하고 두 부서에서 먼저 운영한 뒤 교육 방식과 필요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상대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처음 제안을 더 실행 가능한 형태로 바꾸었다. 자신의 결론이 바뀌는 것도 실패가 아니다.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었다면 판단이 달라지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다. “처리시간은 줄었지만 개인정보 권한 오류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므로 다음 달 전면 시행안은 보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설득의 목적이 처음 주장을 지키는 데 있다면 이런 수정은 패배처럼 느껴지지만, 좋은 결정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상대의 반대를 미리 예상해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상대가 말하지도 않은 반론을 지나치게 많이 꺼내 설명하면 말만 길어진다. 비용, 일정, 실행 가능성처럼 실제 결정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우려 몇 가지를 검토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좋은 설득자는 모든 반론을 물리치는 사람이 아니다. 타당한 반대는 반영하고, 오해는 바로잡으며, 필요한 경우 제안을 수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