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키우는 단계별 연습 | 제2장문장의 구조를 알면 글의 흐름이 보인다 | 4.연결어가 없어도 흐름은 이어진다

4.연결어가 없어도 흐름은 이어진다

모든 문장 사이에 ‘그러나’, ‘따라서’, ‘예를 들어’와 같은 연결어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연결어가 없어도 앞 문장과 뒤 문장은 의미상 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복되는 핵심어나 비슷한 표현이 여러 문장을 같은 주제로 묶어 주기도 한다. 뒤 문장이 앞에서 제시한 내용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흐름을 이어 가는 경우도 있다. ‘이것’, ‘이러한’, ‘그런’과 같은 지시어도 앞의 내용을 받아 다음 문장으로 연결한다. 때로는 연결 표현이 생략되어 있어 독자가 두 문장의 내용을 비교하여 그 관계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글의 흐름을 읽을 때에는 눈에 보이는 연결어뿐 아니라 문장 사이에서 이어지는 대상과 의미도 함께 살펴야 한다.

1)반복되는 핵심어 찾기

한 문단에서 같은 낱말이나 비슷한 표현이 반복되면 글의 흐름을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반복되는 표현은 여러 문장이 같은 대상이나 현상을 계속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반드시 같은 낱말이 그대로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뜻을 가진 다른 표현이나 앞의 말보다 더 구체적인 표현으로 바뀌기도 한다. 따라서 단어의 겉모양만 비교하지 말고 각각의 표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러 문장에서 계속 이어지는 대상을 찾으면 문단이 무엇을 중심으로 전개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도시는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가 낮 동안 많은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쌓인 열기는 해가 진 뒤에도 빠르게 사라지지 않는다. 도심의 높은 온도는 밤에도 이어져 주민들이 충분히 쉬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나무가 적고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더위가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도시의 열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늘을 만드는 나무를 늘리고 건물과 도로가 흡수하는 열을 줄일 필요가 있다. 여름철 도시의 고온 현상은 낮의 불편에 그치지 않고 밤의 생활과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시문에는 ‘높은 기온’, ‘열’, ‘열기’, ‘높은 온도’, ‘더위’, ‘고온 현상’이라는 표현이 차례로 등장한다. 낱말의 모습은 서로 다르지만 모두 여름철 도시에 열이 쌓여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첫 문장은 도시가 높은 기온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중심 내용을 제시한다. 다음 문장들은 열이 쌓이는 이유와 밤까지 이어지는 영향, 더위가 심하게 나타나는 지역을 설명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도시의 열을 줄일 방법과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까지 제시한다. 반복되는 표현을 따라가면 문단의 주제가 중간에 다른 내용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같은 현상을 여러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열’과 관련된 표현들이 문장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주는 역할을 한다.

반복되는 핵심어는 반드시 완전히 같은 낱말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독서’, ‘책 읽기’, ‘읽는 활동’은 서로 다른 표현이지만 같은 활동을 가리킬 수 있다. ‘청소년’, ‘중고등학생’, ‘이 연령대의 학생들’도 문맥에 따라 같은 대상을 이어 갈 수 있다. 반대로 같은 낱말이 반복되더라도 문장마다 다른 뜻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가리키는 대상을 확인해야 한다. 핵심어를 찾을 때에는 단어가 몇 번 나왔는지만 세지 말고 그 표현들이 같은 대상과 현상을 이어 가는지 살펴봐야 한다. 여러 문장에서 공통으로 다루는 대상을 하나의 말로 묶어 보면 문단의 중심 주제도 쉽게 정리할 수 있다. 반복되는 핵심어는 연결어가 없어도 글의 흐름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2)앞 문장을 설명하는 뒤 문장

뒤 문장은 앞에서 제시한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첫 문장에서 넓거나 추상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다음 문장에서 실제 모습과 사례를 보여 주는 방식이다. 낯선 개념이 먼저 나온 뒤 쉬운 말이나 행동으로 그 뜻을 풀어 주기도 한다. 이런 경우 앞뒤 문장이 서로 다른 주제를 각각 말하는 것은 아니다. 뒤 문장은 앞 문장의 어떤 부분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자세하게 보여 준다. 두 문장을 연결하려면 ‘뒤 문장은 앞의 어떤 내용을 설명하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디지털 기술은 사람들의 소비 방식을 바꾸고 있다. 사람들은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여러 상품의 가격과 특징을 비교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고르면 그 자리에서 주문하고 원하는 장소로 배송받을 수도 있다. 다른 구매자가 남긴 평가를 읽으며 상품의 장점과 단점을 미리 확인하기도 한다.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은 일정한 날짜마다 자동으로 주문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로 상품을 찾고 구매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줄어들었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매장 안에서만 상품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활용해 구매를 결정한다.”

첫 문장은 디지털 기술이 소비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넓은 내용을 제시한다. 그러나 첫 문장만으로는 소비 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기 어렵다. 두 번째 문장부터는 상품 비교, 온라인 주문, 배송, 구매 평가 확인, 자동 주문과 같은 실제 행동이 차례로 제시된다. 이 문장들은 각각 새로운 주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첫 문장의 ‘소비 방식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여섯 번째 문장은 앞의 사례를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줄어든 변화로 묶어 준다. 마지막 문장은 소비자가 디지털 정보를 활용하여 구매를 결정한다는 내용으로 문단을 정리한다. 넓은 진술 뒤에 구체적인 행동이 이어지는 구조를 파악하면 여러 문장이 하나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앞 문장을 설명하는 방식은 사례를 제시하는 것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학습에는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라는 문장 뒤에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가 이어진다면 뒤 문장은 ‘자기 점검’의 뜻을 쉽게 풀어 준다. ‘지역 사회의 돌봄 기능이 약해졌다’라는 말 뒤에 혼자 생활하는 노인이 도움을 받기 어려운 사례가 나온다면 추상적인 변화를 실제 상황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이때 뒤 문장을 별개의 중심 주장으로 이해하면 문단의 내용이 불필요하게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먼저 넓은 내용을 제시한 문장을 찾고 뒤의 문장들이 그중 어느 부분을 구체화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이나 ‘예를 들면’을 문장 사이에 넣었을 때 자연스러운지도 확인할 수 있다. 앞의 넓은 설명과 뒤의 구체적인 내용을 함께 읽으면 글쓴이가 전달하려는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3)지시어가 가리키는 내용

‘이것’, ‘그것’, ‘이러한’, ‘그런’, ‘이와 같은’처럼 앞에 나온 내용을 다시 가리키는 말을 지시어라고 한다. 지시어는 같은 낱말과 문장을 반복하지 않으면서 글을 자연스럽게 이어 주는 역할을 한다. 지시어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놓치면 뒤 문장의 의미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다. 지시 대상은 바로 앞에 나온 낱말 하나일 수도 있다. 여러 문장에 걸쳐 설명된 행동이나 변화, 상황 전체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시어와 가장 가까이 있는 낱말만 보고 가리키는 대상을 정해서는 안 된다.

“한 회사는 직원들이 일주일에 이틀씩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었다. 직원들은 출퇴근에 쓰던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되었고 거주지와 관계없이 회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 팀원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일하면서 업무 자료를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일도 많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회사의 업무 방식에도 영향을 주었다. 관리자는 직원이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정해진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회의 일정과 자료를 미리 공유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회사는 원격근무를 확대하려면 업무 과정과 평가 기준을 함께 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네 번째 문장의 ‘이러한 변화’는 바로 앞에 나온 ‘업무 자료’라는 낱말 하나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직원이 집에서 근무하게 된 일, 출퇴근 시간이 줄어든 일, 서로 다른 장소에서 회의에 참여하고 자료를 공유하게 된 상황을 함께 가리킨다. 이러한 근무 방식의 변화가 업무 평가와 회의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뜻이다. 만약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자료 공유의 증가로만 이해하면 뒤 문장과의 연결이 좁아진다. 직원의 위치보다 업무 수행 결과를 중심으로 평가하게 된 것은 원격근무라는 전체 상황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시어가 앞 문장 하나를 받는지 여러 문장의 내용을 함께 받는지 살펴봐야 한다. 지시 대상을 정확히 찾으면 문단이 원격근무의 도입에서 업무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는 흐름도 분명하게 보인다.

지시어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확인하려면 그 자리에 앞의 내용을 직접 넣어 볼 수 있다. 제시문의 ‘이러한 변화’를 ‘직원들이 여러 장소에서 근무하며 온라인으로 협업하게 된 변화’로 바꾸어도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반면 ‘업무 자료’만 넣어 ‘업무 자료는 회사의 업무 방식에도 영향을 주었다’라고 하면 원문의 의미를 충분히 담지 못한다. ‘이에 따라’와 같은 표현에서도 ‘이’는 앞에 나온 명사 하나가 아니라 앞 문장의 상황 전체를 받는 경우가 많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돌봄 서비스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에서 지시되는 내용은 고령 인구의 증가라는 변화이다. 지시어를 만났을 때에는 가장 가까운 낱말만 찾지 말고 뒤 문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지시어가 가리키는 내용을 정확하게 복원하면 문장 사이에 생략된 반복도 채울 수 있다.

4)생략된 연결 관계 알아보기

글쓴이는 모든 문장 사이에 연결어를 넣지 않는다. 앞뒤의 내용만으로 관계가 충분히 드러난다고 판단하면 연결 표현을 생략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독자는 두 문장의 의미를 비교하여 어떤 관계인지 파악해야 한다. 마음속으로 ‘그리고’, ‘하지만’, ‘그래서’, ‘예를 들어’와 같은 말을 넣어 보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어떤 연결어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이유만으로 원문에 없는 관계까지 확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두 사건 사이에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새로 만들어 낼 때에는 주변의 근거가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시에서 새로 만든 공공시설 예약 앱은 원하는 시설과 시간을 한 화면에서 찾을 수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처음 가입할 때 필요한 본인 확인 절차는 다소 복잡하다. 앱이 공개된 첫 달에 가입자 수는 빠르게 늘었다. 고객센터에 접수된 이용 문의도 이전보다 증가했다. 문의 내용 가운데에는 본인 확인과 예약 취소 방법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시에서는 가입 절차를 줄이고 자주 묻는 질문을 첫 화면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사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지점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첫 문장은 앱이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을 제시하고 두 번째 문장은 가입 절차가 복잡하다는 한계를 보여 준다. 두 문장 사이에 연결어는 없지만 ‘하지만’을 넣으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장점과 한계라는 서로 다른 방향의 평가가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세 번째 문장의 가입자 증가와 네 번째 문장의 문의 증가는 시간상 함께 나타난 변화이다. 가입자가 많아지면서 문의도 늘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두 문장만으로 가입자 증가가 문의 증가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다섯 번째 문장에 본인 확인과 예약 취소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복잡한 이용 절차와 문의 증가의 관련성을 어느 정도 생각할 수 있다. 문장 사이의 관계는 한 쌍의 문장만이 아니라 주변 내용까지 함께 살펴볼 때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생략된 연결 관계를 찾을 때에는 우선 앞뒤 문장이 같은 방향인지 다른 방향인지 비교하는 것이 좋다. 같은 대상의 특징을 계속 제시하면 ‘그리고’나 ‘또한’의 관계일 수 있고, 평가 방향이 달라지면 ‘하지만’의 관계일 수 있다. 앞 문장이 상황을 제시하고 뒤 문장이 그에 따른 변화나 판단을 보여 주면 ‘그래서’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넣을 수 있다는 사실과 그 관계가 원문에서 확실하게 확인되었다는 사실은 다르다. 특히 원인과 결과를 판단하려면 뒤의 설명이나 다른 근거가 그 연결을 뒷받침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연결어가 없을 때에는 가능한 관계를 생각하되 글이 실제로 말한 범위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의미의 흐름을 찾으면서도 독자가 임의로 만든 연결과 원문에서 확인되는 연결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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