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002. 주요 영역: 돌봄·상담·복지행정

Chapter 01. 사회서비스의 개념과 디지털 전환의 이해

2. 주요 영역: 돌봄·상담·복지행정

1) 돌봄서비스의 개념과 변화 양상

돌봄서비스는 질병, 장애, 노화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개인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적 사회체계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돌봄을 모든 사람이 생애 전 과정에서 존엄을 유지하며 자율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적인 사회적 기능으로 규정하며, 단순한 의료적 지원을 넘어 사회적 관계 형성과 사회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WHO, 2024c). 이러한 정의는 돌봄이 보호나 시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권리와 존엄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임을 분명히 한다.

현대의 돌봄서비스는 전통적인 시설 중심의 요양 모델에서 벗어나, 자립지원과 사회적 포용을 핵심 가치로 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 일본, 유럽 국가들에서는 ‘지역사회 통합돌봄(Community-based Integrated Care)’이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18년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로드맵」을 계기로 의료·요양·주거·복지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지역 기반 통합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켰으며, 이는 돌봄의 개념을 ‘시설 중심의 보호’에서 ‘지역사회 중심의 자립지원’으로 전환한 중요한 제도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유애정·박현경, 2022).

이와 함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지능정보기술의 발전은 돌봄서비스의 제공 방식에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AI 스피커, 돌봄 로봇, 웨어러블 센서 등을 활용한 서비스는 고령자와 장애인의 안 전관리, 응급 상황 대응, 건강 상태 모니터링, 정서적 교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돌봄 공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기반 돌봄은 돌봄 인력의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보다 지속가능한 돌 봄체계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김용진·최성은, 2024).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중국 타이위안의 스마트 돌봄 플랫폼은 지방정부가 복지체계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여 개인의 욕구와 상태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이용자의 만족도와 삶의 질을 동시에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ADBI, 2024). 한국 역시 ‘AI 말벗 서비스’, ‘AI 케어콜’, ‘스마트 돌봄타운’ 등 기술 기반 돌봄 체계를 도입하여 돌봄 대상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고령화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스마트 케어 개념을 발전시 키며, 돌봄 인프라의 지속가능성, 돌봄노동의 디지털 전환, 서비스 간 상호운용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통합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개인별 건강·복지 데이터를 연계·관리함으로써 서비스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Eurofound, 2023).

이러한 변화는 기술 중심의 혁신 그 자체를 목표로 하기보다,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연대를 유지·강화하는 방향으로 돌봄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돌봄서비스는 기술과 인간적 관계의 조화를 통해 효율성과 공감의 균형을 실현하는 통합적 복지체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초고령사회에서 포용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복지국가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 상담·심리지원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상담·심리지원서비스는 복지대상자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회복을 지원하는 핵심 영역으로, 최근 인공지능(AI)과 자연어처리(NLP) 기술의 발전에 따라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상담서비스의 접근성과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이용자의 특성과 정서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한 맞춤형 심리지원체계 구축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상담서비스의 도입은 복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상담 인력 부족과 대기시간 증가 등 구조적 한계에 대한 실질적 대응에서 출발하였다. 실제로 인공지능 복지봇을 초기 상담 단계에 적용한 사례에서는 상담 소요 시간이 단축되고 응대의 일관성이 확보되는 한편, 축적된 상담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연계와 복지 사각지대 발굴 가능성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자동화 기반 상담체계는 이용자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현장 상담 인력이 보다 전문적인 개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조적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다만 상담·심리지원 영역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기술적 효율성만으로 평가될 수 없으며, 인간 중심적 접근과 윤리적 고려가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국제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세계보건기구는 정신건강 및 상담 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할 경우 치료 효 과뿐 아니라 이용자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인공지능은 인간의 판단과 결정을 대체하기보다 이를 보조하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 중심적 인공지능(people-centered AI)’ 개념을 통해 국제적 기준으로 논의되고 있다(WHO, 2024a).

또한 인공지능은 감정 인식과 정보 분석을 통해 상담의 정확성과 대응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으나, 상담 과정이 과도하게 자동화될 경우 인간적 상호작용과 윤리적 책임이 약화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정보 분석과 지원 기능을 수행하되, 최종적인 판단과 개입에는 전문가가 반드시 참여하는 ‘휴먼 인 더 루프 (human-in-the-loop)’ 접근이 중요한 운영 원칙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기술의 효율성을 활용하면서도 상담의 본질인 관계 형성과 맥락적 이해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준으로 평가된다(EASPD, 2025).

국내에서도 자연어처리 기반 감정 분석과 대화 자동화 기술이 확산되면서, 상담자의 주관적 판단을 보완하고 이용자의 정서 변화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상담체계가 점차 구축되고 있다. 최근의 인공지능 상담 플랫폼은 발화의 내용뿐 아니라 맥락과 감정 흐름을 분석함으로써, 상담 과정에서의 공감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상담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심화될 수록 인공지능 윤리와 신뢰성 확보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상담·심리지원서비스는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루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개인정보 보호, 의사결정의 투명성, 설명가능성은 서비스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이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설계와 운영 전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종합하면 상담·심리지원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술적 효율성과 인간적 공감의 균형을 모색하는 복합적 혁신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기술이 상담자의 전문적 판단을 보완하고 이용자에게 보다 신속하고 정밀한 지원을 제공할 때, 디지털 상담체계는 사회서비스 전반의 질적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3) 복지행정서비스의 역할과 정보화

복지행정서비스는 국민의 사회적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복지정책의 실행력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행정 기반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행정 절차의 효율성과 서비스 접근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행정 수요가 급증하면서, 복지행정의 정보화는 단순한 전산화를 넘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예측 행정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의 90% 이상이 온라인 행정포털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회보장·보건·복지 분야에서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행정 지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복지서비스의 신속성, 투명성, 그리고 부처 간 연계성을 강화함으로써 행정 전반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국민이 보다 쉽고 안정적으로 공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핵심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UN, 2022).

유럽의 복지행정 정보화는 통합적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과 인공지능 기반 예측 행정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다수의 국가에서 지방정부 차원의 AI 기반 사례관리 시스템이 도입되어 돌봄 수요를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개인의 특성과 상황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행정 대응의 신속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서비스 제공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보인다(European Social Network, 2025). 이는 복지행정이 사후적 문제 해결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개입하는 예방적·선제적 행정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역시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어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고도화해 왔다. 기존 ‘행복e음’ 시스템을 전면 개편 한 이 행정체계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여 수요자 중심의 ‘찾아가는 복지행정’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신청주의 행정의 한계를 넘어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복지 사각지대의 선제적 발굴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사회서비스 전달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제고하는 정책적 전환을 이루었다(한국사회보장정보원, 2023a).

아울러 데이터 표준화와 통합 관리체계의 구축은 정책결정의 과학화를 가능하게 하여 중복 행정을 줄이고 복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복지행정의 정보화는 기술 혁신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이용자 중심 행정과 포용적 접근성 확보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AI·IoT 기반 건강관리 사업과 같이 취약계층의 생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지역 보건기관과 중앙 시스템을 연계하는 구조는 복지행정의 새로운 운영 모델을 제시한다.

결국 복지행정서비스는 단순한 행정 집행 기능을 넘어 데이터 기반·예측형·참여형 행정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화는 국민이 체감하는 복지정책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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