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안에 핵심을 말하는 법 048. 감정이 높아지면 말의 구조도 흔들린다

제8장 감정을 다루고 갈등을 풀어가는 대화

사람의 말은 감정과 떨어져 있지 않다. 같은 말을 들어도 마음이 안정되어 있을 때와 화가 나거나 불안할 때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불안한 사람은 단순한 확인 질문도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고, 화가 난 사람은 상대의 설명을 변명으로 들을 수 있다. 그래서 감정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평소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대화가 길어지고 복잡해진다. 현재 원고에서도 제8장은 이러한 감정의 영향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갈등이 생기면 사람들은 자신이 왜 옳은지를 설명하는 데 집중하기 쉽다.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신이 얼마나 불편했는지를 계속 말한다. 그러나 서로가 자신의 입장만 반복하면 사실관계가 더 분명해지기보다 감정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도, 상대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다. 감정을 인정하되 사실과 요구를 구분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의 범위를 좁힌 뒤 다음 행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의 장에서는 의견이 다를 때 서로의 판단 기준을 확인하고 대안을 만드는 방법과, 자신의 제안을 상대의 선택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현실의 갈등은 논리와 대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이미 화가 나 있거나 실망했고, 자신의 말을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해결책보다 먼저 감정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장에서는 감정이 높아졌을 때 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자신의 감정을 비난하지 않고 표현하는 방법,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사실과 책임을 구분하는 방법을 다룬다. 이어서 여러 불만 가운데 실제로 충돌하고 있는 문제를 찾고, 대화의 범위를 좁혀 실행 가능한 합의를 만드는 방법을 살펴본다. 마지막에는 모든 갈등을 타협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사과가 필요한 상황과 명확한 경계가 필요한 상황을 구분한다.

1. 감정이 높아지면 말의 구조도 흔들린다

감정이 높아진 상태에서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의 범위가 넓어진다. 현재 일어난 문제뿐 아니라 이전에 비슷하게 불편했던 일, 상대에 대해 가지고 있던 평가, 앞으로 생길 수 있는 걱정까지 한꺼번에 떠오른다. 그래서 원래 하나였던 문제가 여러 문제로 확대되기 쉽다. 대화가 길어지는 이유도 단순히 할 말이 많아서가 아니라 지금의 문제와 과거의 감정이 한꺼번에 말 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동료가 약속한 자료를 제때 보내지 않았다고 해보자. 처음 문제는 ‘자료 제출이 하루 늦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가 난 상태에서는 “지난번에도 그랬고, 원래 책임감이 없고, 항상 내가 뒤처리를 해야 한다.”라는 생각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말하면 상대는 현재의 지연 문제보다 자신의 성격이 공격받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면 자료가 왜 늦었는지를 설명하기보다 “제가 언제 항상 그랬습니까?”라고 반박하게 된다.

감정이 높을수록 표현도 커진다. ‘항상’, ‘한 번도’, ‘전혀’, ‘절대로’ 같은 단어가 쉽게 등장한다. “당신은 내 말을 전혀 듣지 않는다.”, “항상 자기 마음대로 결정한다.”, “한 번도 약속을 지킨 적이 없다.”는 문장은 현재의 불편함을 강하게 보여주지만 실제 사실보다 범위를 크게 만들 수 있다. 상대는 한두 개의 사례를 떠올려 반박할 수 있고 대화는 원래 문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렇다고 감정을 느끼지 않는 척할 필요는 없다. 화가 났는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면 감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표현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지나치게 냉소적으로 말하거나 짧게 끊어 말하면서 상대를 압박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행동 사이에 한 번의 정리 과정을 두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 높아졌다고 느껴지면 바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 “자료가 늦어서 화가 났다.”보다 “자료가 늦었다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해 내 일정까지 바뀐 것이 가장 불편하다.”라고 정리하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선명해진다. 이제 상대에게 필요한 요청도 “책임감 있게 하라”가 아니라 “일정을 지키기 어렵다면 하루 전에 알려달라”로 바뀔 수 있다.

대화를 잠시 멈추는 것도 필요한 경우가 있다. 말이 격해져 같은 주장을 반복하거나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없는 상태라면 계속 이야기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은 서로 감정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오늘 오후에 다시 이야기해서 일정 문제부터 정리하겠습니다.”라고 대화의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기 위한 선택이다.

감정을 다루는 첫 단계는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다.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고 그 감정을 만든 실제 상황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이 구분이 되면 감정은 대화를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무엇이 중요했는지를 알려주는 정보가 될 수 있다.

3분 안에 핵심을 말하는 법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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