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안에 핵심을 말하는 법 050.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되 사실과 책임까지 넘겨주지는 않는다

제8장 감정을 다루고 갈등을 풀어가는 대화

3.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되 사실과 책임까지 넘겨주지는 않는다

상대가 화가 나 있거나 실망했다고 말하면 두 가지 극단적인 반응이 나오기 쉽다. 하나는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데 집중해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려다가 상대의 해석과 요구까지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감정을 인정하는 것과 상대가 말한 모든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다르다.

고객이 “세 번이나 연락했는데 아무도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았습니다. 정말 무책임한 것 아닙니까?”라고 말한다고 해보자. 담당자가 “기록을 보면 두 번 연락하셨습니다.”라고 바로 정정하면 사실은 정확할 수 있지만 고객이 왜 화가 났는지는 다루지 못한다. 반대로 “저희가 모두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하면 아직 확인하지 않은 책임까지 인정할 수 있다. 다음처럼 반응할 수 있다.

여러 번 연락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많이 답답하셨던 것으로 이해합니다. 우선 지금까지의 접수와 처리 기록을 확인해서 어디에서 지연됐는지 확인하겠습니다.

상대의 답답함은 인정했지만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아직 판단하지 않았다. 감정과 사실 확인의 순서를 나눈 것이다.

조직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동료가 “저만 계속 어려운 일을 맡는 것 같아서 불공평합니다.”라고 말한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업무량은 비슷합니다.”라고 바로 반박하기보다 어떤 점에서 불공평하다고 느끼는지 들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난도가 높은 업무가 연속해서 배정되어 부담이 컸던 것 같습니다. 실제 업무 배분과 소요시간을 같이 확인해보죠.”라고 말하면 감정과 자료를 함께 다룰 수 있다.

상대가 화를 냈다고 해서 모욕적인 표현이나 위협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정은 인정할 수 있지만 대화 방식에는 경계를 둘 수 있다. “현재 상황 때문에 화가 나신 것은 이해합니다. 다만 욕설이 계속되면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차분히 확인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감정의 인정과 행동의 허용은 다른 문제이다.

상대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없는 상황도 있다. 처리 규정상 오늘 완료가 불가능한데 고객이 “지금 당장 처리해주세요.”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때 “많이 급하신 상황인 것은 이해합니다. 다만 오늘 바로 완료하는 것은 현재 절차상 어렵습니다. 대신 오늘 안에 서류 확인을 끝내고 내일 오전까지 예상 완료일을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가능한 범위를 분명하게 제시한 것이다.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는 표현은 화려할 필요가 없다. “그 상황이라면 답답하셨을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일정과 달라져 당황하신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느끼신 것 같습니다.” 정도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공감 표현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 실제 문제를 정확하게 다루는 것이다.

좋은 감정 대응은 상대에게 무조건 맞춰주는 것이 아니다. 감정은 감정대로 인정하고, 사실은 사실대로 확인하며, 책임과 해결 방법은 별도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대화가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3분 안에 핵심을 말하는 법 표지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