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029. 노인 돌봄의 의미

제5장 노인 돌봄서비스와 장기요양체계

1. 노인 돌봄의 의미

노인 돌봄은 노화와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는 생활의 변화를 지원하면서 노인이 존엄성과 자기결정권을 유지하도록 돕는 사회적 실천이다. 돌봄은 신체적인 도움에 그치지 않고 건강 관리와 정서적 지원, 관계 유지, 안전, 사회 참여를 포함한다. 노인의 기능과 생활 환경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연령만으로 돌봄의 필요를 판단하거나 모든 노인을 의존적인 존재로 보아서는 안 되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면서 현재의 능력을 활용하고 자신의 일상을 선택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1) 노인 돌봄의 개념

돌봄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삶을 유지하고 회복하며 가능한 한 좋은 상태로 이어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살피고 책임 있게 대응하는 활동이다. 여기에는 음식을 준비하고 몸을 씻는 직접적인 지원뿐 아니라 위험을 예방하고 관계와 생활 환경을 조정하는 일도 포함된다. 돌봄은 제공자가 일방적으로 베푸는 행위가 아니라 돌봄을 받는 사람의 반응을 살피고 지원 방법을 조정하는 상호적인 과정이다. 돌봄 윤리는 돌봄을 사적인 감정이나 여성의 가족 역할로만 보지 않고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도덕적·정치적 실천으로 확대하였다(Tronto, 1993). 따라서 노인 돌봄은 가족의 선의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 기관, 전문 인력이 책임을 나누어야 하는 사회적 과제이다. 노인 돌봄의 대상은 수동적으로 보호받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 경험과 가치, 선호를 지닌 권리의 주체이다. 돌봄 제공자는 무엇을 대신할지 먼저 결정하지 말고 노인이 어떤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어떤 도움을 원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족의 비공식 돌봄과 전문적인 재가·시설 서비스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므로 한쪽의 부족을 다른 쪽의 희생으로 메워서는 안 된다. 좋은 돌봄은 신체적 안전뿐 아니라 사생활과 친밀한 관계, 익숙한 습관,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며, 제공한 업무량보다 노인의 삶의 질과 선택권, 기능, 관계, 돌봄 제공자의 지속 가능한 노동 조건을 함께 고려하여 평가해야 한다.

2) 노화와 돌봄 욕구

노화는 신체 기능과 감각, 인지, 정서, 사회적 관계에서 변화가 나타나는 생애과정이지만 변화의 시기와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연령의 노인도 질병과 생활 습관, 소득, 주거 환경, 관계망에 따라 건강 상태와 일상생활 능력이 크게 다를 수 있다. 돌봄의 필요는 진단명이나 나이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능력과 생활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나타난다. 건강한 노화의 관점은 질병이 없는 상태보다 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적 능력을 키우고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다(WHO, 2015). 따라서 노화로 기능이 달라지더라도 환경을 조정하고 보조기기와 인적 지원을 제공하면 활동과 사회 참여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 노인의 돌봄 필요는 목욕과 식사 같은 기본적인 일상생활뿐 아니라 장보기와 금전 관리, 복약, 이동, 사회적 관계 유지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만성질환의 악화와 낙상, 입원, 배우자의 사망, 돌봄자의 부재는 이전에 없던 지원 필요를 갑자기 발생시킬 수 있다. 반대로 치료와 재활, 주거 개선, 적절한 돌봄을 통해 기능이 회복되거나 필요한 지원의 정도가 줄어들 수도 있다. 필요를 평가할 때는 할 수 없는 일만 기록하지 말고 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활동과 남아 있는 능력, 주변 자원, 위험 요인을 함께 확인하며, 생활이 달라지면 돌봄 계획도 신속하게 조정해야 한다.

3) 존엄한 노후와 돌봄권

존엄한 노후는 나이와 건강 상태에 관계없이 한 사람으로 존중받고 자신의 생활에 관한 결정에 참여하며 필요한 돌봄을 차별 없이 받는 상태이다. 돌봄권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적절하고 질 높은 지원을 받을 권리와 돌봄 과정에서 자유와 사생활, 인격을 보호받을 권리를 포함한다. 유엔 노인원칙은 독립과 참여, 돌봄, 자아실현, 존엄을 노인 정책이 추구해야 할 서로 연결된 원칙으로 제시하였다 (UN, 1991). 이에 따라 돌봄 서비스는 빈곤과 성별, 거주 지역, 가족 유무, 인지 기능을 이유로 필요한 사람을 제외해서는 안 된다. 국가는 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적절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재정과 인력을 마련하고 서비스의 질과 인권 보호 상태를 관리해야 한다. 존엄성을 보장하는 돌봄에서는 노인의 동의 없이 신체를 접촉하거나 생활 방식을 바꾸지 말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안전을 이유로 외출과 음식, 수면, 인간관계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신체적 위험은 줄일 수 있어도 자유와 삶의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도 익숙한 의사소통 방식과 충분한 시간을 활용하여 현재의 선호와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생애 말기에는 치료와 돌봄의 목표, 통증 조절, 원하는 장소, 가족 참여에 관한 의사를 존중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며, 서비스 이용 가능성뿐 아니라 학대·방임의 예방과 고충 제기, 피해 구제, 노인의 의견이 운영에 반영되는지를 통해 돌봄권의 실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4) 자립지원 중심의 노인 돌봄

자립 지원 중심의 돌봄은 노인이 할 수 있는 활동을 대신 처리하기보다 원하는 생활 목표를 이루도록 개인의 기능과 주변 환경을 함께 지원하는 접근이다. 여기에서 자립은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필요한 도움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일상과 선택을 스스로 조절하는 상태이다. 재활·자립 지원은 식사 준비와 옷 입기, 이동, 외출처럼 노인에게 중요한 활동을 목표로 정하고 반복 연습과 보조기기, 환경 조정을 함께 활용한다. 재활·자립 지원 프로그램에 관한 여러 연구를 종합한 결과, 서비스 이용의 감소와 일부 기능의 향상 가능성이 확인되었지만 연구와 대상에 따라 결과에 차이도 있었다(Tessier et al., 2016). 따라서 자립 지원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획일적인 단기 개입이 아니라 개인별 목표와 근거에 따라 적용하고 결과를 점검해야 한다. 돌봄 제공자는 노인이 동작을 시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고 필요한 부분에만 단계적으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손잡이 설치와 조명 개선, 보행 보조기, 식사 도구 같은 환경·기기 지원은 개인의 노력만 요구하지 않고 활동의 가능성을 높인다. 기능이 회복되지 않거나 상태가 나빠져도 자립 지원의 실패로 보지 말고 편안함과 안전, 자기결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조정해야 한다. 자립을 강조하며 필요한 돌봄을 줄이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노인에게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되며, 신체 기능뿐 아니라 자신감과 일상 선택, 사회 참여, 돌봄 부담, 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목표가 얼마나 유지되었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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