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062. 인간-로봇 상호작용

제9장 로봇기술과 돌봄로봇의 이해

3. 인간-로봇 상호작용

인간-로봇 상호작용은 사람과 로봇이 같은 작업이나 공간에서 정보와 행동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다. 이 분야는 로봇공학뿐 아니라 사람의 신체적·심리적 특성을 다루는 인간공학, 심리학, 인지과학, 디자인과 사회 과학의 관점을 결합하여 사람과 로봇의 관계를 연구한다(Goodrich & Schultz, 2007). 상호작용의 질은 로봇의 인식 정확도뿐 아니라 사람이 로봇의 기능과 한계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특히 돌봄에서는 이용자의 신체와 감정, 사생활과 일상적인 선택이 직접 관련되므로 기술적 효율성과 이용자의 경험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1) 인간-로봇 상호작용의 개념

인간-로봇 상호작용은 사람이 명령하고 로봇이 수행하는 일방적인 조작보다 넓은 개념이다. 사람은 말과 시선, 몸짓, 접촉과 위치 이동을 통해 의도와 상태를 표현하고 로봇은 센서로 이를 확인하여 필요한 행동을 선택한다. 로봇도 화면과 음성, 빛, 자세와 이동 경로를 통해 현재 상태와 다음 동작을 사람에게 알린다. 사람은 로봇의 반응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조정하고 로봇도 새롭게 들어온 정보에 따라 동작 계획을 수정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에는 한 사람과 한 로봇의 관계뿐 아니라 여러 이용자와 돌봄 종사자, 가족과 여러 대의 로봇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도 포함된다. 돌봄 현장에서는 로봇이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는지뿐 아니라 이용자가 존중받고 자신의 생활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했다고 느끼는지도 살펴야 한다. 로봇이 약이나 일정을 정확히 알려 주더라도 이용자의 거부 의사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계속 재촉하면 지원이 아니라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 종사자는 로봇이 수집한 정보와 제안을 해석할 때 이용자의 말과 표정, 생활 상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사람과 로봇이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지시와 상태 정보를 주고받고 로봇이 이용자의 선호와 행동에 안전하게 맞추어 작동하도록 하여, 사람이 기술에 일방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의 기능과 사용 환경을 이용자의 능력과 선택에 맞추어야 한다(NIST, 2018).

2) 음성·표정·동작 인식

음성 인식은 사람이 말한 소리를 문자나 명령으로 바꾸고, 자연어 처리와 대화 관리 기능은 말의 의미와 앞뒤 대화 내용을 파악한다. 표정 인식은 얼굴의 모습과 변화를 분석하여 감정이나 반응을 추정하고, 동작 인식은 손짓과 고개 움직임, 자세와 걸음걸이 등의 시각적 신호를 구분한다. 사람은 대화할 때 말과 표정, 시선과 몸짓을 함께 사용하므로 로봇도 여러 신호를 함께 분석하면 하나의 신호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뜻을 보완할 수 있다. 음성과 영상, 접촉 정보를 함께 활용하면 사람의 의도와 상태를 자연스럽게 파악하고 주변 환경이 달라져도 안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Su et al., 2023). 다만 로봇은 인식 결과를 곧바로 사실로 판단하지 말고 확실하지 않을 때에는 이용자에게 다시 묻거나 다른 신호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음성은 억양과 방언, 발음, 언어장애와 주변 소음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고 표정과 몸짓의 의미도 개인과 문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얼굴 표정으로 감정을 자동 분류하는 기술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바탕으로 마음 상태를 추정하므로 슬픔과 통증, 불안처럼 복잡한 경험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Spezialetti et al., 2020). 돌봄로봇이 무표정을 무관심으로, 느린 말을 인지 저하로, 일반적이지 않은 움직임을 위험 행동으로 잘못 해석하면 이용자를 부당하게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연령과 장애,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인식 성능과 집단별 오류를 확인하고, 음성이나 얼굴 촬영을 원하지 않는 이용자에게는 버튼과 문자, 보완대체의사소통 등의 다른 이용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3) 촉각과 물리적 상호작용

촉각 상호작용은 사람이나 로봇이 접촉한 위치와 압력, 힘, 표면의 느낌과 온도 등을 감지하고 그에 맞게 반응하는 과정이다. 물리적 인간-로봇 상호작용은 로봇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는 데 그치지 않고 이동 지원, 사람을 들어 옮기는 일, 재활훈련과 물건 전달처럼 힘과 움직임을 직접 주고받는 상황을 포함한다. 로봇은 힘과 접촉을 측정하는 센서를 이용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부드러운 구조와 사람의 움직임에 맞추어 힘을 조절하는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가벼운 로봇 구조, 힘 조절, 충돌 감지와 사람의 움직임을 고려한 이동 경로 설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Haddadin & Croft, 2016). 신체 접촉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로봇이 목표 위치에 정확히 도달하는지뿐 아니라 접촉하는 힘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계속 확인해야 한다. 돌봄에서 접촉은 신체를 지지하는 기능뿐 아니라 안정감과 친밀감, 개인의 경계와 관련된 사회적 의미도 가진다. 로봇이 손을 잡거나 쓰다듬는 행동은 일부 이용자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지만 다른 이용자에게는 낯설거나 불쾌한 침범으로 느껴질 수 있다. 로봇이 먼저 접촉하는 행동은 상황에 따라 이용자의 긴장과 친밀감에 서로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Willemse et al., 2018). 따라서 신체 접촉이 필요한 작업마다 이용자의 동의를 받고 언제든 거부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하며, 접촉 부위와 힘을 개인별로 조절하고 돌봄 종사자가 피부 손상과 통증, 관절의 움직임 제한과 골절 위험 등의 신체 상태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4) 사회적 상호작용

사회적 상호작용은 로봇이 사람의 말과 표정, 몸짓 등의 신호에 반응하고 사회적 상황에 맞게 대화와 행동을 조절하는 과정이다. 사회적 로봇은 눈을 마주치는 듯한 행동, 대화 순서 지키기, 인사와 이름 부르기, 감정 표현 등의 신호를 사용하여 사람과 함께 있는 존재라는 인상을 준다. 사람은 로봇에 실제 감정이나 의식이 없더라도 외형과 움직임, 반응의 적절성에 따라 로봇에 의도와 성격이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사회적 로봇을 설계할 때에는 로봇의 대화와 행동 능력뿐 아니라 이용자의 특성,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상황과 로봇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Dautenhahn, 2007). 로봇의 사회적 표현은 사람과 똑같이 보이게 만드는 것보다 이용자가 로봇의 기능과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일관되고 분명하게 설계해야 한다. 돌봄 분야의 사회적 로봇은 대화와 활동 권유, 인지 자극, 교육과 원격 소통을 지원하여 고립감을 줄이고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가 로봇을 친구나 돌봄 제공자로 받아들이는 성향을 이용하여 로봇이 실제보다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처럼 오해하게 해서는 안 된다. 로봇이 친근한 말과 행동으로 개인정보 제공이나 특정 행동을 유도하면 이용자가 그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상호작용은 인간관계를 대신하거나 이용자의 순응을 이끌어 내는 데 목적을 두지 말고 가족과 또래, 지역사회 및 돌봄 종사자와의 관계를 촉진하도록 활용하며, 대화량이나 사용 시간뿐 아니라 이용자의 자발적인 참여, 정서적 영향, 사람과의 접촉 변화와 사용 중단 의사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5) 안전성과 사용성

안전성은 로봇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잘못 사용하더라도 신체적·심리적 피해 위험을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특성이다. 돌봄로봇의 주요 위험에는 충돌, 끼임, 낙상, 과도한 힘, 배터리 화재, 잘못된 안내, 개인정보 노출, 놀람과 불안 등이 있다. 개인돌봄로봇에 관한 국제표준은 이동을 돕는 로봇, 신체활동을 지원하는 로봇, 사람이 탑승하는 로봇을 대상으로 안전한 설계, 보호조치와 사용정보에 관한 요구사항을 제시한다(ISO, 2014). 위험관리는 설계 단계에서 위험요인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험, 설치, 교육, 일상 점검, 사고 보고, 유지보수와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이용자의 신체 기능과 판단 능력이 다양하다는 이유로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지 말고 환경과 기술에서 발생하는 위험요인을 먼저 줄여야 한다. 사용성은 이용자가 주어진 환경에서 원하는 목표를 효과적이고 편리하게 달성하며 만족스럽게 로봇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기능이 많고 성능이 뛰 어난 로봇도 조작법을 기억하기 어렵거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쉽게 해결할 수 없다면 돌봄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기 어렵다. 안전성과 사용성은 서로 분리된 기준이 아니므로 복잡한 경고, 찾기 어려운 정지 버튼과 잦은 잘못된 경보는 이용자가 안전 기능을 무시하거나 기기 사용을 포기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평가는 작업 성공률과 소요 시간뿐 아니라 오류와 도움 요청, 인지적·신체적 부담, 신뢰, 불안, 만족도와 접근성을 포함해야 하며(Steinfeld et al., 2006), 돌봄 이용자와 종사자가 설계와 현장 시험에 참여하고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불편이나 위험 상황도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

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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