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063. 돌봄로봇의 개념과 분류

제9장 로봇기술과 돌봄로봇의 이해

4. 돌봄로봇의 개념과 분류

돌봄로봇은 일상생활, 신체활동, 정서적 교류, 안전 확인, 재활과 치료 과정에서 돌봄 이용자와 제공자를 지원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돌봄로봇은 서비스로봇, 보조로봇, 의료로봇의 일부 영역과 겹치므로 외형이나 특정 기술만으로 구분하기보다 주된 기능, 사람과의 접촉 방식, 사용 장소, 이용자와 운영자, 자율성의 수준과 규제 목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돌봄로봇의 목적은 이용자가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전, 활동, 사회 참여와 자기결정을 지원하며 돌봄 종사자가 지속 가능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돕는 데 있다.

1) 돌봄로봇의 정의

돌봄로봇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일상생활과 건강관리를 직접 지원하거나 돌봄 제공자의 업무를 돕는 물리적 장치이다. 국제표준에서 개인돌봄로봇은 연령이나 능력과 관계없이 이용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을 수행하는 로봇으로, 이동형 보조로봇, 신체지원 로봇과 사람을 태워 이동하는 로봇을 포함한다(ISO, 2014). 돌봄로봇에는 이용자의 몸을 직접 움직이는 장치뿐 아니라 물품을 운반하거나 대화하고 상태를 확인하는 비접촉형 장치도 포함될 수 있다. 반면 상담 챗봇이나 복지정보 시스템처럼 소프트웨어로만 작동하고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장치가 없는 기술은 엄밀한 의미의 돌봄로봇과 구분된다. 의료적 진단과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로봇은 돌봄 기능을 수행하더라도 의료기기 규제와 임상적 책임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돌봄로봇의 성격은 제품의 명칭보다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어떤 관계 속에서 제공하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같은 이동로봇이라도 병원에서 세탁물을 운반하면 종사자의 업무를 돕는 장치이고 이용자의 보행을 안내하면 직접적인 돌봄지원 장치가 된다. 하나의 로봇이 생활지원, 안전 확인, 대화와 운동훈련을 함께 제공할 수 있으므로 기능에 따른 분류는 서로 명확히 나뉘지 않으며, 노인돌봄 로봇에 관한 연구도 일상생활 지원, 건강상태 관찰과 인간 돌봄자의 보완을 주요 기능으로 제시한다(S. H. Lee et al., 2025). 따라서 도입기관은 돌봄로봇이라는 포괄적인 명칭만 사용하지 말고 대상자, 주요 기능, 예상되는 이익과 위험, 인간 돌봄자와의 역할 분담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2) 신체지원 로봇

신체지원 로봇은 이용자의 몸이나 움직임에 직접 힘을 더하여 자세 바꾸기, 일어서기, 침대와 휠체어 사이의 이동, 보행, 식사와 위생 활동을 돕는 장치이다. 고정형 로봇팔, 이동 보조장치, 탑승형 로봇과 몸에 착용하는 로봇 등 지원 활동과 사용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활용된다. 이 로봇은 사람과 직접 힘을 주고받으므로 이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필요한 정도에 맞추어 힘을 조절해야 한다. 사람과 로봇의 안전한 신체 접촉을 위해서는 가벼운 구조, 이용자의 움직임에 부드럽게 반응하는 제어, 접촉하는 힘의 감지와 안전한 이동 경로 설정이 함께 필요하다(Haddadin & Croft, 2016). 따라서 신체지원 로봇의 성능은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보다 이용자의 자세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편안하고 예측 가능한 도움을 제공하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신체지원 로봇은 이용자가 스스로 이동하고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며 돌봄 종사자의 반복적인 들어 올리기와 근골격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로봇이 신체활동을 지나치게 대신하면 이용자가 현재 할 수 있는 움직임과 스스로 활동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먼저 수행 가능한 동작을 확인한 뒤 필요한 부분만 돕도록 지원 수준을 개인별로 조정해야 한다. 피부가 약하거나 골다공증, 관절이 굳는 증상, 통증 또는 균형장애가 있는 이용자는 작은 압력이나 자세 변화에도 다칠 위험이 크므로 전문가의 사전 평가가 필요하다. 로봇을 사용하는 동안에도 돌봄 종사자는 이용자의 표정과 통증 호소를 살피고 위급한 상황에서는 즉시 작동을 멈추거나 직접 안전하게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3) 생활지원 로봇

생활지원 로봇은 이용자의 신체에 계속 힘을 가하기보다 가정이나 시설에서 일상생활과 주변 환경의 관리를 돕는 로봇이다. 물건 가져오기, 식사나 약 전달, 청소, 세탁물 운반, 문 열기, 일정 알림과 실내 길 안내 등이 주요 기능에 포함된다. 바퀴로 움직이는 장치에 로봇팔, 수납공간과 화면을 결합하면 하나의 로봇이 물품 운반과 조작, 정보 제공을 함께 수행할 수 있다. 재가 노인돌봄 로봇도 재활, 말벗, 건강상태 확인, 위험 상황 감지와 일상적인 가사 지원 등 다양한 기능으로 발전해 왔다(Abou Allaban et al., 2020). 생활지원 로봇은 구조가 일정한 병원이나 시설의 복도보다 문턱, 좁은 통로, 카펫, 반려동물과 움직이는 가구가 있는 가정에서 더욱 세밀한 적응 능력이 필요하다. 생활지원 로봇은 반복적인 심부름을 줄이고 이용자가 다른 사람에게 매번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생활하도록 지원함으로써 독립성을 높일 수 있다. 반면 물건을 잘못 가져오거나 약과 음식의 전달 대상을 혼동하면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로봇이 수행할 활동은 이용자가 원하는 도움과 가족·돌봄 종사자의 업무 방식을 함께 확인하여 정하고, 침실과 욕실 등 사적인 공간에 출 입할 수 있는 범위도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 또한 로봇 사용을 위해 이용자의 익숙한 생활방식을 지나치게 바꾸거나 임대주택에 큰 구조 변경을 요구해서는 안 되며, 생활지원 로봇의 가치는 자동화한 활동의 수보다 이용자가 원하는 일상을 유지하며 지역사회에서 계속 살아가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4) 정서지원 로봇

정서지원 로봇은 대화, 표정, 소리, 움직임과 접촉 반응을 통해 이용자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 참여를 돕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사람이나 동물과 비슷한 모습을한 동반자형 로봇과 화면이나 음성을 중심으로 소통하는 사회적 로봇이 대표적인 형태이다. 사회적 보조로봇은 신체에 직접 힘을 가하기보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이용자가 건강, 학습과 재활에 관한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다(Feil-Seifer & Matarić, 2005). 주요 기능에는 인사와 일상 대화, 음악과 놀이,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는 회상 활동, 활동 권유와 가족과의 원격 소통 지원 등이 포함된다. 다만 이러한 로봇은 감정을 실제로 느끼는 존재가 아니라 센서로 수집한 정보와 프로그램에 따라 정서적 표현을 만들어 내는 기계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정서지원 로봇은 대화 상대와 활동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지만 외로움이나 우울을 저절로 해결한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정신건강 돌봄에 사회적 로봇을 적용한 연구에서는 다양한 활용 방법과 효과의 가능성이 보고되었으나 연구 규모, 방법과 대상이 서로 달라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Guemghar et al., 2022). 이용자가 로봇과 관계를 맺는 방식도 연령, 인지 상태, 문화, 기술 이용 경험과 동물이나 기계에 대한 선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기관은 로봇과의 대화를 인간 상담이나 또래 관계를 대신하는 값싼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고 사람과의 접촉을 촉진하는 보조수단으로 운영하며, 이용자가 로봇에 정서적으로 반응하도록 강요받지 않고 언제든 사용이나 상호작용을 끝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5) 모니터링 로봇

모니터링 로봇은 이동형 또는 고정형 센서를 이용하여 이용자의 상태와 생활 환경을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해 알림이나 기록을 제공하는 로봇이다. 영상, 음성, 거리, 온도, 움직임과 건강 관련 신호를 측정하는 센서는 낙상 의심, 장시간 움직임이 없는 상태, 위험한 장소의 접근과 주변 환경의 이상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동형 로봇은 필요한 장소로 이동하여 상황을 다시 확인하거나 이용자와 대화하고, 멀리 있는 돌봄 제공자에게 영상과 음성을 전달할 수 있다. 건강한 노화를 지원하는 로봇은 신체적·인지적·사회적 지원과 함께 건강상태와 일상 활동을 관찰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Mois et al., 2020). 다만 모니터링 로봇은 측정 결과와 알림을 제공하는 장치일 뿐 관찰된 신호의 원인이나 이용자의 욕구를 완전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모니터링은 응급상황을 조기에 발견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지원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관찰은 이용자의 집을 감시받는 공간으로 바꿀 위험이 있다. 기관은 수집하는 정보, 촬영 범위, 관찰 시간, 저장 기간, 정보를 열람하는 사람과 신고 기준을 이용자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동의를 확인해야 한다. 낙상이나 배회로 분류된 행동이 실제로는 물건을 줍거나 산책하려는 선택일 수 있으므로 경보만으로 이용자의 행동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경보가 반복되면 종사자가 알림을 무시할 수 있고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면 이용자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잘못 믿을 수 있으므로, 사생활 보호 기능과 기록 정정 절차를 마련하고 필요할 때 이용자가 사람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 재활·치료 보조 로봇

재활·치료 보조 로봇은 손상이나 질환으로 저하된 운동, 인지와 의사소통 기능을 회복·유지하거나 보완하기 위한 훈련을 지원하는 장치이다. 팔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로봇팔, 체중을 지지하면서 보행을 반복하도록 돕는 장치, 몸에 착용하는 로봇과 치료 활동을 안내하는 사회적 로봇 등이 포함된다. 재활로봇은 이용자가 움직이는 경로와 힘, 속도, 반복 횟수를 측정하고 수행 수준에 맞추어 도움이나 저항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로봇기술은 치료사가 제공하는 의미 있는 회복훈련의 양을 늘리고 더 많은 사람이 훈련에 접근하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Krebs & Volpe, 2013). 다만 치료를 직접 수행하는 의료용 로봇과 일상 기능을 지원하는 돌봄로봇의 구분은 사용 목적, 제시하는 치료 효과와 관련 규제에 따라 달라진다. 재활·치료 보조 로봇은 반복적인 훈련과 수행 정보를 제공하지만 기계가 움직임을 많이 반복하게 한다고 해서 기능 회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훈련 목표는 이용자의 질환과 회복 단계, 피로, 통증, 인지 능력과 일상에서 원하는 활동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당사자가 함께 설정해야 한다. 로봇을 활용한 재활은 치료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치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적절한 임상평가와 비교연구가 필요하다(Laut et al., 2016). 치료사는 로봇이 기록한 수치뿐 아니라 실제 동작의 질, 다른 신체 부위로 부족한 움직임을 대신하는 행동, 참여 동기와 정서적 반응을 살펴 훈련을 조정해야 한다.

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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