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스마트 돌봄과 디지털 헬스케어
4. 웨어러블 기기와 건강관리
웨어러블 기기와 건강 관리는 신체에 착용한 센서를 이용하여 일상생활 중의 생리·활동 정보를 연속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를 건강 지원에 활용하는 접근이다. 측정 장소가 병원이나 돌봄 기관에 한정되지 않으므로 일시적인 검사에서는 드러나기 어려운 생활 리듬과 장기적인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이용자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건강 행동의 목표를 세울 수 있으며, 돌봄 종사자와 보건의료인은 필요한 경우 관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기기가 제시하는 수치는 센서 신호와 알고리즘으로 계산한 추정값이므로 그 의미와 측정의 한계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웨어러블 기기의 가치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있지 않고 이용자의 목표와 상태에 필요한 정보를 안전하고 실천 가능한 건강 지원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Huhn et al., 2022).
1) 웨어러블 기기의 개념
웨어러블 기기는 손목, 손가락, 가슴, 피부, 의복 등에 착용하여 신체·활동 정보를 감지하고 저장하거나 외부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전자 기기이다. 대표적인 형태에는 스마트 워치, 활동량계, 스마트 링, 가슴띠형 심박계, 패치형 센서, 스마트 의류 등이 있다. 기기에는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광학식 심박 센서, 체온 센서, 위치 센서 등의 측정부와 데이터 처리·통신 기능이 결합된다. 일부 제품은 운동과 생활 습관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소비자용 기기이고, 일부는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 지원을 목적으로 성능을 검증받은 의료기기이다. 따라서 외형이나 측정 항목이 비슷하더라도 사용 목적, 검증 수준, 규제상 지위에 따라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Hosseini et al., 2023). 웨어러블 기기는 센서의 정확성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사용성을 갖추어야 한다. 무게, 크기, 피부 자극, 배터리 사용 시간, 충전 방식, 화면의 글자 크기, 조작 방법, 스마트폰 연동의 난이도는 장기적인 사용에 영향을 준다. 손 기능이나 시청각 능력이 제한된 이용자에게는 큰 아이콘, 음성 안내, 진동 알림, 간단한 충전 방식 등의 접근성 기능이 필요하다. 측정 목적과 자료의 활용 방법이 불분명하면 이용자는 건강 지원을 받기보다 감시받는다고 느끼거나 기기 착용을 중단할 수 있다. 기기를 선정할 때는 이용자와 돌봄 제공자가 필요한 기능, 착용 부담, 자료 활용 범위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oos et al., 2023).
2) 심박수와 활동량 측정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는 주로 피부에 빛을 비추어 혈류량의 변화를 감지하는 광용적맥파 방식으로 심박수를 추정한다.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는 신체 움직임의 방향과 강도를 측정하여 걸음 수, 활동 시간, 이동 거리, 운동 강도 등을 계산하는 데 사용된다. 안정 상태의 심박수, 활동 이후의 회복 양상, 일일 걸음 수의 변화는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을 이해하는 참고 정보가 될 수 있다. 걸음 수와 심박수는 비교적 일관되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에너지 소비량과 같은 계산값은 기기와 알고리즘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측정 항목의 정확도가 동일하다고 가정하지 않고 활용 목적에 맞는 성능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Fuller et al., 2020). 활동량 자료는 이용자가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평소보다 움직임이 줄어드는 시기를 조기에 확인하도록 도울 수 있다. 돌봄 종사자는 이용자의 걸음 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 개인의 평소 수준에서 나타난 변화와 피로, 통증, 기분, 환경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 활동 목표도 연령이나 질환명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이동 능력, 낙상 위험, 재활 계획, 이용자의 선호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심박수가 평소와 다르다는 알림이 발생하더라도 운동, 자세, 약물, 스트레스, 센서의 피부 접촉 상태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곧바로 질환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웨어러블 자료는 건강 행동을 격려하고 상담을 지원하는 정보로 활용하되, 증상이나 위험 징후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Mahloko et al., 2020).
3)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수면 추적 기능은 주로 움직임과 심박 신호를 분석하여 잠든 시각, 깨어난 시각, 총 수면 시간, 수면 중 각성, 수면 단계를 추정한다. 여러 날의 자료를 살펴 보면 취침 시간의 불규칙성, 신체 활동과 수면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용 웨어러블 기기는 뇌파, 안구 운동, 근전도 등을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와 달리 제한된 신호를 이용하여 수면 상태를 분류한다. 가 만히 누워 있는 시간을 수면으로 잘못 판단하거나 짧은 각성을 놓칠 수 있으므로 하루의 수면 점수나 특정 수면 단계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웨어러블 수면 자료는 생활 습관을 살펴보는 참고 정보로 활용하고, 지속적인 불면, 심한 코골이, 주간 졸림 등이 있으면 적절한 임상 평가를 받아야 한다(de Zambotti et al., 2019).
스트레스 추적 기능은 심박수와 심박 변이도, 피부 전도, 호흡, 체온, 움직임 등의 변화를 결합하여 신체의 긴장 상태를 추정한다. 이용자는 알림을 계기로 휴식, 호흡 훈련, 수면 조정, 활동 계획 등의 자기 관리 행동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생리적 각성은 운동, 통증, 카페인, 감염, 약물 등의 영향으로도 나타나므로 기기가 표시한 스트레스 수준을 심리 상태나 정신질환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수치 확인이 오히려 불안을 높이거나 반복적인 확인 행동을 유발하면 알림 빈도를 낮추거나 해당 기능을 중지할 수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 자료는 이용자의 주관적인 경험과 당시의 생활 상황을 함께 기록할 때 상담과 자기 이해를 지원하는 보조 정보가 된다(Ramírez et al., 2023).
4) 위치와 낙상 감지
위치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 기기는 위성 항법과 이동통신을 이용하여 현재 위치를 확인하거나 설정된 생활권을 벗어났을 때 알림을 보낼 수 있다. 긴급 호출 버튼과 양방향 통화 기능을 함께 제공하면 길을 잃거나 위험을 느낀 이용자가 직접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낙상 감지 기능은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가 측정한 급격한 충격, 자세 변화, 이후의 움직임 여부를 분석하여 낙상 가능성을 판별한다. 경보가 발생하면 먼저 이용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응답이 없거나 부상이 의심될 때 미리 정한 대상에게 알림을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사고 자체를 완전히 예방하는 장치가 아니라 사고의 발견과 도움 요청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보조 수단이다(Warrington et al., 2021). 위치 확인 기능은 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의 실종 위험을 줄이고 안전한 외부 활동을 지원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이동 기록은 이용자의 사생활과 자율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추적이 필요한 상황과 시간, 안전 구역, 위치 정보를 확인할 사람, 경보 발생 이후의 대응 방식을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인지 기능이 저하되더라도 이용자가 표현하는 외출 목적, 이동에 대한 선호, 위치 기능에 대한 반응을 가능한 범위에서 확인해야 한다. 배터리 방전, 실내 위치 오차, 통신 음영 지역, 기기 미착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위치와 낙상 감지 기능이 항상 작동한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위치 기술은 이용자의 외출을 통제하기보다 안전하게 지역사회 활동을 지속하도록 지원할 때 사람 중심 돌봄의 의미를 갖는다(Kim et al., 2024).
5) 웨어러블 데이터의 정확성
웨어러블 데이터의 정확성은 센서의 종류와 착용 위치뿐만 아니라 피부 접촉, 움직임, 체형, 보행 특성, 피부 상태, 주변 환경, 분석 알고리즘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기기라도 안정 상태와 격렬한 운동 중의 오차가 다를 수 있으며, 제조사가 소프트웨어나 알고리즘을 변경하면 이전과 같은 신호에서도 다른 결과가 산출될 수 있다. 연구에서는 걸음 수와 심박수의 성능이 비교적 양호한 경우가 많지만, 에너지 소비량과 일부 수면 지표에서는 오차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검증된 결과를 고령자, 장애인, 만성질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기기를 선택할 때는 측정하려는 항목, 이용자 특성, 실제 사용 조건이 유사한 독립적인 검증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Doherty et al., 2024). 웨어러블 수치는 한 번의 측정값보다 개인의 평소 수준과 장기간의 변화 추세를 중심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비정상적인 알림이 발생하면 기기의 착용 상태와 데이터 누락을 먼저 확인하고 이용자의 증상, 다른 측정값, 당시의 활동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 진단이나 치료 변경이 필요한 판단은 적절한 의료기기와 임상 검사, 보건의료인의 평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서비스 운영자는 원자료와 알고리즘이 계산한 값을 구분하고 알고리즘 변경, 결측값 처리, 데이터 전송 오류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용자에게도 기기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측정하는 항목과 불확실성이 큰 항목을 설명하여 수치를 맹신하거나 불필요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Evenson et al., 2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