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키우는 단계별 연습 | 제10장읽은 내용을 논술과 구술의 답으로 완성한다 | 1.좋은 답은 중심이 분명하다

1.좋은 답은 중심이 분명하다

좋은 답은 읽거나 들었을 때 무엇을 말하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답 전체를 이끄는 중심 생각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관련 지식이 많아도 핵심이 여러 내용 속에 묻히면 답의 방향을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먼저 질문에 대한 핵심 답을 정하고 나머지 내용을 그 답을 설명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이유와 자료, 사례가 여러 개이더라도 하나의 중심을 향하도록 구성하는 것이 좋다. 질문과 직접 관련되지 않는 내용은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 답의 길이를 늘리는 것보다 중심을 분명하게 유지하는 일이 먼저이다.

1)첫 문장에서 핵심 답 제시하기

짧은 논술이나 구술 답변에서는 첫 문장에 질문에 대한 핵심 답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답의 방향이 분명하면 뒤에 이어지는 이유와 근거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특히 구술에서는 듣는 사람이 앞부분을 다시 읽을 수 없으므로 핵심을 먼저 말하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첫 문장은 질문의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내린 답이나 판단을 보여 주어야 한다. 비교 질문이라면 핵심적인 공통점이나 차이를 먼저 제시할 수 있다. 평가 질문이라면 어떤 기준에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를 첫 문장에 밝힐 수 있다.

“교사는 ‘학교에서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1분 동안 답해 보라고 했다. 민수는 ‘스마트폰은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기이며 전화와 인터넷, 사진 촬영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라고 시작했다. 이어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된 시기와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앱을 설명했다. 발표가 절반쯤 지난 뒤에야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수는 ‘스마트폰은 전면 금지하기보다 학습 목적에는 활용하고 수업과 관계없는 사용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라고 시작했다. 지수는 자료 검색에 도움이 된다는 점과 불필요한 알림 확인이 집중을 방해할 가능성을 근거로 설명했다. 두 학생 모두 스마트폰에 관한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첫 문장에서 답의 방향을 보여 준 정도는 달랐다.”

민수의 첫 문장은 스마트폰의 일반적인 특징을 설명하지만 질문에 대한 입장은 보여 주지 않는다. 듣는 사람은 민수가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바로 알기 어렵다. 이후에 스마트폰의 역사와 개인적인 앱 사용 경험이 이어지면서 답의 중심은 더 늦게 드러난다. 반면 지수는 전면 금지와 제한적 활용을 구별하여 자신의 핵심 답을 첫 문장에 제시했다. 이 문장을 들으면 이후에 어떤 이유가 이어질지도 예상할 수 있다.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는 근거는 허용의 범위를 설명하고, 집중을 방해할 가능성은 제한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첫 문장에서 중심 답을 밝히면 뒤의 내용이 맡는 역할도 분명해진다.

첫 문장이 질문과 직접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은 그 문장만으로도 질문에 대한 기본 답을 알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학교에서 제한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제한 여부와 범위가 드러나야 한다. 질문을 그대로 옮겨 ‘학교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에 대해 살펴보겠다’라고 쓰는 것은 주제를 예고할 뿐 답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비교 질문에서도 ‘자료 A와 B를 비교하겠다’보다 ‘두 자료는 목표는 같지만 해결 방법에서 차이가 난다’라고 시작하는 편이 중심이 잘 드러난다. 구술에서는 핵심 답을 먼저 말한 뒤 ‘첫째’, ‘둘째’와 같은 표현으로 근거를 이어 가면 듣는 사람이 구조를 따라가기 쉽다. 논술에서도 첫 문장은 문단과 글 전체의 방향을 잡아 준다. 다만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면 첫 문장의 판단도 자료가 허용하는 수준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2)하나의 답에 하나의 중심 생각 두기

하나의 답에 여러 결론을 같은 비중으로 넣으면 무엇이 핵심인지 알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짧은 답에서는 하나의 중심 생각을 정하고 이유와 근거를 그 아래에 묶는 것이 좋다. 중심 생각이 하나라고 해서 근거도 하나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이유와 사례를 제시하더라도 모두 같은 중심 답을 설명해야 한다. 서로 다른 주장을 계속 추가하면 답이 풍부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산만해질 수 있다. 각 내용이 같은 결론을 향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질문은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방법을 제시하시오’였다. 자료에서 시민들은 긴 배차 간격과 복잡한 환승을 주요 불편으로 선택했다. 한 학생은 답안에 버스 요금을 낮추고, 지하철 노선을 늘리고,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주차 요금을 높이며, 환경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썼다. 각각 가능한 방법이었지만 어느 방법이 가장 우선적인지와 왜 필요한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다른 학생은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려면 이용자가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중심 생각을 정했다. 이어 배차 간격을 줄이고 환승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자료에 근거하여 설명했다. 두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모두 이용 불편을 줄인다는 하나의 중심 아래 묶였다.”

질문에는 ‘가장 우선적인 방법’이라는 범위가 있으므로 가능한 해결책을 많이 나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첫 번째 학생의 답에는 요금과 노선, 환경, 자동차 규제처럼 서로 다른 방향의 방법이 같은 비중으로 들어 있다. 이 가운데 무엇이 가장 중요하며 자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기 어렵다. 반면 두 번째 학생은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는 일을 중심 답으로 정했다. 긴 배차 간격과 복잡한 환승은 모두 이용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이라는 공통된 범주로 묶인다. 배차 간격 조정과 환승 개선은 이 중심 답을 구체화하는 보조적인 방법이 된다. 여러 해결책을 하나의 상위 생각 아래 묶으면 답의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충분한 내용을 제시할 수 있다.

답을 구성한 뒤에는 각 문장에 ‘이 내용은 중심 답의 어느 부분을 설명하는가’라고 물어볼 수 있다. 명확한 관계를 찾을 수 없다면 불필요한 내용이거나 별도의 중심 주장일 가능성이 있다. 환경 교육과 전기버스 도입이 중요하더라도 이용 불편을 우선 줄이자는 현재의 중심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면 다른 답에서 다루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반대로 비용과 편리함처럼 서로 다른 근거도 하나의 정책 판단을 뒷받침한다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중심 생각을 하나로 둔다는 것은 내용을 단순하게 만들거나 한 가지 근거만 쓰라는 뜻이 아니다. 여러 내용을 하나의 결론을 향해 조직하라는 뜻이다. 중심과 세부의 관계가 분명할수록 답은 풍부하면서도 산만하지 않게 된다.

3)질문과 직접 연결되는 답 만들기

내용이 정확하고 흥미롭더라도 질문과 직접 관련되지 않으면 좋은 답이 되기 어렵다. 알고 있는 내용을 많이 보여 주려다가 정작 질문에서 요구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답의 각 문장이 질문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경 설명은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핵심 내용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좋다. 질문이 요구하지 않은 원인이나 해결책을 지나치게 덧붙이는 것도 피해야 한다. 필요한 정보를 골라 사용하는 능력도 답변을 구성하는 중요한 능력이다.

“질문은 ‘청소년의 수면 부족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시오’였다. 수아는 스마트폰이 보급된 과정과 청소년 사이에서 짧은 영상이 인기를 얻은 이유를 길게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이 늦게 잠드는 이유로 학업 부담과 스마트폰 사용을 제시하고, 학교가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면이 부족할 때 학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한 설명은 ‘공부가 어려워질 수 있다’라는 한 문장뿐이었다. 현수는 ‘수면 부족은 낮 시간의 집중을 어렵게 하고 학습한 내용을 기억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먼저 답했다. 이어 집중력과 기억에 관한 자료를 근거로 두 영향을 각각 설명했다. 현수는 원인과 해결책이 아니라 질문에서 요구한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답의 대부분을 사용했다.”

수아가 제시한 스마트폰 사용과 학업 부담은 청소년 수면 부족의 원인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러나 질문은 수면 부족이 왜 발생하는지가 아니라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묻고 있다. 학교가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은 해결 방법에 해당하므로 역시 질문의 직접적인 요구와 다르다. 배경으로 짧게 언급할 수는 있지만 답의 대부분을 차지해서는 안 된다. 수면 부족과 집중, 기억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질문에 직접 답할 수 있다. 현수의 첫 문장은 수면 부족이 학습에 미치는 두 가지 영향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이후의 문장도 집중과 기억이라는 중심 내용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불필요한 내용을 찾으려면 답의 각 문장 옆에 ‘질문에 답함’, ‘근거를 제시함’, ‘배경을 설명함’과 같은 역할을 표시해 볼 수 있다. 어느 역할에도 해당하지 않거나 질문과의 연결이 약한 문장은 줄일 수 있다. 배경 설명이 지나치게 길고 직접적인 답이 짧다면 분량의 중심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반대로 질문의 적용 범위를 결정하는 조건이라면 짧은 내용이어도 반드시 남겨야 한다. ‘일부 학생에게서’, ‘특정 조건에서’, ‘가능성이 있다’와 같은 표현은 답의 정확성을 지키기 때문이다. 질문과 직접 연결된 답은 무조건 짧은 답이 아니라 필요한 내용에 충분한 분량을 사용한 답이다.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보여 주기보다 질문이 요구하는 내용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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