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키우는 단계별 연습 | 제3장핵심을 찾으면 긴 글도 짧게 보인다 | 2.중요한 내용과 주변 정보를 구별한다

2.중요한 내용과 주변 정보를 구별한다

긴 글에는 중심 생각을 설명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정보가 함께 들어 있다. 개념의 정의나 판단의 이유가 제시될 수 있고 사례와 수치, 경험, 배경 설명이 덧붙기도 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모든 정보를 같은 중요도로 기억할 필요는 없다. 어떤 내용을 빼면 글의 중심 의미나 결론의 범위가 달라지는지 살펴보면 중요도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그 내용을 줄이더라도 전체 의미가 유지된다면 중심 내용을 설명하는 주변 정보일 수 있다. 다만 같은 정보도 글의 목적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핵심과 세부를 고정된 기준으로 나누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내용과 주변 정보를 구별해야 긴 글에서도 반드시 이해하고 기억해야 할 내용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1)반드시 남겨야 할 내용

글을 짧게 정리할 때에도 반드시 남겨야 하는 내용이 있다. 이러한 내용이 빠지면 글의 핵심이 불분명해지거나 결론의 의미와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중심 주장이나 핵심 결과, 중요한 원인과 조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구체적인 사례나 반복되는 설명은 줄이더라도 글의 중심 의미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엇이 핵심인지 판단할 때에는 문장의 길이나 위치보다 글 전체에서 그 내용이 맡은 역할을 살펴봐야 한다. 핵심 내용이 반드시 하나의 문장에만 담기는 것도 아니므로 서로 떨어진 정보를 함께 남겨야 의미가 완성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한 연구팀은 고등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평일 수면 시간과 낮 시간의 집중 상태를 조사했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일주일 동안 잠든 시간과 일어난 시간을 기록했다. 이후 수업 중 집중의 어려움을 묻는 설문과 간단한 집중도 검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평일 수면 시간이 짧은 학생 집단에서 평균 집중도 점수가 더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평일에 평균 6시간 미만으로 잔 학생 집단에서 특히 뚜렷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조사가 수면 부족이 집중도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증명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학습량과 스트레스, 건강 상태처럼 수면 시간과 집중도에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수면 시간과 낮 시간의 집중 상태 사이에 관련성이 관찰되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 글에서 반드시 남겨야 할 핵심 결과는 수면 시간이 짧은 학생 집단에서 낮 시간의 집중도 점수가 더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차이가 평일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집단에서 특히 뚜렷했다는 조건도 중요하다. ‘평일’과 ‘6시간 미만’을 빼면 어느 상황과 집단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수면 시간과 집중도 사이에서 관련성이 관찰되었을 뿐 직접적인 원인 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한계도 남겨야 한다. 이 한계를 생략하면 연구 결과가 ‘수면 부족이 집중력 저하를 일으킨다’는 더 강한 결론으로 바뀐다. 따라서 핵심 결과와 결과가 두드러진 조건, 해석의 한계가 함께 있어야 원문의 의미가 정확하게 유지된다. 글을 짧게 줄이더라도 결론의 범위와 강도를 정하는 정보는 생략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수면 시간을 기록했다는 내용과 집중도 검사 방법은 연구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매우 짧게 정리하는 목적이라면 이러한 절차를 모두 자세히 옮기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연구 방법의 신뢰성을 검토해야 한다면 조사 인원과 기록 기간, 측정 방법도 중요한 정보가 된다. 결국 반드시 남겨야 할 내용은 요약의 목적과도 관련된다.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해당 정보를 빼었을 때 글의 중심 결론이나 대상, 조건, 판단의 강도가 달라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의미가 달라진다면 짧아 보이는 조건이라도 핵심 정보에 가깝다. 글을 줄이는 과정에서는 단순히 문장 수를 줄이기보다 원문의 결론을 지탱하는 내용을 남겨야 한다.

2)설명을 위한 세부 정보

세부 정보는 중심 내용을 더욱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시간과 장소를 알려 주거나 수치와 사례를 제시하여 중심 내용을 보충하기도 한다. 즉, 세부 정보는 중심 생각을 직접 제시하기보다 그 의미를 설명하거나 뒷받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부 정보라고 해서 언제나 중요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 조사 대상과 날짜, 수치처럼 겉보기에는 부가적으로 보이는 정보가 글의 결과를 판단하는 데 꼭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핵심과 세부를 고정된 기준으로 나누기보다 글의 목적과 각 정보의 역할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푸른강시는 지난해 공공 자전거 이용 현황을 발표했다. 전체 이용 건수는 전년보다 12퍼센트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대 이용 건수가 18퍼센트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고 30대는 11퍼센트 증가했다. 60대 이상의 이용 건수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시간대별로는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이용이 많이 증가했다. 시에서는 출퇴근 시간대의 이용 증가가 전체 이용 건수 상승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말 이용 건수의 증가 폭은 평일보다 작았다. 시는 연령과 시간대별 이용 차이를 반영하여 자전거 배치 장소를 조정할 계획이다.”

글 전체를 간단히 소개하는 목적이라면 ‘푸른강시의 공공 자전거 이용 건수가 전년보다 12퍼센트 증가했다’는 내용이 중심이 된다. 20대 이용 건수 18퍼센트 증가, 60대 이상 이용 건수의 정체, 출퇴근 시간대 이용 증가 등은 전체 변화를 자세히 보여 주는 세부 정보이다. 이러한 정보는 어떤 집단과 시간대에서 이용이 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글을 매우 짧게 요약한다면 모든 수치를 남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연령대의 이용 증가가 가장 컸는가’를 묻는다면 20대의 18퍼센트 증가는 반드시 남겨야 하는 핵심 정보가 된다. 출퇴근 목적의 이용 변화를 분석한다면 시간대별 자료가 중심으로 바뀔 수 있다. 같은 정보도 글을 읽는 목적과 질문에 따라 중심이 되거나 세부가 될 수 있다.

숫자가 구체적이고 눈에 잘 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핵심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전체 경향을 설명하는 세부 수치라고 해서 무조건 생략해서도 안 된다. 수치는 중심 내용을 뒷받침하거나 집단 사이의 차이를 보여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제시문의 12퍼센트는 전체 이용의 변화를 나타내고 18퍼센트와 11퍼센트는 연령별 차이를 보여 준다. 어떤 수치를 남길지는 글에서 무엇을 이해하거나 답해야 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세부 정보의 중요도를 판단하려면 그 정보가 없을 때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핵심과 세부의 구별은 정보 자체의 성격보다 글 안에서 맡은 역할과 읽기의 목적에 따라 이루어진다.

3)사례와 핵심 내용을 구별하기

글쓴이는 추상적인 생각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사례를 사용할 수 있다. 사례는 실제 상황을 떠올리게 하므로 독자의 기억에도 잘 남는다. 그러나 한 가지 사례가 글 전체의 핵심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사례만 기억하면 더 넓은 중심 생각을 특정한 행동이나 상황 하나로 좁혀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사례를 읽을 때에는 ‘이 사례는 무엇을 보여 주기 위해 제시되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사례가 설명하는 중심 생각을 찾으면 구체적인 정보와 글 전체의 의미를 구별하기 쉬워진다.

“자원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거창한 활동뿐 아니라 일상에서 반복하는 작은 선택도 중요하다. 한 번의 행동으로 줄일 수 있는 자원의 양은 많지 않더라도 같은 행동이 계속되면 변화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민지는 카페에서 음료를 살 때마다 개인용 컵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만 챙겼지만 점차 외출 전에 컵을 가방에 넣는 습관을 들였다. 민지가 개인용 컵을 사용하지 못하는 날도 있었지만 이전보다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횟수는 줄었다. 장을 볼 때에는 일회용 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등을 끄는 행동도 함께 실천했다. 각각의 행동은 작지만 모두 불필요한 자원 사용을 줄인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생활 속 자원 절약은 한 가지 특별한 활동보다 여러 작은 선택을 꾸준히 반복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민지의 개인용 컵 사용은 작은 생활 습관이 자원 절약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보여 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글의 중심은 모든 사람이 반드시 개인용 컵만 사용해야 한다는 데 있지 않다. 장바구니 사용과 사용하지 않는 전등 끄기도 같은 중심 생각을 설명하는 다른 사례이다. 세 행동은 구체적인 모습은 다르지만 자원의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는 작은 선택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따라서 글의 핵심은 ‘일상에서 작은 절약 행동을 꾸준히 반복하면 자원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개인용 컵이라는 사례만 남기면 장바구니와 전기 절약까지 포함하는 더 넓은 의미가 사라진다. 사례가 무엇을 공통으로 보여 주는지를 찾아야 글의 중심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례가 여러 문장에 걸쳐 길게 제시되더라도 분량만으로 중요도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독자가 상황을 쉽게 이해하도록 한 사람의 행동과 변화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례 속 인물의 이름이나 행동한 횟수는 기억하기 쉽지만 글의 중심 생각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사례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는 글이라면 그 사례 자체가 핵심 내용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정보가 사례의 세부 사항이고 어떤 정보가 사례를 통해 설명하려는 생각인지 구별해야 한다. ‘이 사례를 다른 사례로 바꾸어도 글의 중심이 유지되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른 사례로 바꾸어도 중심이 유지된다면 그 사례는 핵심을 설명하기 위한 구체적인 자료일 가능성이 크다.

4)흥미로운 정보에 끌리지 않기

사람은 새롭거나 놀라운 정보를 쉽게 기억한다. 큰 숫자와 특이한 사례, 강한 표현은 다른 내용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정보가 반드시 글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인 것은 아니다. 핵심은 정보가 얼마나 놀라운지가 아니라 글 전체의 중심 생각과 얼마나 직접 연결되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극단적인 사례 하나가 제시되었다고 해서 그 사례가 전체 집단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강한 표현이 사용되었다고 해서 실제 변화의 크기가 자동으로 커지는 것도 아니므로 구체적인 자료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한 학교는 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 시간과 생활 습관을 조사했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평일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평균 3시간 20분이었다. 전체 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잠들기 전 한 시간 이내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한 학생은 하루에 1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 날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학교는 이례적으로 긴 이용 시간을 보인 한 학생의 사례보다 전체 학생의 이용 경향을 중심으로 결과를 분석했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긴 집단에서는 취침 시간이 늦은 학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 결과만으로 스마트폰 이용이 늦은 취침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었다. 학교는 평균 이용 시간과 취침 전 사용 습관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 학생’은 매우 특이한 사례이므로 쉽게 기억된다. 그러나 이 사례는 조사에 참여한 400명 가운데 한 학생에게서 나타난 결과이다. 글 전체가 보여 주려는 내용은 한 학생의 극단적인 사용 시간이 아니라 학생들의 평균 이용 시간과 취침 전 사용 경향이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긴 집단에서 늦게 자는 학생의 비율이 높았다는 결과도 중요한 내용이다. 동시에 직접적인 원인 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제한도 남겨야 한다. 극단적인 사례만 기억하면 모든 학생이 매우 오랫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잘못 이해할 수 있다. 한 사람의 특이한 사례와 여러 학생에게서 나타난 전체 경향을 구별해야 한다.

기사 제목에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 충격’이나 ‘하루 12시간 사용’과 같은 표현이 들어간다면 독자는 극단적인 사례에 더 쉽게 끌릴 수 있다. 그러나 ‘충격’이라는 표현은 자료의 크기를 정확하게 알려 주는 수치가 아니다. 평균 이용 시간과 조사 대상, 해당 사례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사상 최대’, ‘폭발적인 증가’, ‘압도적인 반응’과 같은 표현도 비교 기준이 없으면 실제 변화의 크기를 판단하기 어렵다. 글을 읽은 뒤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정보’와 ‘글의 결론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필요한 정보’를 따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두 질문의 답이 다르다면 흥미로운 세부 정보가 중심 내용을 가리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핵심을 찾으려면 정보의 눈에 띄는 정도보다 글 전체에서 맡은 역할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