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키우는 단계별 연습 | 제3장핵심을 찾으면 긴 글도 짧게 보인다 | 3.주장과 설명을 구별한다

3.주장과 설명을 구별한다

글에는 사실이나 개념을 설명하는 문장도 있고 글쓴이의 판단을 제시하는 문장도 있다. 설명은 독자가 어떤 현상이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주장은 어떤 문제에 대해 글쓴이가 내린 판단이나 의견을 나타낸다. 특히 논설문에서는 중심 주장과 이를 구체화하는 보조 주장을 구별해야 글의 구조가 보인다. 주장처럼 보이는 모든 문장이 같은 중요도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주장은 글 전체의 방향을 이끌고 다른 주장은 중심 판단의 일부를 구체화하거나 실천 방법을 제안한다. 설명과 주장을 나누어 읽으면 글쓴이가 무엇을 알려 주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무엇을 주장하려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1)글쓴이가 말하고 싶은 중심 주장

중심 주장은 글쓴이가 글 전체를 통해 가장 전달하고 싶은 판단이나 의견이다. 여러 이유와 사례, 자료가 결국 하나의 판단을 뒷받침하도록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중심 주장은 글의 앞부분에 직접 제시될 수도 있고 마지막에 결론처럼 나타날 수도 있다. 때로는 여러 문단의 내용을 종합해야 중심 주장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판단이 들어간 한 문장만 보고 곧바로 중심 주장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반복해서 강조되거나 여러 문단이 공통으로 뒷받침하는 판단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디지털 기기는 수업 자료를 찾고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학생들은 글과 사진뿐 아니라 영상과 모형 자료를 활용해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학생의 수준과 학습 속도에 맞추어 제공하기도 쉽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수업의 학습 효과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알림이나 수업과 관계없는 콘텐츠가 집중을 방해할 수 있고 화면을 보기만 하는 활동은 학생의 생각과 대화를 줄일 수 있다. 교사가 사용 목적과 시간을 분명하게 정하지 않으면 기기를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수업의 중심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학교는 모든 수업에서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학습 목표에 필요한 경우에 선택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학생이 자료를 찾거나 결과를 표현하는 데 기기가 어떤 도움을 주는지 먼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사용 중에는 수업과 관계없는 활동을 줄일 수 있는 규칙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첫 번째 문단은 디지털 기기가 학습에 줄 수 있는 장점을 설명한다. 두 번째 문단은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학습 효과가 항상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한계를 제시한다. 세 번째 문단에서는 앞의 장점과 한계를 바탕으로 학교가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판단한다. 이 글의 중심 주장은 ‘학교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학습 목표에 필요한 경우에 선택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문단의 장점만 보면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결론을 떠올릴 수 있지만 글 전체의 방향은 단순한 확대가 아니다. 두 번째 문단의 한계까지 고려하여 목적에 맞는 선택적 사용을 주장한다. 여러 문단이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향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중심 주장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중심 주장을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야 한다’라고만 정리하면 원문의 중요한 제한이 사라진다. 제시문은 모든 수업에서 언제나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학습 목표에 필요한 경우’, ‘선택적으로’,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장의 범위와 방식을 정한다. 반대로 ‘디지털 기기는 집중을 방해하므로 학교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정리하면 원문의 방향과 반대가 된다. 글쓴이는 디지털 기기의 장점과 한계를 모두 인정한 뒤 조건을 갖추어 사용하자는 판단을 내린다. 중심 주장을 정리할 때에는 판단의 대상뿐 아니라 범위와 강도, 조건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글 전체의 이유와 사례를 가장 자연스럽게 묶을 수 있는 판단이 중심 주장이다.

2)중심 주장을 돕는 보조 주장

긴 글에서는 하나의 중심 주장을 여러 작은 주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판단을 보조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보조 주장은 중심 주장의 한 부분을 구체화하거나 중심 주장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여러 보조 주장이 서로 다른 내용을 다루더라도 결국 하나의 중심 방향으로 모일 수 있다. 중심 주장과 보조 주장을 구별하면 글이 여러 이야기로 흩어진 것처럼 보이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각각의 보조 주장이 중심 주장의 어떤 부분을 설명하거나 뒷받침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학교 급식에서 버려지는 음식의 양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 과정에서 비용이 들고 환경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학생이 먹지 않는 음식이 반복해서 많이 남는다면 식단과 배식 방식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먼저 학생이 자신의 식사량에 맞게 음식의 양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식 방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적은 양을 받고 더 먹고 싶은 학생이 추가로 받을 수 있게 하면 먹지 않고 버리는 음식을 줄일 수 있다. 모든 학생에게 같은 양을 주는 방식보다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양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좋다. 남은 음식의 종류와 양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어떤 메뉴가 자주 남는지 살펴보면 학생의 선호와 제공량을 식단에 반영할 수 있다. 학생에게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 과정과 환경 영향을 알려 주는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제시문의 중심 주장은 학교 급식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단에서는 필요한 만큼 음식을 선택하도록 배식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 번째 문단에서는 남은 음식의 종류와 양을 확인하고 학생 교육을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배식 방식 조정, 잔반 확인, 환경 교육은 서로 다른 내용을 다룬다. 그러나 세 판단은 모두 급식에서 버려지는 음식의 양을 줄이자는 중심 방향으로 모인다. 각각은 중심 주장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화하는 보조 주장이다. 보조 주장들을 하나로 묶어 보면 글쓴이가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러 실천 방법을 제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조 주장만 따로 기억하면 글의 전체 방향을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이 배식량을 선택하게 해야 한다’는 문장만 떼어 놓으면 학생의 선택권에 관한 글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시문 안에서는 학생의 선택권 자체보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라는 역할이 중요하다. ‘잔반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급식 평가를 위한 독립적인 제안이 아니라 식단과 제공량을 조정하기 위한 방안이다. 보조 주장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확인하려면 ‘이 판단을 실행하면 중심 주장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를 질문해 볼 수 있다. 여러 보조 주장이 같은 목적을 향하면 그 위에 있는 더 큰 중심 주장을 찾기 쉬워진다. 중심 주장과 보조 주장의 관계를 파악하면 글의 세부 제안이 하나의 논리적인 구조로 보인다.

3)설명하는 문장과 주장하는 문장

설명하는 문장은 사실과 개념, 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반면 주장하는 문장은 어떤 문제나 상황에 대해 글쓴이의 판단이나 의견을 제시한다. 실제 글에서는 설명과 주장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상황을 먼저 설명한 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주장을 제시할 수 있다. 반대로 주장을 먼저 밝히고 그 판단이 필요한 이유를 뒤에서 설명하기도 한다. 설명과 주장을 구별하면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과 글쓴이의 판단이 제시되는 부분을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

“한 지역에서는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증가했다. 1인 가구는 연령과 소득, 생활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청년 1인 가구는 학교나 직장 근처의 작은 주거 공간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고령 1인 가구는 건강 관리와 돌봄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이 지역의 주거 지원은 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가구를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공 임대 주택의 크기와 지원 조건도 가족 단위 가구에 맞추어진 경우가 많다. 한 가지 형태의 지원만으로는 서로 다른 1인 가구의 필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역의 주거 정책은 1인 가구의 다양한 생활 조건을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청년에게는 교통이 편리한 소형 주택이 필요할 수 있고 고령자에게는 돌봄 서비스와 연결된 주거 공간이 필요할 수 있다. 단순히 주택 수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연령과 생활 조건에 맞는 지원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첫 번째 문단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집단 내부의 다양한 특성을 설명한다. ‘1인 가구의 비율이 증가했다’는 문장은 현재 나타나는 현상을 알려 준다. 청년과 고령 1인 가구의 생활 조건을 소개하는 문장도 대상을 이해하기 위한 설명에 해당한다. 두 번째 문단은 기존 주거 지원이 가족 단위 가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상황과 그 한계를 설명한다. 세 번째 문단에서는 앞의 내용을 바탕으로 주거 정책이 1인 가구의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와 ‘지원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에는 글쓴이의 판단이 들어 있다. 설명을 통해 문제의 상황을 이해한 뒤 그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제시되는 구조이다.

‘필요하다’, ‘바람직하다’, ‘개선해야 한다’와 같은 표현은 주장을 찾는 단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특정한 표현만으로 설명과 주장을 기계적으로 나누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지원 방식은 충분하지 않다’는 문장은 사실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기준에 따른 평가가 포함될 수 있다. 반대로 숫자와 조사 결과를 제시한 문장도 자료를 선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글쓴이의 관점이 드러날 수 있다. 따라서 문장이 무엇을 말하는지뿐 아니라 글 전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앞의 상황을 알려 주는지, 그 상황을 평가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는지를 구별하는 것이 좋다. 설명과 주장을 나누어 읽으면 글쓴이가 제시한 사실과 그 사실을 바탕으로 내린 판단의 경계가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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