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키우는 단계별 연습 | 제9장질문을 정확히 읽어야 답이 흔들리지 않는다 | 1.질문에서 해야 할 일을 먼저 찾는다

1.질문에서 해야 할 일을 먼저 찾는다

질문을 읽으면 먼저 익숙한 주제나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에 눈이 가기 쉽다. 그러나 실제 답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주제보다 질문이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는지이다. 같은 자료도 설명하라는 질문과 평가하라는 질문에서는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비교를 요구한다면 두 대상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를 보여 주어야 하고, 요약을 요구한다면 핵심 내용을 압축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묻는 질문이라면 판단과 그 이유가 함께 나타나야 한다. 따라서 질문 속에서 행동을 나타내는 핵심 표현을 먼저 찾는 것이 좋다. 알고 있는 내용을 꺼내기 전에 그 지식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1)설명하라는 것과 평가하라는 것

‘설명하시오’는 어떤 내용과 과정, 원인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제시하라는 뜻이다. 대상의 특징이나 작동 방식,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 중심이다. 반면 ‘평가하시오’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대상의 적절성과 효과, 장점과 한계를 판단하라는 뜻이다. 평가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했으며 어떤 근거로 결론을 내렸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설명 질문에 개인적인 가치 판단을 길게 덧붙이면 질문의 중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대로 평가 질문에서 특징만 나열하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온라인 수업에 관한 글을 읽은 뒤 두 학생이 서로 다른 질문에 답했다. 첫 번째 질문은 ‘온라인 수업의 특징을 설명하시오’였고, 두 번째 질문은 ‘온라인 수업이 학습에 효과적인지 평가하시오’였다. 민수는 두 질문 모두에 ‘온라인 수업은 장소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고 디지털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첫 번째 질문에서는 온라인 수업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므로 질문의 요구에 어느 정도 맞았다. 그러나 두 번째 질문에서는 학습 효과에 관한 판단과 판단 기준이 나타나지 않았다. 지연은 두 번째 질문에 접근성, 집중도, 상호작용을 기준으로 장점과 한계를 검토한 뒤 ‘학습 환경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같은 주제를 다룬 질문이었지만 요구한 일이 달라 답의 구조도 달라졌다.”

‘온라인 수업의 특징을 설명하시오’라는 질문에서는 온라인 수업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보여 주면 된다. 장소의 제약이 적고 디지털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은 대상의 특징을 설명한다. 여기에 실시간 수업과 녹화 수업이 어떻게 다른지, 학생과 교사가 어떤 방법으로 소통하는지를 덧붙일 수도 있다. 반드시 온라인 수업이 좋은지 나쁜지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신의 선호를 길게 쓰면 설명해야 할 특징이 약해질 수 있다. 설명 질문에서는 독자가 대상의 성격이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수의 첫 번째 답은 이러한 요구에 비교적 잘 맞는다.

반면 효과를 평가하라는 질문에서는 특징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접근성을 기준으로 보면 온라인 수업은 장소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중도와 상호작용을 기준으로 보면 학생에 따라 수업 참여가 어려워지거나 질문과 토론이 제한될 수 있다. 이처럼 평가에서는 먼저 판단 기준을 세우고 각 기준에 해당하는 자료를 이용해야 한다. 그다음 장점과 한계를 종합하여 효과적인지, 어느 조건에서 효과적인지를 결론으로 제시해야 한다. ‘좋다’나 ‘나쁘다’라고만 말하는 것도 근거와 기준이 없으므로 충분한 평가가 아니다. 질문 속 지시어를 확인하면 같은 내용을 설명에 사용할지 판단의 근거로 사용할지가 분명해진다.

2)비교하라는 것과 요약하라는 것

비교는 둘 이상의 대상을 같은 기준에서 살펴보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는 일이다. 요약은 하나의 글이나 자료에서 중요한 내용을 골라 더 짧게 다시 구성하는 일이다. 두 작업 모두 내용을 정리하지만 목적과 방법은 서로 다르다. 비교에서는 대상 사이의 관계가 드러나야 한다. 요약에서는 원문의 중심 내용과 중요한 논리 흐름이 유지되어야 한다. 질문이 어떤 작업을 요구하는지에 따라 선택할 정보와 배열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자료 A는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면 수업 집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 B는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다양한 학습 자료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질문은 ‘자료 A와 자료 B의 입장을 비교하시오’였고, 두 번째 질문은 ‘자료 A의 내용을 요약하시오’였다. 한 학생은 첫 번째 질문에 자료 A의 내용을 한 문단으로 설명한 뒤 자료 B의 내용을 다시 한 문단으로 옮겼다. 다른 학생은 ‘두 자료는 모두 스마트폰이 학습 환경에 영향을 준다고 보지만, 자료 A는 집중을 위한 제한을 강조하고 자료 B는 학습 도구로서의 활용을 강조한다’라고 답했다. 두 번째 질문에서는 자료 B를 제외하고 자료 A의 주장과 핵심 이유만 남겼다. 질문이 비교를 요구하는지 요약을 요구하는지에 따라 자료를 연결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비교 질문에서는 자료 A와 자료 B의 내용을 각각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러나 두 자료를 따로 설명한 뒤 끝내면 독자가 공통점과 차이점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두 자료는 모두’, ‘반면’, ‘차이는’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면 두 대상의 관계가 직접 드러난다. 제시문에서는 두 자료가 스마트폰이 학습 환경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다룬다. 차이는 자료 A가 집중을 방해할 가능성과 사용 제한을 강조하고, 자료 B가 학습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비교에서는 이처럼 같은 기준을 두 자료에 적용하여 관계를 밝혀야 한다. 자료의 내용을 나란히 옮기는 것과 실제로 비교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자료 A의 내용을 요약하시오’라는 질문에서는 자료 B와의 관계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자료 A의 중심 주장은 수업 집중을 위해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이유가 함께 제시되었다면 주장과 이유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짧게 정리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례와 반복되는 표현은 줄일 수 있지만 제한의 대상이나 조건이 중요하다면 남겨야 한다. 질문에서 평가나 의견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 주장에 반대한다’와 같은 생각을 덧붙일 필요도 없다. 비교는 여러 대상의 관계를 만드는 작업이고, 요약은 한 자료의 핵심을 다시 구성하는 작업이다. 지시어를 구별하면 불필요한 자료를 사용하거나 필요한 관계를 빠뜨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3)자신의 의견을 요구하는 질문

어떤 질문은 자료를 이해했는지를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답하는 사람의 판단을 요구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시오’, ‘어떤 방법이 적절한가’와 같은 표현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질문에서는 자신의 입장이나 결론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러나 찬성과 반대만 말하고 끝내면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알 수 없다. 의견을 뒷받침할 이유와 근거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자료가 주어진 경우에는 자료에서 확인한 사실과 자신의 판단을 구별하면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는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사 자료에서는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 알림을 자주 확인하는 학생 집단의 평균 집중도 점수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교사는 스마트폰을 자료 검색과 실시간 학습 활동에 활용하고 있었다. 질문은 ‘자료를 참고하여 학교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시오’였다. 수현은 ‘스마트폰은 나쁘기 때문에 학교에서 전면 금지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유진은 ‘개인적인 사용은 제한하되 교사가 학습 목적으로 허용한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진은 집중을 방해할 가능성과 학습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두 내용을 근거로 제한의 범위를 설명했다.”

수현의 답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나쁘다’는 판단이 어떤 근거와 기준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자료는 알림을 자주 확인한 학생 집단의 집중도 점수가 낮았다는 관련성을 보여 줄 뿐 스마트폰의 모든 사용이 집중도 저하를 일으킨다고 확정하지 않는다. 또한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학습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이 자료만으로 학교생활 전체에서 전면 금지가 필요하다는 결론까지 바로 이어 가기는 어렵다.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도 자료가 보여 주는 범위를 넘어서는 주장을 하려면 추가 근거가 필요하다. 입장의 강도와 근거의 수준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유진의 답은 개인적인 사용과 학습 목적의 사용을 구별한다. 수업 집중을 방해하는 사용은 제한하되 교사가 수업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이는 자료에 제시된 집중도 문제와 학습 활용 가능성을 모두 고려한 결론이다. 여기에서 자료의 내용과 자신의 판단도 구별할 수 있다. ‘조사에서 두 집단의 집중도 차이가 나타났다’는 것은 자료에서 확인된 내용이고, ‘따라서 개인적인 사용만 제한해야 한다’는 것은 그 자료를 바탕으로 유진이 내린 판단이다. 자신의 의견을 요구하는 질문에서는 이처럼 결론과 이유, 자료와의 연결이 함께 보여야 한다.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는 문제라 해도 근거 없이 떠오르는 내용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 가능한 판단을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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