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안에 핵심을 말하는 법 004. 말하기의 목적이 분명하면 내용도 줄어든다

제1장 말이 막히는 이유는 말솜씨가 아니라 구조다

4. 말하기의 목적이 분명하면 내용도 줄어든다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더라도 무엇을 위해 말하는가에 따라 필요한 내용은 달라진다.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목적인지, 상대에게 결정을 요청하려는 것인지,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조를 얻으려는 것인지에 따라 강조할 내용이 달라진다. 말하기의 목적이 모호하면 관련된 정보를 모두 설명하게되고 말의 범위가 넓어진다. 반대로 목적이 분명하면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야 하는지 판단하기 쉬워진다. 목적은 말의 내용을 줄이는 가장 강력한 기준 가운데 하나이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공유하겠습니다.”와 “프로젝트 일정 조정을 승인받기 위해 현재 문제와 대안을 보고하겠습니다.”는 같은 프로젝트를 다루지만 필요한 내용은 다르다. 단순한 진행 상황 공유라면 현재 진행률, 주요 완료 사항과 다음 일정 정도면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일정 변경을 승인받으려면 지연 원인, 전체 일정에 미치는 영향, 가능한 대안과 어떤 결정을 원하는지까지 제시해야 한다. 주제는 같아도 말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도 달라진다.

설명과 설득의 차이도 목적에서 나타난다.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직원에게 소개한다면 교육 대상, 일정, 주요 내용과 참여 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프로그램의 예산을 승인받아야 한다면 왜 지금 필요한지, 기존 교육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비용과 예상 효과는 무엇인지,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이해시키는 것과 상대가 비용을 들여 실행하도록 판단하게 만드는 것은 다른 말하기이다.

사과와 해명도 목적이 다르다. 자신의 실수가 분명한데 사고가 발생한 배경부터 길게 설명하면 말하는 사람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설명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는 책임을 피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자료 전달이 늦어진 것은 제 확인 부족 때문입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수정된 자료는 오늘 오후까지 전달하고 이후에는 제출 전에 확인 절차를 두겠습니다.”라고 먼저 말하면 책임과 조치가 분명해진다. 그다음 지연 과정에 추가로 설명해야 할 사실이 있다면 필요한 범위에서 덧붙이면 된다.

면접에서도 목적을 의식하면 답변이 달라진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말해보십시오.”라는 질문의 목적은 사건의 복잡성을 듣는 데 있지 않다. 지원자가 문제를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따라서 말하기 전에 “이 답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때 내가 사용하는 판단과 행동을 보여준다.”라고 내부적으로 목적을 정해두면 불필요한 배경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경험 자체를 자세히 설명하는 데 빠지지 않고 자신의 행동을 중심으로 내용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의에서도 “내가 알고 있는 문제를 설명한다”와 “오늘 일정 변경을 결정하도록 한다”는 다르다. 전자는 많은 문제를 나열할 수 있지만 후자는 일정 변경을 판단하는 데 직접 필요한 정보만 선택해야 한다. 고객 응대에서는 “우리 부서가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설명한다”보다 “고객이 현재 상황과 다음 절차를 이해하게 한다”가 목적이 될 수 있다. 발표에서는 “준비한 자료를 모두 보여준다”보다 “청중이 왜 이 제안이 필요한지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결정하게 한다”가 목적일 수 있다. 목적이 바뀌면 같은 자료도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중요한 말하기를 준비할 때는 실제 문장을 쓰기 전에 목적부터 한 문장으로 적어보는 것도 좋다. “일정 지연 가능성을 알리고 추가 인력 한 명의 지원을 요청한다.”, “갈등 상황에서 상대의 의견을 들은 뒤 공통 기준을 정한 경험을 보여준다.”, “세 가지 대안 가운데 두 번째 방안의 승인을 얻는다.”처럼 정리할 수 있다. 이 문장은 실제로 상대에게 말할 필요는 없다. 내용을 선택하기 위한 자신의 내부 기준이다.

목적을 한 문장으로 정한 뒤에는 각 내용에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 내용이 상대가 판단하는 데 필요한가?”, “이 사례가 내가 보여주려는 역량과 직접 연결되는가?”, “이 배경을 빼면 결론을 이해하기 어려운가?”라는 식이다. 답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말하지 않거나 뒤로 보낼 수 있다. 말이 길어지는 이유는 말할 것이 많기 때문만이 아니라 말의 목적에 맞는 선택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말을 준비할 때 “무엇을 말할까?”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질문은 “이 말을 들은 상대가 무엇을 이해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설명의 범위가 정해진다. 목적이 분명한 사람은 말할 것이 적어서 짧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할 것이 많아도 지금 필요한 것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짧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3분 안에 핵심을 말하는 법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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