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안에 핵심을 말하는 법 005. 핵심 한 문장이 말의 방향을 만든다

제1장 말이 막히는 이유는 말솜씨가 아니라 구조다

5. 핵심 한 문장이 말의 방향을 만든다

구조화된 말하기는 결국 하나의 중심 문장에서 시작된다.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이나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을 한 문장으로 정할 수 있으면 그다음에 어떤 이유와 근거를 붙여야 하는지도 선명해진다. 반대로 중심을 정하지 않은 채 말을 시작하면 이야기하면서 결론을 찾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관련된 정보가 계속 추가되기 쉽다. 말이 길어질 때 문장부터 줄이려고 하기보다 먼저 “내가 지금 결국 말하려는 것은 무엇인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 한 문장은 단순히 주제를 소개하는 문장과 다르다. “협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 무엇에 관해 이야기할지는 알 수 있지만 협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좋은 협업의 핵심은 역할을 나누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진행 상황을 계속 공유하는 데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자신의 판단이 보인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보고드리겠습니다.”라는 문장도 제목에 가깝다. “프로젝트는 계획보다 사흘 늦어질 가능성이 있어 일정 조정이 필요합니다.”라고 해야 현재 상황과 판단의 방향이 함께 드러난다. 좋은 핵심 문장에는 가능한 한 하나의 중심 판단을 담는 것이 좋다. 다음 문장을 보자.

이번 사업은 필요성이 있고 시민의 만족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고 운영 과정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홍보도 확대하고 관계 기관과도 협력해야 합니다.

틀린 내용은 없지만 사업의 필요성, 기대 효과, 예산, 인력, 위험, 추진 방법, 홍보와 협력이 한꺼번에 들어 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판단인지 바로 알아보기 어렵다. 이때 먼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전면 시행보다 시범운영한 뒤 확대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중심 판단이 정해지면 나머지 정보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나뉜다. 예산과 인력, 운영상의 위험은 왜 시범운영이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이유가 되고, 홍보와 관계 기관 협력은 실제 시행 과정에서 다룰 내용이 된다. 핵심 문장은 정보를 모두 담는 문장이 아니라 흩어진 정보가 어떤 방향으로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정해주는 문장이다.

핵심을 찾기 어렵다면 스스로 두 가지 질문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래서 결국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가?” 그리고 “상대가 내 말에서 한 문장만 기억한다면 무엇이어야 하는가?”이다. 두 번째 질문은 특히 효과적이다. 한 문장만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면 사건의 배경이나 부수적인 사실보다 현재 가장 중요한 판단이 무엇인지 구분하기 쉬워진다.

예를 들어 신규 고객 문의가 지난달보다 20퍼센트 늘었고 상담 인력은 그대로이며 평균 응답 시간이 2시간에서 5시간으로 길어졌다고 해보자. 답변 지연에 대한 불만도 발생하고 있고 자동안내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 사실을 떠오르는 대로 모두 설명하면 현황은 자세하게 전달할 수 있지만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는 오히려 흐려질 수 있다.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이 중심을 정할 수 있다.

고객 문의 증가로 응답 지연이 계속되고 있어 상담 방식과 인력 배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한 문장이 정해지면 문의 증가와 응답 시간은 현재 문제를 보여주는 근거가 되고, 인력 재배치와 자동안내는 해결 방안으로 연결된다. 흩어져 있던 정보가 하나의 판단을 중심으로 역할을 갖게 되는 것이다. 면접에서도 핵심 문장은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이어야 한다. “본인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는 자신의 강점이 첫 문장에 나와야 하고, “왜 이 직무에 지원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가장 중요한 지원 이유가 먼저 나와야 한다.

예를 들어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합니까?”라는 질문에 “사람마다 성격과 업무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조직에서는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시작하면 질문과 관련된 일반적인 설명일 뿐 아직 자신의 답은 나오지 않았다. 반면 다음과 같이 말하면 자신의 대응 기준이 바로 드러난다.

갈등이 생기면 상대의 의도를 추측하기보다 업무상의 쟁점과 서로의 역할을 먼저 확인합니다.

첫 문장에서 자신의 판단이나 행동 기준을 보여주면 뒤에 이어지는 경험도 무엇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인지 분명해진다. 좋은 핵심 문장은 지나치게 크지 않아야 한다. 자신이 가진 경험이나 근거로 실제 설명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만들어야 한다. 한 번의 행사 경험을 가지고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합니다.”라고 말하면 결론이 사례보다 지나치게 크다. 반면 “저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할 때 역할과 일정 기준을 정리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실제 경험을 보여주면 자신의 강점을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핵심 문장은 강하게 보이기 위한 문장이 아니다. 뒤에 이어지는 이유와 근거, 경험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이어야 한다. 결론이 근거보다 크면 말은 자신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신뢰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또 핵심 한 문장을 만든다고 해서 모든 말을 한 문장으로 끝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 문장은 말 전체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그 뒤에는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이유를 붙이고, 필요하면 근거나 사례를 설명하며, 마지막에는 필요한 행동이나 제안을 연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핵심이 다음과 같다고 해보자.

이번 사업은 바로 확대하기보다 먼저 시범운영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다음에는 “예상 이용자 수만 있고 실제 업무량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는 이유를 붙일 수 있다. 필요하면 현재 확인된 자료를 근거로 설명하고, 마지막에는 “일정 기간 실제 이용률과 처리시간을 확인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라고 다음 행동을 제시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문장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기억하는 것이다.

– 핵심 판단 → 이유 → 필요한 근거 → 다음 행동

이 흐름을 알고 있으면 실제 표현은 상황에 따라 달라져도 된다. 면접이나 회의에서는 준비한 문장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완성된 문장을 그대로 외운 사람은 한 부분이 생각나지 않으면 전체 답변이 흔들리기 쉽다. 반면 생각의 순서를 알고 있는 사람은 표현이 조금 달라져도 자신의 말로 다시 구성할 수 있다.

구조는 말하기를 일정한 공식에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무엇을 먼저 말하고 무엇을 뒤에 붙여야 하는지를 판단하게 해주는 기준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오해할 필요가 있다. 짧게 말한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30초 안에 끝내야 한다”거나 “세 문장만 말해야 한다”고 정하는 것만으로 좋은 답변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용의 중심이 없는 상태에서 시간만 줄이면 필요한 이유와 근거까지 빠질 수 있다. 먼저 핵심을 정해두어야 상황에 따라 설명의 길이도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프로젝트는 사흘 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일정 조정이 필요합니다.”라는 핵심이 분명하다면 시간이 짧을 때는 가장 중요한 이유만 덧붙이면 된다. 조금 더 설명할 수 있다면 현재 진행 상황과 대응 방법을 추가할 수 있고,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 가능한 대안과 각각의 영향까지 설명할 수 있다. 설명의 양은 달라져도 중심 판단은 변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제목에 있는 ‘3분’도 이 원리와 연결된다. 모든 말을 반드시 3분 동안 하라는 뜻이 아니다. 먼저 하나의 중심을 세우고, 주어진 시간과 상황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붙이거나 덜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핵심이 분명하면 짧은 시간에는 중요한 내용만 남길 수 있고, 시간이 주어지면 이유와 근거, 사례와 대안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 따라서 말을 짧게 만드는 연습에 앞서 핵심을 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말을 시작하기 전에 다음 세 가지를 생각해본다.

내가 지금 말하려는 한 문장은 무엇인가?

그 문장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상대가 더 알고 싶어 한다면 무엇을 추가할 것인가?

이 세 가지가 정리되면 필요한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을 구분하기 쉬워진다. 짧게 말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적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을 먼저 말하고, 필요한 만큼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이다.

바로 적용해보기

연습 1. 과정 중심의 말을 판단 중심으로 바꾸기

다음 내용을 소리 내어 읽어본다.

고객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응답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안내 문자를 다시 보냈고 각 부서에도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이후 응답자가 늘었고 결과를 분석해보니 배송과 상담 부분에서 불만이 많았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정한다. 과정의 시작부터 다시 설명하지 말고 결과와 의미가 먼저 나오도록 바꾸어본다. 예를 들면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배송 지연과 상담 응답 속도가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로 확인되었습니다.”라고 시작할 수 있다. 그다음 조사 참여를 늘린 과정과 실제 응답 결과 가운데 핵심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내용만 붙인다.

연습할 때는 원래 문장의 모든 내용을 반드시 살리려고 하지 않는다. 첫 문장만 들었을 때도 상대가 말의 방향을 알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이후 문장이 첫 문장을 설명하고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추가하고 있는지도 점검한다.

연습 2. 1분 동안 말하고 한 문장으로 다시 정리하기

자신이 자주 설명하는 주제를 하나 정한다. 최근에 처리한 업무, 자신의 강점, 관심 있는 문제, 회의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주제처럼 익숙한 것이 좋다.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1분 동안 자유롭게 말하고 휴대전화로 녹음한다. 녹음한 내용을 다시 들으면서 같은 의미가 반복된 부분, 없어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는 배경, 핵심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내용을 찾아본다.

그다음 자신이 1분 동안 말한 내용을 한 문장으로 줄인다. 예를 들어 “팀원들이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했지만 진행 상황을 공유하지 않아 마지막에 자료 형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매주 회의에서 중간 자료를 확인해 수정 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면 “협업에서는 역할 분담뿐 아니라 중간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핵심을 정할 수 있다.

이번에는 그 한 문장을 먼저 말하고 1분 동안 다시 설명한다. 첫 번째 녹음과 비교하면서 내용이 무조건 짧아졌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말의 방향이 더 빨리 드러나는지를 확인한다. 핵심 문장을 먼저 정하면 뒤에 붙는 사례와 설명도 훨씬 쉽게 선택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연습이다.

연습 3. 같은 내용을 상대에 따라 다르게 말하기

하나의 상황을 정하고 네 사람에게 각각 설명한다고 생각해본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가 예정일보다 이틀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면 상사, 함께 일하는 동료, 고객, 처음 업무를 맡은 후임에게 각각 무엇을 먼저 말할지 생각한다.

상사는 지연 규모와 조정해야 할 결정이 궁금할 수 있다. 동료는 어떤 업무의 순서를 바꾸어야 하는지가 중요할 수 있다. 고객은 최종 결과물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하고, 후임은 왜 일정이 늦어졌으며 앞으로 어떤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를 알아야 할 수 있다. 같은 사실을 네 사람에게 똑같은 첫 문장으로 설명하지 말고 상대가 가장 먼저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을 기준으로 첫 문장을 각각 만들어본다.

이 연습의 목적은 말을 꾸미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상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항상 같은 순서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3분 안에 핵심을 말하는 법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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