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잘 듣는 사람이 핵심을 더 빨리 잡는다
6. 필요한 질문은 구체적으로 하고 판단은 늦춘다
상대의 말을 듣다 보면 정보가 부족한 부분이 생긴다. 이때 좋은 질문은 상대에게 더 많이 말하게 하는 질문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질문이다. “왜 그렇게 하셨어요?”처럼 범위가 넓은 질문은 상대가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몰라 이야기가 다시 길어질 수 있다. 반면 “자료가 처음 예정된 날짜보다 언제 전달되었습니까?”처럼 구체적으로 물으면 현재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쉽다.
질문을 할 때는 사실 확인과 평가를 섞지 않는 것이 좋다. “왜 이렇게 늦게 처리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이미 상대가 늦게 처리했다는 비판이 들어 있다. “원래 처리기한은 언제였고 실제 완료된 날짜는 언제입니까?”라고 물으면 먼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유를 물어야 한다면 그다음 “일정이 달라진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었습니까?”라고 질문할 수 있다.
“누가 잘못했습니까?”보다 “어느 단계에서 일정이 지연되었습니까?”라는 질문이 문제 해결에는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먼저 찾으면 각자가 자신의 책임을 방어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반면 과정의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면 그다음 책임과 개선 방법을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선택지를 좁히는 질문도 유용하다. 상대가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말했을 때 “지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은 처리기한입니까, 서류 안내입니까?”라고 물으면 우선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 회의에서는 “오늘 이 자리에서 결정해야 하는 것이 시행 여부입니까, 시행 시기입니까?”라고 질문하면 논의가 다른 방향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만 질문을 많이 한다고 잘 듣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이미 설명한 내용을 다시 묻거나, 자신의 결론을 확인받기 위해 질문을 반복하면 상대는 듣고 있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만큼만 묻고, 이미 답한 내용은 다시 질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질문에는 자신의 추측을 검증하는 역할도 있다. “제가 보기에는 인력이 부족한 게 원인인 것 같은데 맞죠?”라고 묻는 것보다 “처리 지연에 영향을 준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라고 묻는 편이 상대의 설명을 먼저 들을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한 원인은 그다음에 비교해볼 수 있다.
잘 듣는 사람은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확한 판단에 필요한 빈칸이 무엇인지 알고 그 빈칸만 질문하는 사람이다. 필요한 질문을 하고 판단을 조금 늦추면 대화는 오히려 짧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