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디지털 전환과 사회서비스 변화
3. 비대면 사회서비스
비대면 사회서비스는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같은 장소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상담, 교육, 점검, 정서 지원과 자원 연계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빠르게 확대되었지만 현재는 거리와 이동의 제약을 줄이는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 방식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전화와 영상통화처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법뿐 아니라 문자, 전자우편, 온라인 자료와 원격 모니터링도 포함되며,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서비스의 목적과 대상, 기술, 담당 인력과 유지·관리 절차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WHO, 2022b). 따라서 비대면 서비스는 대면 서비스를 화면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욕구와 위험 수준에 맞게 의사소통과 지원 환경을 새롭게 구성하는 실천 방법이다.
1) 비대면 서비스의 개념
비대면 서비스의 핵심은 물리적 거리로 인한 제약을 정보와 의사소통의 연결로 보완하는 데 있다. 실시간 방식에는 전화·화상 상담, 온라인 집단 프로그램과 실시간 교육이 포함된다. 비실시간 방식에는 문자 상담, 녹화된 교육자료, 온라인 과제, 전자식 안부 확인과 센서를 활용한 점검 등이 포함된다. 제공자와 이용자가 직접 소통하는 방식도 있으며 가족이나 지역기관이 기기 사용과 의사소통을 돕는 지원형 방식도 있다. 이러한 유형은 사용한 기술보다 서비스의 목적, 실시간 소통 여부와 지원 인력이 개입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적절하다. 비대면 서비스는 단순한 정보 제공부터 지속적인 사례관리와 전문적인 지원까지 다양한 수준으로 이루어진다. 단순 안내는 표준화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심이지만 상담과 욕구 조사는 이용자의 반응을 이해하고 개별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하는 전문적인 과정이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의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하더라도 디지털 신호만으로 생활환경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기관은 비대면 방식이 적합한 욕구와 상황, 대면 지원으로 전환해야 할 조건을 미리 정하고 비대면이라는 이유로 서비스의 책임 범위나 전문적인 기준을 낮추지 않아야 한다.
2) 온라인 상담과 원격지원
온라인 상담은 화상회의, 음성통화와 보안 채팅 등의 수단을 이용하여 이용자의 어려움을 확인하고 해결 방법을 함께 찾는 활동이다.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용자의 신원과 현재 위치,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와 의사소통에 필요한 지원을 확인해야 한다. 상담자는 화면과 음성이 늦게 전달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질문을 짧고 분명하게 하고 이용자가 이해한 내용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문서나 화면을 공유할 때에는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공유할 자료의 범위와 대상을 점검해야 한다. 사회복지사의 디지털 역량에는 이용자의 기술 이용 환경을 이해하고 온라인 상담의 윤리,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 문제에 대응하는 능력이 포함된다(BASW & SCIE, 2021). 원격 지원은 상담 후 이용자가 필요한 행동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실천적으로 돕는 과정이다. 담당자는 신청서 작성, 기기 설정, 복약과 일상 관리, 온라인 교육 참여 방법을 단계별로 안내하고 실제 수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자살 위험, 학대, 폭력이나 급격한 건강 악화가 의심될 때 지역의 응급기관이나 보호자에게 연결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통신이 끊어졌을 때의 재연락 방법과 대체 연락처, 긴급상황에서 비밀 보장의 예외가 적용되는 범위를 미리 설명하고 상담 내용과 원격 조치, 이용자의 동의 및 대면 지원으로 전환하기로 한 판단을 기록하여 이후 서비스가 일관되게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3) 비대면 서비스의 장점
비대면 서비스는 이동 시간과 교통비를 줄여 거동이 어렵거나 먼 지역에 사는 이용자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근무와 돌봄, 학업으로 기관 운영시간에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도 비교적 유연하게 상담 일정을 조정할 수 있으며, 감염 위험이나 악천후처럼 대면 접촉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필요한 관계와 지원을 유지할 수 있다. 원격 서비스는 이동 부담 감소, 신속한 예약, 원거리 전문가를 선택할 기회의 확대 등의 장점을 제공할 수 있다(HHS, 2025). 익숙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상담받기를 원하는 이용자에게는 긴장과 낙인에 대한 우려를 줄이는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비대면 방식은 짧은 상담을 자주 제공할 수 있어 정기적인 서비스 사이의 공백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담당자는 정기 상담 사이에 문자나 전화로 실천 계획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 집단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지역의 참여자들이 경험을 나눌 기회를 제공하고, 녹화 자료는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한다. 아동·청소년 대상 원격 정신건강 지원에 관한 연구에서도 일부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확인되어 대상과 프로그램에 따른 활용 가능성을 보여 주지만, 이러한 장점은 이용자가 적절한 기기와 사생활이 보호되는 공간을 갖추고 제공자가 비대면 실천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했을 때 실현될 수 있다(Fischer-Grote et al., 2024).
4) 비대면 서비스의 한계
비대면 상황에서는 표정과 자세, 주거 환경, 가족관계 등 말로 드러나지 않는 생활 정보를 충분히 관찰하기 어렵고, 화면 밖에서 누가 대화를 듣고 있는지 알기 어려워 가정폭력이나 학대 피해자가 자신의 상황을 안전하게 말하지 못할 수 있다. 관계 형성과 정서적 공감이 중요한 서비스에서는 통신 지연과 시선 불일치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방해받을 수 있으며, 원격 서비스를 제공한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관계 형성의 어려움과 종사자의 자기 돌봄 부족, 업무 효율성이 대면 관계보다 우선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다(Pascoe, 2022). 특히 위기 상황을 평가하거나 신체적 돌봄을 제공하는 등 직접 관찰과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대면 방식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기기와 통신망의 부족, 디지털 활용 능력의 차이,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화면 구성은 일부 이용자를 서비스에서 배제하는 장벽이 될 수 있으며, 공동 사용 기기나 공개된 공간에서 상담할 경우 개인정보와 상담 내용이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또한 상용 플랫폼의 자료 저장 장소와 보안 수준을 확인하지 않으면 영상·음성·대화 기록이 본래의 서비스 목적과 다르게 이용될 수 있다. 제공자가 기술 문제 대응, 온라인 의사소통, 원격 위험 평가에 관한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전문적 판단과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디지털 지원이 기존 사회서비스 체계를 대체하지 않도록 효과와 피해 가능성, 이용자의 수용 정도, 운영 가능성, 공정한 접근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WHO, 2019).
5) 대면·비대면 서비스의 결합
대면·비대면 서비스의 결합은 이용자의 욕구와 상황 변화에 따라 두 방식을 선택·전환하는 혼합형 서비스 제공 방식이다. 초기 욕구 조사와 관계 형성은 대면으로 진행하고 일상적인 확인과 정보 제공은 전화나 영상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온라인 상담 중 복합적인 욕구나 안전 위험, 직접 관찰의 필요성이 확인되면 방문 상담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접촉 방식은 기관의 편의가 아니라 이용자의 선호, 기술 이용 환경, 의사소통 능력, 위험 수준과 서비스 목적을 고려하여 결정하고, 서비스 단계와 상담 주제에 따라 적합한 방식을 지속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혼합형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대면과 비대면 서비스 기록을 하나의 사례 과정으로 관리하고 담당자 간 인계 기준을 통일하여, 이용자가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하지 않도록 동의 범위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비대면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기기, 통신 공간, 보조기술과 사용 지원을 제공하고 대면 방식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않아야 하며, 서비스 평가에서도 이용률뿐 아니라 관계의 질, 목표 달성, 이용 중단, 안전사고, 이용자의 선택권과 집단별 접근성 차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