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006. 사회복지 관점에서 본 돌봄

제1장 돌봄의 개념과 사회복지적 의미

6. 사회복지 관점에서 본 돌봄

사회복지 관점에서 돌봄은 개인의 일상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지원인 동시에 인간의존엄성과 사회적 권리를 실현하는 제도적 실천이다.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선택권과 시민으로서의 권리가 줄어들어서는 안 되며, 필요한 지원은 오히려 동등한 사회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되어야 한다. 사회복지는 자기결정, 참여, 평등, 사회정의,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돌봄의 필요 파악과 계획, 제공 과정에 구체적으로 반영한다(IFSW, 2018). 돌봄의 공백과 불평등은 개인의 기능이나 가족의 책임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므로 소득, 성별, 노동시장, 주거, 지역 자원, 정책의 차이와 연결하여 이해하고, 인간의존엄성과 자기결정, 돌봄을 받을 사회적 권리, 인간 중심 원칙을 바탕으로 개인과 환경을 함께 변화시켜야 한다.

1) 인간의 존엄성과 돌봄

인간의존엄성은 건강, 생산성, 소득, 인지 능력, 타인에게 기여하는 정도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그 자체로 동등한 가치가 있다는 원칙이다.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인간이 존엄과 권리에서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난다는 점을 인권의 출발점으로 제시하였다(UN, 1948). 존엄성을 존중하는 돌봄은 이용자를 어린아이처럼 대하거나 감사와 순응을 요구하지 않고 성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인정한다. 신체 지원이 필요하더라도 이용자가 할 수 있는 행동과 원하는 역할, 생활 습관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존엄한 돌봄의 핵심이다. 돌봄의 성과에는 생존과 안전뿐 아니라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로 존중받으며 생활하는 경험도 포함되어야 한다. 존엄성은 이용자가 원하는 호칭을 사용하고 신체를 만지기 전에 동의를 구하며, 위생 지원 과정에서 신체 노출을 줄이고 사생활을 보호하는 일상적인 행동으로 실천된다. 제공자는 식사, 수면, 옷차림, 종교, 문화, 성적 정체성과 관련된 선택을 단순한 개인 취향으로 무시하지 않고 가능한 범위에서 서비스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신체 억제, 격리, 모욕적인 언어, 불필요한 신체 통제, 공개된 장소에서의 개인정보 전달은 안전이나 업무 편의를 이유로 일상화되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짧은 서비스 시간과 불안정한 인력 배치는 이용자의 속도와 의사를 존중하기 어렵게 하므로, 기관은 근로 조건을 개선하고 권리 교육, 사생활 보호, 학대 예방, 고충 처리, 피해 회복 절차를 마련하여 존엄성 보장을 조직의 책임으로 삼아야 한다.

2) 자기결정권과 이용자 참여

자기결정권은 이용자가 자신의 생활 목표와 돌봄 내용, 제공 시간, 제공자, 위험 부담, 기술 사용 여부에 관한 선택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권리이다. 이용자 참여는 이미 결정된 내용을 전달받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 파악, 계획 수립, 서비스 제공, 점검, 평가의 모든 과정에 의견을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택에 필요한 정보는 쉬운 언어와 그림, 수어, 보완대체의사소통, 통역 등 이용자에게 알맞은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의사결정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이 결정을 대신하기보다 이용자가 자신의 뜻과 선호를 확인하고 표현하도록 돕는 지원의사결정이 우선되어야 한다(UN, 2006). 다른 사람에게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명백한 위험으로 선택을 제한해야 할 때에도 법적 근거와 필요성, 제한의 정도를 검토하고 자유를 가장 적게 제한하는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참여의 수준은 정보 제공, 의견 수렴, 공동 계획, 의사결정, 서비스 평가로 발전할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이용자의 의견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가에 있다. 회의에 참석시키거나 동의서에 서명을 받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없고 결정이 이미 내려져 있다면 참여는 형식적인 절차에 머문다. 기관은 이용자위원회, 만족도 조사, 동료 상담, 권익 옹호, 이용하기 쉬운 이의 제기 절차를 통해 개인과 집단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이용자와 가족, 전문가의 의견이 충돌할 때는 이용자의 의사와 권리를 중심에 두고 각 선택의 이익과 위험, 가능한 지원 방법을 투명하게 검토하며, 논의한 대안과 최종 결정의 근거를 기록하고 상황이 변하면 다시 살펴야 한다.

3) 사회적 권리로서의 돌봄

사회적 권리로서의 돌봄은 필요한 지원을 가족의 선의나 시장에서 서비스를 구매할 능력에만 맡기지 않고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사회적 보장으로 이해하는 관점이다. 국제인권규범은 모든 사람이 사회보장과 적절한 생활 수준,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건강을 누릴 권리를 인정하여 돌봄에 관한 권리의 기준을 제공한다(UN, 1966). 국제인권규범에 모든 돌봄 서비스를 하나의 독립된 권리로 규정한 조항은 없지만, 돌봄은 사회보장, 건강, 가족생활, 교육, 지역사회 참여, 적절한 생활 수준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다. 이 관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돌봄의 재정, 서비스 제공 기반, 인력, 품질, 권리 구제 체계를 마련해야 할 공적 책임을 강조한다. 돌봄권은 모든 요구를 제한 없이 충족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최소한의 서비스를 보장하고 필요도가 높은 사람을 우선 지원하며, 자원을 차별 없이 점차 확대할 의무를 뜻한다. 권리 기반 돌봄 체계는 필요한 서비스가 실제로 마련되어 있는 가용성, 물리적·경제적·정보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 문화와 선호를 존중하는 수용성, 안전하고 효과적인 품질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같은 급여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농어촌의 기관 부족, 높은 본인 부담, 복잡한 신청 절차, 이동의 어려움, 디지털 격차가 존재하면 실질적인 권리 보장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비스 자격과제공량을 결정하는 기준은 공개되어야 하며, 이용자가 결정 이유를 확인하고 재심사나 이의를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 권리 침해가 발생하면 독립적인 조사, 피해 구제, 서비스 회복, 재발 방지로 이어지는 책임 체계가 작동해야 하며, 이용자의 권리와 함께 적절한 보수, 안전, 휴식, 교육, 단결을 포함한 돌봄 종사자의 노동권도 보장되어야 한다(ILO, 2018).

4) 인간 중심 돌봄의 원칙

인간 중심 돌봄은 질병, 장애, 연령, 기관의 업무를 중심으로 사람을 분류하지 않고 개인의 삶 전체와 목표, 선호를 중심으로 지원을 구성하는 접근이다. 이 접근은 이용자와 가족, 지역사회를 수동적인 수혜자가 아니라 정보와 의사결정, 서비스 제공에 참여하는 주체로 인정한다(WHO, 2016a). 인간 중심 돌봄에서는 이용자를 기관의 정해진 일정에 일률적으로 맞추기보다 이용자의 생활 리듬과 문화, 관계를 고려하여 지원 방식을 조정한다. 가족과 가까운 사람은 이용자가 원할 때 중요한 정보와 도움을 제공하는 협력자가 될 수 있지만, 이용자의 의사보다 항상 우선하는 대리인은 아니다. 개인의 문제와 위험뿐 아니라 강점, 관심, 관계망, 남아 있는 능력, 지역 자원을 함께 파악하는 것이 인간 중심 계획의 출발점이다. 인간 중심 돌봄은 이용자의 언어로 생활 목표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개인별 서비스 계획을 함께 세우는 과정에서 구체화된다. 서비스를 선택할 때는 가능한 대안과 각각의 이익·위험을 설명하고 이용자와 전문가가 정보를 공유하며 결정을 조정해야 한다. 여러 기관이 참여할 경우 이용자가 같은 정보를 반복해서 제공하지 않도록 담당 조정자를 정하고 서비스와 기록, 연락 체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가는 정해진 업무의 수행 여부뿐 아니라 이용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안전, 기능, 관계, 참여, 선택권, 삶의 만족이 향상되었는지 확인해야 하며, 이를 위해 충분한 서비스 시간, 숙련된 인력, 선택 가능한 서비스, 참여 절차, 정보 보호, 안정적인 공공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Tronto, 2013).

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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