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로봇기술과 돌봄로봇의 이해
5. 생활·신체활동 지원 로봇
생활·신체활동 지원 로봇은 이용자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이동, 자세 바꾸기, 식사, 배설, 위생과 가사 활동을 물리적으로 돕는 장치이다. 이용자의 신체에 직접 힘을 가하는 로봇부터 생활 공간에서 물건을 찾아 운반하거나 조작하는 이동형 로봇까지 다양한 형태가 포함된다. 신체적 지원은 이용자의 활동을 모두 대신하기보다 스스로 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하여 자립과 참여를 돕는 방식으로 제공해야 하며, 로봇이 가하는 힘과 자동화 수준은 이용자의 신체 상태, 사용 환경과 로봇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1) 이동지원 로봇
이동지원 로봇은 이용자가 실내외에서 걷거나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동하는 힘, 균형 유지, 제동과 길 안내를 제공하는 장치이다. 스마트 보행기는 이용자가 손잡이에 가하는 힘과 걷는 속도를 감지하여 움직이는 힘이나 저항을 조절하고 장애물 감지와 길 안내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자율주행 휠체어와 탑승형 이동로봇은 주변 공간의 지도를 만들고 장애물과의 충돌을 피하면서 이용자가 지정한 목적지까지 이동하도록 돕는다. 스마트 보행기는 부족한 이동 기능을 보완할 뿐 아니라 보행 상태를 확인하고 재활훈련을 지원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Martins et al., 2015). 이동지원 로봇에는 이용자의 이동 의도와 움직임을 우선 따르면서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만 로봇이 개입하는 공동 제어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이동지원 로봇은 신체적 부담과 낙상 위험을 줄이고 이용자가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문턱, 경사로, 젖은 바닥, 좁은 출입구, 엘리베이터와 보행자·차량이 함께 움직이는 공간에서는 센서와 이동 경로 설정, 제동 기능의 한계가 나타날 수 있으며, 장애물을 감지한 로봇이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면 이용자가 오히려 균형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로봇은 이용자가 예상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경고하고 움직임을 조정해야 하며, 안전 기능이 이용자의 이동 목적과 공간 접근을 불필요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이승 지원 로봇
이승 지원 로봇은 이용자가 침대, 휠체어, 의자와 변기 사이로 옮겨 앉을 때 몸을 들어 올리거나 받쳐 주는 장치이다. 로봇팔로 신체를 감싸 들어 올리는 방식, 천이나 벨트 형태의 받침대를 사용하는 장치, 일어서기를 돕는 방식과 침대·휠체어를 결합한 방식 등이 있다. 이 장치는 이용자의 체중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면서 몸의 중심 이동, 관절의 움직임과 신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접촉을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한 이승 지원 로봇이 침대와 휠체어 사이에서 이용자를 옮기면서 접촉 정보를 움직임 조절과 작업자의 지시 확인에 활용한 사례도 있다(Mukai et al., 2011). 이승은 큰 힘이 필요한 동시에 작은 자세의 잘못도 낙상, 피부 손상과 관절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높은 수준의 안전성이 요구된다. 이승 지원 로봇은 돌봄 종사자의 허리와 어깨에 집중되는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이용자의 이동을 더욱 안정적으로 도울 수 있다. 그러나 무거운 체중을 견디는 능력만으로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신체를 받치는 위치, 접촉 압력, 움직이는 속도와 비상 정지 후의 안전 상태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직접 몸을 들어 옮기는 것보다 신체 노출과 불편이 줄어들 수 있지만 기계에 몸을 맡기는 과정에서 더 큰 불안을 느낄 수도 있으므로, 이용자가 움직임을 예상하고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작동 순서와 현재 상태를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3) 식사 보조 로봇
식사 보조 로봇은 음식을 집거나 떠서 이용자의 입 가까이 옮기고 한 입의 양과제공 순서를 조절하는 장치이다. 고정형 로봇팔이나 이동형 장치는 카메라와 힘을 감지하는 센서로 음식의 위치와 형태를 파악하고 포크나 숟가락을 움직인다. 자동화 수준은 이용자가 버튼으로 동작을 하나씩 선택하는 방식부터 로봇이 음식을 선택해 전달하고 이용자가 이를 확인하는 방식까지 다양하다. 다목적 이동형 로봇을 활용한 연구에서는 카메라로 상황을 파악하는 기능, 안전 기능과 사용자 조작장치를 결합하여 운동장애가 있는 참여자의 식사를 지원하였다(Park et al., 2020). 식사 보조에서는 음식을 입 가까이 옮기는 것뿐 아니라 이용자의 식사 속도, 음식 선호와 신체 움직임에 맞추어 동작을 조절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식사 보조 로봇은 팔을 움직이기 어려운 이용자가 무엇을 언제 먹을지 직접 선택하도록 도와 식사 과정의 독립성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음식의 크기, 질감과 온도, 이용자의 자세나 머리 움직임을 잘못 판단하면 질식, 화상 또는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용자의 입과 머리가 예상 위치에서 벗어나거나 평소와 다른 접촉이 감지되면 로봇이 즉시 멈추어야 하며, 이용자도 한 입의 양과 접근 속도, 음식 순서를 조절하거나 동작을 취소할 수 있어야 한다. 식사 보조 로봇이 다양한 음식과 실제 식사 환경에서 활용되려면 안전성, 사용성, 비용과 음식 인식 능력을 더욱 개선해야 한다(F. Liu et al., 2025).
4) 배설·위생 지원 로봇
배설·위생 지원 로봇은 화장실 이동, 변기 사용, 옷 입고 벗기, 세정과 건조, 목욕과 침대 위에서 몸 닦기 등 사생활과 밀접한 자기관리 활동을 돕는 장치이다. 이동형 변기, 변기와 결합된 자리 이동 장치, 자동 세정·건조 장치와 로봇팔을 이용한 신체 세정 장치 등이 포함된다. 침대 위 목욕을 지원하는 로봇 연구에서는 부드럽게 움직이는 로봇팔이 작업자가 선택한 신체 부위를 닦으면서 접촉하는 힘을 조절하는 방식이 제시되었다(King et al., 2010). 최근에는 영상과 온도 정보를 이용해 피부 상태를 구분하고 이용자의 신체에 부드럽게 반응하도록 움직임을 조절하여 세정·헹굼·건조를 돕는 로봇도 연구되고 있다(Madan et al., 2024). 이러한 활동에는 물기, 좁은 공간, 피부 접촉, 의복·침구와 배설물 처리가 관련되므로 일반적인 물건 조작보다 높은 수준의 위생과 안전이 요구된다. 배설·위생 지원 로봇은 이용자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고 신체 노출을 줄일 수 있지만 부적절한 접촉이나 작동 오류는 피부 손상과 낙상 등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세정 부위, 물의 온도와 압력, 접촉 강도를 개인의 신체 상태에 맞게 조절하고, 접촉 부분과 오염물 처리 장치는 세척·소독할 수 있으며 깨끗한 구역과 오염된 구역이 섞이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또한 로봇이 활동을 끝내지 못하거나 통신·전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용자가 불안정하거나 신체가 노출된 상태로 남지 않도록 안전하게 멈추고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5) 가사활동 지원 로봇
가사활동 지원 로봇은 청소, 정리, 세탁물 운반, 물건 가져오기, 문과 서랍 여 닫기, 간단한 조리 등 가정 내 활동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바닥 청소처럼 하나의 기능에 특화된 로봇과 바퀴로 움직이는 장치에 로봇팔을 결합하여 여러 물건을 다루는 다목적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정에서는 물건의 형태와 위치가 계속 달라지므로 로봇은 물건을 정확히 인식하고 안전하게 잡은 뒤 장애물을 피해 원하는 장소까지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이동과 물건 조작을 함께 지원하는 신체 보조로봇은 보행, 식사, 옷 입기와 개인위생을 포함한 일상생활에서 장애인의 독립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Nanavati et al., 2024). 가사활동 지원 로봇의 성능은 정돈된 실험 환경보다 좁은 공간, 다양한 물건과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존재하는 실제 주택에서 평가해야 한다. 가사활동 지원 로봇은 이용자의 신체적 부담과 가사에 필요한 시간을 줄여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물건을 잘못 인식하거나 조작하여 중요한 물건을 버리고 사적인 수납공간을 열거나 뜨거운 조리도구와 세제를 잘못 다루면 신체와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이용자는 로봇이 접근할 수 있는 장소와 물건, 수행할 활동과 작동 시간을 구분하여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노인의 재가생활을 돕는 이동형 서비스로봇은 알림, 가사 활동, 안전 확인과 건강상태 관찰을 지원할 수 있지만 실제 생활 환경에서 충분히 시험하고 장기간 사용하기 편리한지를 확인해야 하며(Asgharian et al., 2022), 그 효과는 자동화한 활동의 수보다 이용자가 원하는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