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065. 사회적 로봇

제9장 로봇기술과 돌봄로봇의 이해

6. 사회적 로봇

사회적 로봇은 사람의 말과 표정, 몸짓 등의 신호를 인식하고 반응하여 정서적 안정과 사회 참여를 돕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말, 시선, 표정, 몸짓과 접촉 등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용자는 로봇을 자신과 교류하는 대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Fong et al., 2003). 돌봄 현장에서는 외로움을 줄이고 정서 표현, 인지·사회 활동 참여와 인간관계 형성을 돕는 보조수단으로 활용되지만,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동안 참여가 늘었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심리와 건강이 개선 되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며 연구방법과 사용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Pu et al., 2019). 따라서 사회적 로봇은 인간관계를 대신하는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돌봄과 사회적 관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완하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1) 사회적 로봇의 개념

사회적 로봇은 사람과 사회적인 방식으로 교류하기 위해 말, 행동과 다양한 사회적 신호를 사용하는 물리적 로봇이다. 일반적인 자동화 장치가 작업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중시한다면 사회적 로봇은 사람과 같은 대상에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대화 순서를 지키며, 감정을 표현하고 상호작용을 이어 가는 능력을 주요 설계 요소로 삼는다(Breazeal, 2004). 사람과 비슷한 얼굴이나 신체를 갖추는 것은 하나의 설계 방법이지만 인간과 닮은 외형만으로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동물 모양이나 단순한 형태의 로봇도 적절한 시점에 반응하고 사람과의 거리를 조절하며 일관된 동작을 보이면 사회적으로 교류하는 대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로봇은 외형이 사람과 얼마나 닮았는지보다 사람의 신호를 해석하고 이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반응하는지가 중요하다. 사회적 로봇은 안내자, 학습 동료, 치료 보조자, 운동 지도자와 정서적 동반자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로봇이 역할에 맞는 말투와 행동을 일관되게 유지하면 이용자는 그 기능과 상호작용 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장기간 사용하면 처음의 새로움과 흥미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이용자의 선호와 이전 활동을 반영하고 불필요한 반복을 줄이는 맞춤형 기능이 중요하다(Leite et al., 2013). 다만 지나친 맞춤화나 사람과 매우 비슷한 표현은 이용자가 로봇의 능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게 할 수 있으므로, 로봇은 자신의 기능과 한계를 분명히 알리고 이용자가 상호작용의 시작과 종료를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2) 대화와 정서적 상호작용

대화형 사회적 로봇은 이용자의 말을 인식하고 그 의미와 대화의 흐름을 파악하여 언어로 반응한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서는 질문에 답하는 것뿐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말을 시작하고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기다리며 이해하지 못했을 때 다시 묻는 기능이 필요하다. 로봇은 이용자의 이름, 관심사와 이전 활동을 활용하여 앞선 대화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상호작용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음성인식이나 대화의 흐름을 잘못 이해했을 때에는 내용을 단정하지 말고 확인 질문을 해야 하며, 건강이나 안전과 관련된 중요한 내용은 돌봄 종사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처럼 오류를 확인하고 바로잡는 능력은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능력만큼 신뢰할 수 있는 대화에 중요하다. 정서적 상호작용은 말의 내용뿐 아니라 목소리의 높낮이, 표정, 시선, 자세와 몸짓을 종합하여 이용자의 반응을 추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이다. 로봇이 고개 끄덕임과 부드러운 목소리처럼 말과 행동을 서로 어울리게 표현하면 이용자가 로봇의 반응을 이해하기 쉽고 함께 교류하고 있다는 느낌도 커질 수 있다 (Breazeal, 2004). 그러나 감정인식 결과는 개인의 표현 습관, 문화, 장애 특성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으므로 이용자의 실제 감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한 결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로봇의 공감 표현도 감정을 실제로 느낀 결과가 아니라 관찰한 신호와 프로그램에 따라 만들어진 반응이므로, 이용자의 감정을 단정하기보다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대화와 정서 표현을 돕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3) 아동 대상 사회적 로봇

아동 대상 사회적 로봇은 이야기, 놀이와 대화를 활용하여 학습 동기, 사회적 의사소통과 정서 표현을 지원할 수 있다. 교육 환경에서 로봇은 교사처럼 내용을 설명하거나 또래 학습자처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아동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제한된 학습 활동에서 사회적 로봇이 학습 능력과 흥미·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나타났으나, 그 효과는 로봇의 역할, 상호작용 기간과 학습 방법에 따라 달랐다(Belpaeme et al., 2018). 로봇의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행동은 새로운 사회적 상황에 부담을 느끼는 아동에게 단계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로봇을 활용한 활동은 교육·치료 목표와 연결되어야 하며 또래와 성인과의 실제 상호작용을 줄여서는 안 된다. 자폐스펙트럼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가정 기반 연구에서는 맞춤형 로봇 활동이 다른 사람과 같은 대상에 함께 관심을 기울이는 능력과 사회적 의사소통의 연습을 촉진할 가능성이 보고되었다(Scassellati et al., 2018). 이는 로봇이 치료자를 대신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동·보호자·전문가가 함께하는 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도록 돕는 매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뜻한다. 아동은 발달단계에 따라 로봇의 능력과 의도를 성인과 다르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 로봇이 무엇이며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연령에 맞게 설명해야 한다. 또한 로봇과의 활동에서 나타난 집중과 흥미가 새로운 환경에서도 이어지는지, 로봇을 통해 연습한 의사소통과 사회적 행동이 실제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나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4) 노인 대상 정서지원 로봇

노인 대상 정서지원 로봇은 대화, 음악, 회상 활동, 일정 알림과 접촉에 대한 반응을 통해 일상 활동 참여와 정서적 안정을 돕는다. 동물 모양의 로봇은 실제 동물을 돌보는 부담 없이 쓰다듬거나 말을 거는 행동을 유도하여 개인 또는 집단 활동을 이어 주는 매개로 활용될 수 있다. 치매 노인을 여러 집단으로 나누어 비교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물개 모양의 로봇은 일반적인 돌봄보다 즐거움과 일부 행동 증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봉제 인형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효과는 주로 활동 참여의 증가였다(Moyle et al., 2017). 이는 로봇의 인공지능 기능뿐 아니라 촉감, 관심을 끄는 특성과 활동 자체도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제품이 제시하는 광범위한 효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실제 이용자의 선호와 관찰할 수 있는 변화를 기준으로 도입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 사회적 로봇은 혼자 사는 노인이나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에게 정기적으로 활동할 계기를 제공하고 가족·돌봄 종사자와 대화하도록 도울 수 있다. 무작위 대조연 구를 종합한 분석에서도 참여와 상호작용을 높일 가능성이 보고되었으나 불안·초조와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는 명확하지 않았다(Pu et al., 2019).인지 기능, 청력, 시력, 언어와 기술 이용 경험의 차이는 로봇의 사용과 반응에큰 영향을 미치므로 하나의 로봇을 모든 노인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기 어렵다. 로봇에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불안과 거부감을 나타내는 반응도 이용자의 의사표현으로 존중해야 하며, 정서지원 로봇의 효과는 처음의 흥미뿐 아니라 장기간 사용한 뒤의 참여, 정서 상태와 인간 접촉의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

5) 인간관계 대체의 위험

사회적 로봇은 이용자의 말과 행동에 즉시 반응하고 비교적 일관된 상호작용을 제공하므로 외로운 이용자에게 위안과 활동의 계기를 줄 수 있다. 그러나 기관이 인력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로봇을 배치하면 돌봄 과정에서 이루어지던 대화, 관찰과 관계 형성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Sparrow & Sparrow, 2006). 로봇은 감정을 표현하도록 설계할 수 있지만 실제로 감정적 책임을 느끼거나 서로 도움과 감정을 주고받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존재는 아니다. 특히 인지 기능이 저하된 이용자가 로봇의 반응을 실제 애정이나 이해라고 믿도록 유도하면 이용자를 속이고 존엄성을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Sharkey & Sharkey, 2012). 따라서 이용자가 로봇에 애착을 보이거나 사용시간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정서 지원 로봇의 효과와 윤리적 적절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반면 이용자가 로봇이 기계임을 이해하면서도 인형이나 반려동물 모양의 로봇과 상징적으로 교류하며 즐거움과 안정감을 얻는 가능성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로봇이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서 이용자와 가족·또래·돌봄 종사자·지역사회의 관계를 보완하도록 활용되는가에 있다. 로봇과의 대화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속적인 우울, 불안이나 사회적 고립이 나타날 때에는 로봇의 자동적인 위로에 의존하지 말고 사람의 관심과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하며, 정서지원 사회적 로봇은 인간관계를 대신하는 대상이 아니라 이용자가 다른 사람과 사회에 연결되도록 돕는 매개로 활용해야 한다.

AI·로봇 시대의 돌봄서비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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