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빈자리, 누가 채울 것인가 007. 자격 중심 제도

제2장 해외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1. 일본 – 전문성을 선택한 나라

1) 자격 중심 제도

일본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돌봄인력을 도입하면서, 무엇보다 ‘전문성 확보’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국가이다. 단순히 인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과 자격을 갖춘 사람을 제도 안으로 편입시키는 데 정책의 중심을 두고 있다(廣橋雅子, 2024). 이는 돌봄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고 이용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람을 많이 확보하는 것”보다 “제대로 준비된 사람을 확보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본 것이다.

일본의 외국인 돌봄인력 제도는 크게 경제연계협정(EPA)과 특정기능제도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먼저 EPA는 국가 간 협정을 기반으로 외국인 간호사와 개호복지사 후보자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2008년 인도 네시아를 시작으로 필리핀, 베트남 등과 협정을 체결하며 인력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일정한 교육과 시험 과정을 거쳐 정식 인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후에도 인력 부족 문제가 계속되자, 일본은 2019년에 특정기능제도를 도입하여 보다 유연하게 외국인 인력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처럼 일본은 엄격한 기준을 가진 협정 기반 제도와 비교적 유연한 제도를 함께 운영하는 이중 구조를 통해 인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国際厚生事業団, 2024; 北根精美, 2025).

이러한 제도 운영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특징은 ‘자격 중심 구조’이다. 일본에서는 외국인이 돌봄 현장에서 정식 인력으로 일하기 위해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의 일본어 능력과 국가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일본어능력시험(JLPT)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개호복지사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체류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취업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자격 취득–취업”으로 이어지는 단계적인 경로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일정한 준비 과정을 거친 사람만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畠中香織 et al., 2024).

또한 일본은 외국인 인력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과 현장 경험을 함께 제공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외국인 인력은 입국 전에 기본적인 일본어 교육을 받고, 이후 일본 내 양성기관에서 돌봄 관련 전문 교육을 받는다. 동시에 실제 돌봄시설에서 실습을 병행하며 현장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자격 취득을 준비하게 된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재학 중부터 시설에서 근무 경험을 쌓고, 졸업 후 자연스럽게 복지 분야로 진출하는 경로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는 이론과 실무를 함께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尾形知世 & 矢 橋知枝, 2024).

이처럼 일본은 외국인 돌봄인력을 단순한 노동력으로 보기보다는, 교육과 자격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인력으로 육성하려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인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실제로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과 자격을 갖춘 인력이 투입되면서, 이용자와 가족이 느끼는 신뢰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외국인 돌봄인력 도입을 단순한 인력 보충 수단으로 보지 않고, 국가 자격제도와 교육 체계를 기반으로 한 ‘전문 인력 양성 과정’으로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일본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돌봄의 질을 중요하게 고려한 정책 방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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