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빈자리, 누가 채울 것인가 026. 현장 관리 체계: 실효성 확보를 위한 운영 메커니즘

제4장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4. 관리와 감독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2) 현장 관리 체계: 실효성 확보를 위한 운영 메커니즘

공공기관이 중심이 되어 제도를 설계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제도는 기대한 만큼 효과를 내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느냐”이다. 외국인 돌봄근로자 제도 역시 마찬가지로,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먼저 현장 관리 체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근로계약과 근로조건이 실제로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계약서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그 내용이 현장에서 그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대만의 사례를 보면 계약 체계는 존재하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중개업체 중심 구조로 인해 임금 체불이나 휴식권 미보장과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제도가 형 식적으로만 존재하고, 현장에서의 관리가 부족할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기 는지를 보여준다(Wang & Liu, 2024; Yen, 2025).

독일의 경우도 비슷한 한계를 보여준다. 제도권 내에서는 노동조건이 비교적 잘 보호되지만,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상주형 돌봄에서는 감독이 어려워 비공식 고용이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정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외부에서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도와 현실 사이에 차이가 생기기 쉽다(Evans-Borchers et al., 2024). 이러한 사례는 현장 접근성이 낮을수록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한국형 제도에서는 시설뿐 아니라 재가 서비스 영역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현장 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즉, 요양시설뿐 아니라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돌봄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이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 점검과 상시 모니터링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평가 시스템을 활용하여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기관에 대해 정기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근로조건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전자 시스템을 활용해 근로시간, 임금 지급 여부, 계약 유지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방식은 문제가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현장 관리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상담과 신고 체계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외국인 돌봄근로자는 언어 문제나 정보 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권리가 침해되더라도 이를 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국어 상담 창구를 운영하거나,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법률 상담이나 지원까지 연결해 주는 체계를 구축하면, 근로자가 보다 안전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장치는 노동권 보호뿐 아니라 비공식 고용을 조기에 발견하고 막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장 관리 체계는 단순히 감독 기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육과 지원 기능이 함께 이루어져야 제도가 실제로 잘 작동할 수 있다. 만약 감독만 강화되면 현장에서는 부담으로 느낄 수 있고, 제도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교육과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언어 교육, 직무 교육, 문화 이해 교육, 갈등 관리 교육 등을 통해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양혜정·박시현, 2025).

또한 지역 단위에서의 관리 체계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앙정부가 모든 현장을 직접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와 지역 장 기요양기관, 공공기관이 함께 협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 구조를 통해 외국인 돌봄근로자의 배치, 근로 환경, 생활 지원 등을 보다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도 가능해진다.

결국 현장 관리 체계는 단순히 점검하는 기능을 넘어, 감독·지원·교육·상담이 함께 이루어지는 통합적인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이러한 체계가 마련될 때 제도는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으며,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서비스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 돌봄근로자 제도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공공기관 중심의 관리 체계와 함께,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관리 시스템이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제도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돌봄 서비스 역시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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