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키우는 단계별 연습 | 제10장읽은 내용을 논술과 구술의 답으로 완성한다 | 6.완성한 답을 스스로 점검한다

6.완성한 답을 스스로 점검한다

답을 완성했다고 해서 바로 끝낼 필요는 없다. 짧게 다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빠뜨린 요구나 지나치게 강한 표현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질문에서 요구한 내용을 모두 답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다음 자신의 판단이 근거보다 강하게 표현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자료를 자신의 말로 바꾸는 과정에서 원래 의미나 조건이 달라지지 않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같은 뜻이 반복되거나 불필요하게 긴 표현은 더 간결하게 다듬을 수 있다. 마지막 점검은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만든 답을 질문과 근거에 더 정확하게 맞추는 과정이다.

1)질문에 모두 답했는지 확인하기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질문에서 요구한 일을 모두 수행했는가이다. 내용이 정확하고 설명이 풍부하더라도 질문의 일부를 빠뜨리면 완전한 답이 되기 어렵다. 특히 여러 과제가 포함된 질문에서는 앞부분에 집중하다가 뒤의 요구를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질문에서 핵심 동사를 찾아 각 요구가 답에 반영되었는지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답의 수량이나 사용할 자료, 특정한 관점처럼 짧게 제시된 조건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답의 각 부분이 질문의 어느 요구에 대응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면 답의 구조도 비교적 분명한 것이다.

“교사는 ‘두 자료의 차이를 설명하고 그중 하나의 관점을 공정성의 측면에서 평가하시오’라고 질문했다. 첫 번째 학생은 두 자료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한 뒤 답을 마쳤다. 두 자료를 정확하게 비교했지만 하나의 관점을 평가하라는 요구에는 답하지 않았다. 두 번째 학생은 ‘자료 A는 기회의 동등한 제공을 강조하는 반면, 자료 B는 결과의 차이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둔다’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이어 ‘공정성을 동일한 기회의 보장이라는 기준에서 본다면 자료 A의 관점이 더 적절하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답은 두 자료의 차이를 설명하고 하나의 관점을 정해진 측면에서 평가하라는 요구를 모두 수행했다.”

첫 번째 학생은 두 자료의 차이를 정확하게 설명했지만 질문에 포함된 평가 과제를 빠뜨렸다. 비교 내용이 아무리 충실하더라도 질문의 절반만 수행했으므로 충분한 답이라고 보기 어렵다. 두 번째 학생은 먼저 두 자료를 같은 기준에서 비교한 뒤 자료 A의 관점을 공정성의 측면에서 평가했다. ‘공정성’이라는 질문의 조건을 평가 기준으로 사용하고 그에 맞는 근거도 제시했다. 질문의 핵심 동사인 ‘설명하시오’와 ‘평가하시오’가 답의 서로 다른 부분에 반영되어 있다. 여러 요구가 포함된 질문에서는 각각의 요구가 답에서 실제로 수행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질문을 점검할 때는 핵심 동사와 조건에 표시해 보는 것이 좋다. ‘비교하시오’, ‘평가하시오’, ‘두 가지를 제시하시오’, ‘자료 A와 B를 모두 활용하시오’, ‘경제적 측면에서 설명하시오’와 같은 표현이 점검 대상이 된다. 답을 완성한 뒤에는 비교했는가, 평가했는가, 요구된 수량을 지켰는가, 필요한 자료를 모두 사용했는가, 지정된 관점을 적용했는가를 차례로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어느 요구와도 연결되지 않는 설명이 많다면 질문과 직접 관계없는 내용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좋은 점검은 답을 더 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필요한 내용이 빠짐없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2)근거 없이 단정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기

답을 쓰거나 말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의 해석이나 판단이 이미 확인된 사실처럼 표현될 수 있다. ‘반드시’, ‘모두’, ‘분명히’, ‘가장’과 같은 말은 결론의 강도를 크게 높인다. 이러한 표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강한 결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관련성만 확인된 자료를 원인과 결과의 관계로 바꾸거나 일부 집단에서 나타난 결과를 전체 집단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답을 완성한 뒤에는 자신이 사용한 표현의 강도가 자료에서 실제로 확인되는 수준과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근거가 제한적이라면 결론도 그 범위에 맞게 제한하여 표현해야 한다.

“일부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성적 사이에 관련성이 나타난 조사 결과가 제시되었다. 첫 번째 학생은 이를 근거로 ‘스마트폰 사용은 학생들의 성적을 반드시 떨어뜨린다’라고 답했다. 두 번째 학생은 ‘조사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긴 학생 집단에서 낮은 성적과의 관련성이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 결과만으로 스마트폰 사용이 낮은 성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자료의 한계를 덧붙였다. 첫 번째 답은 일부 학생에게서 확인된 관련성을 모든 학생에게 적용하고 이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바꾸었다. 두 번째 답은 조사 대상과 자료에서 확인된 관계의 수준을 유지했다.”

첫 번째 학생이 사용한 ‘학생들의’, ‘반드시’, ‘떨어뜨린다’라는 표현은 자료보다 강한 결론을 만든다. 자료는 일부 학생을 조사한 결과이며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성적 사이의 관련성을 보여 줄 뿐, 스마트폰 사용이 성적 저하를 직접 일으켰다는 사실까지 확인하지는 않는다. 반면 두 번째 학생은 ‘조사에서는’과 ‘학생 집단에서’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결론의 범위를 제한했다. ‘관련성이 나타났다’는 표현도 자료에서 확인된 관계의 수준을 유지한다. 자료가 보여 주는 범위만큼 말하면 결론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답의 정확성이 높아진다.

강한 표현을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질문에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도록 요구하고 충분한 비교와 근거를 바탕으로 하나를 선택했다면 ‘가장’이라는 표현을 유지해야 한다. 반대로 자료가 가능성만 보여 준다면 ‘가능성이 있다’, ‘관련이 나타났다’,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와 같이 결론의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답을 점검할 때는 강한 표현에 표시한 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실제로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결론의 강도와 질문이 요구하는 수준, 자료가 제공하는 근거의 강도가 서로 맞아야 답의 정확성도 유지된다.

3)원문의 뜻을 바꾸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자료를 자신의 말로 다시 표현할 때는 원래 내용의 범위와 판단의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표현을 쉽게 바꾸는 과정에서 ‘일부’가 ‘모두’가 되거나 ‘가능하다’가 ‘확실하다’로 바뀔 수 있다. 조건이나 예외가 빠지면 문장은 짧아지지만 뜻은 달라질 수 있다. 특정 기간에 나타난 결과를 앞으로도 계속될 현상처럼 표현하는 것도 원문보다 범위를 넓히는 일이다. 관련성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바꾸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답을 완성한 뒤에는 중요한 수치와 조건, 기간과 정도를 나타내는 표현을 원자료와 다시 비교하는 것이 좋다.

“원문에는 ‘이 학습 방법은 충분한 연습 시간이 주어졌을 때 일부 학생에게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제시되어 있었다. 첫 번째 학생은 이를 ‘이 학습 방법은 모든 학생에게 효과가 있다’라고 바꾸어 썼다. 두 번째 학생은 ‘충분한 연습 시간이 주어진다면 이 학습 방법이 일부 학생에게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정리했다. 첫 번째 답에서는 ‘충분한 연습 시간이 주어졌을 때’라는 조건이 사라졌다. ‘일부 학생’은 ‘모든 학생’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효과가 있다’로 바뀌었다. 두 번째 답은 문장의 표현과 순서를 바꾸었지만 원문에 제시된 조건과 대상의 범위, 판단의 정도는 유지했다.”

첫 번째 학생의 문장은 원문보다 간단하지만 의미는 크게 달라졌다. 효과가 나타나기 위한 조건이 사라졌고 적용 대상도 일부 학생에서 모든 학생으로 확대되었다. 가능성을 나타내는 결과도 확정적인 사실로 바뀌었다. 반면 두 번째 학생은 자신의 말로 문장을 다시 구성하면서도 원문의 핵심 조건을 그대로 남겼다. 자신의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원문의 단어를 자유롭게 바꾸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표현이 달라져도 정보의 범위와 관계, 판단의 강도는 유지되어야 한다.

수치나 기간을 바꾸어 표현할 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60퍼센트를 ‘거의 모두’라고 표현하거나 10퍼센트포인트 증가를 ‘10퍼센트 증가’라고 쓰면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한 학기 동안 나타난 변화를 앞으로도 계속될 추세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답을 점검할 때는 대상, 기간, 조건, 수치, 가능성이나 확실성의 정도를 원문과 비교하는 것이 좋다. 요약이나 바꾸어 쓰기를 한 부분일수록 원문과 다시 대조해야 한다. 정확한 답은 표현은 달라져도 원래의 의미와 범위는 유지한다.

4)더 짧고 분명하게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하기

마지막에는 같은 의미가 반복되거나 필요 이상으로 긴 표현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논술에서는 긴 문장을 나누고 중복되는 말을 줄이면 중심 내용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다. 구술에서는 답을 실제로 소리 내어 말해 보면 반복되거나 지나치게 긴 부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다만 간결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중요한 조건이나 판단의 강도를 없애서는 안 된다. 줄여야 할 것은 의미가 아니라 같은 역할을 반복하는 표현이다. 짧고 분명한 답은 적은 내용을 말하는 답이 아니라 필요한 내용을 가장 알아보기 쉽게 전달하는 답이다.

“한 학생은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이 방법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방법은 자료에서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난 부분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학생은 이를 ‘이 방법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료에서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난 부분을 직접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수정했다. 수정 전 문장의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생각합니다’는 자신의 판단임을 비슷하게 반복한다.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표현도 ‘직접 개선할 수 있다’로 간단하게 바꿀 수 있다. 수정한 답은 불필요한 표현을 줄였지만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과 그 판단의 근거는 그대로 유지했다.”

수정 전 답도 의미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표현이 반복되어 중심 문장이 길어졌다. 이를 줄이면 판단과 근거의 관계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질문에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요구했다면 ‘가장’이라는 표현은 불필요한 말이 아니므로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반면 자신의 의견임을 나타내는 표현을 여러 번 사용할 필요는 없다. 간결하게 다듬을 때는 어떤 표현이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지, 어떤 표현이 이미 제시된 의미를 되풀이하는지를 구별해야 한다.

답을 줄일 때는 같은 의미를 반복하는 표현, 지나치게 긴 문장 구조, 질문과 직접 관계없는 배경 설명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논술에서는 한 문장에 여러 판단과 근거가 들어 있다면 문장을 나누어 관계를 분명하게 할 수 있다. 구술에서는 답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한 번에 말하기 어렵거나 중심을 기억하기 어려운 부분을 나눌 수 있다. 다만 조건과 예외, 중요한 수치와 판단의 강도까지 없애서는 안 된다. 간결성은 내용을 단순히 삭제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의미를 유지하면서 더 직접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데서 생긴다.

읽은 내용을 논술과 구술의 답으로 완성하려면 먼저 질문에 대한 중심 답이 분명해야 한다. 그 판단에는 이유와 근거를 붙이고 자료가 실제로 무엇을 보여 주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여러 내용은 질문에 맞는 순서로 배열하고 같은 의미의 반복은 줄이는 것이 좋다. 요약·비교·평가·자료 해석·적용처럼 질문 유형이 달라지면 답을 구성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논술에서는 짧고 정확한 문장과 역할이 분명한 문단을 만들고, 구술에서는 답을 먼저 말한 뒤 핵심 근거를 간결하게 이어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답을 완성한 뒤에는 질문의 요구를 모두 수행했는지, 근거보다 강하게 말하지 않았는지, 원문의 범위와 의미를 지켰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정확하게 읽고 판단한 내용을 질문에 맞게 자신의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읽기는 비로소 완성된 답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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