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키우는 단계별 연습 | 제6장비교하면 생각의 차이가 보인다 | 2.비교 기준을 먼저 세운다

2.비교 기준을 먼저 세운다

두 자료의 공통 주제를 찾았다고 해서 바로 의미 있는 비교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비교할 것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 기준이 없으면 눈에 잘 띄는 사례와 표현만 나열하기 쉽다. 같은 기준을 두 자료에 적용해야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비교 기준은 두 자료가 다루는 중심 내용이나 문제와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비교할 수 있는 항목이 많더라도 중요한 생각의 차이를 보여 주는 기준을 먼저 선택하는 것이 좋다. 비교 기준을 분명하게 세우면 두 자료의 생각이 어디에서 같고 달라지는지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1)무엇을 비교할 것인가

비교 기준은 두 자료에 공통으로 적용하여 살펴보는 항목이다. 중심 주장과 문제의 원인, 해결 방법, 예상 효과, 비용, 한계 등이 비교 기준이 될 수 있다. 어떤 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같은 자료에서도 서로 다른 공통점과 차이가 보인다. 따라서 먼저 무엇을 알아보기 위해 두 자료를 비교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해결 방법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각 자료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판단 기준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각 자료가 어떤 가치와 결과를 중요하게 보는지를 비교해야 한다.

자료 A

“도심의 자동차 이용을 줄이려면 버스와 지하철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배차 간격을 줄이고 외곽 지역의 노선을 확대하면 승용차 없이도 출퇴근할 수 있는 시민이 늘어난다. 환승 시간을 줄이고 요금 부담을 낮추는 정책도 필요하다. 시민에게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을 제공해야 자동차 이용이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있다.”

자료 B

“도심의 자동차 이용을 줄이려면 승용차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을 높여야 한다. 혼잡 시간대에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공영 주차장의 요금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이용의 부담이 커지면 시민은 대중교통이나 다른 이동 수단을 선택하게 될 수 있다. 걷기와 자전거 이용이 가능한 짧은 거리에서도 승용차를 사용하는 행동을 줄이려면 비용을 통한 유도가 필요하다.”

두 자료는 모두 도심의 자동차 이용을 줄이려는 목적을 가진다. 그러나 해결 방법을 기준으로 보면 자료 A는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만들어 시민의 선택을 유도하고 자료 B는 자동차 이용 비용을 높여 선택을 바꾸려 한다. 이를 ‘대체 이동 수단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과 ‘자동차 이용의 부담을 높이는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자료 A는 대중교통 요금 부담을 낮추려 하고 자료 B는 혼잡 요금과 주차 요금을 높이려 한다. 정책이 시민의 행동을 바꾸는 방법을 기준으로 보면 자료 A는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자료 B는 기존 선택에 불이익을 더한다. 이처럼 같은 두 자료도 해결 방법, 비용, 행동 변화 방식 가운데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에 따라 다른 차이가 보인다. 비교의 목적이 무엇인지 먼저 정해야 적절한 기준도 선택할 수 있다.

두 자료의 글자 수와 제시된 교통수단의 개수도 비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자동차 이용 감소 방안의 핵심적인 차이를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책의 차이를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실행 방법과 시민 부담, 예상 효과가 더 적절한 기준이다. 한 기준에서 어느 자료가 무조건 더 좋다고 판단하기보다 각 방법이 어떤 방식으로 목표에 접근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자료 A의 방법은 대중교통 확대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고 자료 B의 방법은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늘릴 수 있다. 이러한 한계까지 비교하려면 두 자료에 관련된 정보가 실제로 제시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의미 있는 비교 기준은 자료의 겉모양보다 중심 생각의 차이를 드러내야 한다.

2)두 자료에 같은 기준 적용하기

비교에서는 같은 질문을 두 자료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자료에서는 효과를 살펴보고 다른 자료에서는 비용만 본다면 같은 기준에서 비교한 것이 아니다. 효과를 기준으로 정했다면 두 자료가 기대하는 효과를 모두 살펴봐야 한다. 비용을 비교하려면 두 자료에 비용과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어느 부분이 같고 어느 부분이 다른지를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다. 자료에 특정 기준과 관련된 내용이 없다면 추측하여 채우지 말고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혀야 한다.

자료 A

“어휘 학습 방법 A에서는 학생이 새로운 낱말과 뜻을 여러 번 소리 내어 읽는다. 한 번의 학습에는 약 20분이 걸리고 별도의 준비물은 필요하지 않다. 학생은 혼자서도 쉽게 연습할 수 있다. 다만 낱말이 실제 문장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충분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자료 B

“어휘 학습 방법 B에서는 학생이 새로운 낱말을 사용하여 예문을 만들고 친구에게 그 뜻을 설명한다. 한 번의 학습에는 약 35분이 걸리며 함께 활동할 사람이 필요하다. 학생은 낱말을 문맥 속에서 사용하고 다른 사람의 설명과 비교할 수 있다. 이 방법이 혼자 반복해서 읽는 방식보다 학생의 선호도가 높은지는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두 방법을 비교하려면 먼저 같은 질문을 각각에 적용해야 한다. 학습 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방법 A는 약 20분, 방법 B는 약 35분이 필요하다. 학습 방식에서는 방법 A가 낱말과 뜻을 반복하여 읽는 방식이고 방법 B는 예문을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조건을 기준으로 보면 방법 A는 혼자 할 수 있고 별도의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지만 방법 B는 함께 활동할 사람이 필요하다. 문맥 활용의 측면에서는 방법 B가 실제 문장 속에서 낱말을 사용하게 하지만 방법 A는 문맥을 확인하기 어렵다. 각 기준에 같은 질문을 적용했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지 분명하게 볼 수 있다. 한 방법의 학습 시간과 다른 방법의 문맥 활용만 비교하면 서로 다른 항목을 나란히 놓은 셈이 된다.

학생의 선호도를 기준으로 두 방법을 비교하고 싶다면 두 자료에 선호도 정보가 모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제시문에는 방법 B가 방법 A보다 더 선호되는지에 관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방법 A는 지루하고 방법 B는 재미있을 것이라고 독자가 추측해서 비교해서는 안 된다. 학습 효과에 관한 점수나 장기적인 기억 유지 결과도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어느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자료에서 확인되는 비교’와 ‘추가 자료가 필요한 비교’를 구별해야 한다.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한쪽 자료에 관련 내용이 없다면 그 사실 자체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자료에 없는 내용을 상식이나 예상으로 채우지 않는 것도 공정한 비교의 중요한 원칙이다.

3)핵심 기준과 부수적인 기준

두 자료에서 비교할 수 있는 항목이 많더라도 모든 기준이 같은 중요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핵심 기준은 두 자료의 중심 주장이나 관점 차이를 가장 잘 보여 주는 항목이다. 부수적인 기준은 세부적인 특징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비교의 중심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비교 기준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중요한 차이가 여러 정보 속에 묻힐 수 있다. 따라서 먼저 두 자료의 생각 차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기준을 선택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만 세부 기준을 추가하면 비교를 더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자료 A

“도심의 오래된 공장 부지를 상업 지구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쇼핑 시설과 사무 공간이 들어서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주변 상권에도 방문객이 늘어날 수 있다. 방치된 건물을 정비하고 교통 시설을 개선하면 지역의 경제 활동도 활발해질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 일부 녹지를 마련할 수 있지만 제한된 부지는 경제적 활용을 우선하여 배치해야 한다.”

자료 B

“도심의 오래된 공장 부지는 대규모 도시 숲과 공원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 녹지가 늘면 여름철 열을 줄이고 주민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기존 공장 건물의 일부를 보존하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 주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단기적인 개발 수익보다 환경과 공동체가 오랫동안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두 자료의 핵심적인 차이를 보여 주는 기준은 ‘한정된 도시 공간에서 무엇을 우선하는가’이다. 자료 A는 일자리와 상권, 지역 경제 활동을 중심으로 경제적 활용을 우선한다. 자료 B는 도시의 열과 휴식 공간, 역사 보존을 중심으로 환경적·공동체적 가치를 우선한다. 두 자료 모두 오래된 공장 부지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새로운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개발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서로 다르다. 자료 A는 경제적 효과를 중요한 성과로 보고 자료 B는 장기적인 환경과 공동체의 이익을 중요하게 본다. ‘개발에서 어떤 가치를 우선하는가’라는 기준은 두 자료의 중심 주장과 직접 연결된다.

두 글에 사용된 문장 수와 사례의 개수, 글의 길이도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적인 차이는 두 자료가 도시 개발을 바라보는 생각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녹지의 비율을 얼마나 제안하는가’도 세부적인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자료 B에만 구체적인 논의가 있고 자료 A에는 관련 수치가 없다. 핵심 기준을 먼저 세운 뒤 필요하다면 예상 효과와 한계, 공간 활용 방법을 세부 기준으로 추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료 A는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지만 녹지와 역사 보존의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 자료 B는 환경과 휴식 공간을 늘릴 수 있지만 상업 개발에서 얻을 경제적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비교는 가능한 차이를 많이 찾아내는 일이 아니라 두 자료의 중심적인 관점이 어디에서 갈라지는지를 밝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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