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해외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2. 대만 – 빠른 인력 확보의 전략
1) 가정 중심의 고용 구조
대만은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돌봄인력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대표적인 국가이다.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약 19.2%에 이르며, 2040년에는 31.9%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외국인 돌봄인력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왔다(中華民國行政院國家發展委員會, 2024; 戴二彪, 2024).
대만의 외국인 돌봄인력 제도는 1992년 「외국인 돌봄근로자 제도」 도입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제도는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하였으며, 이후 대만 돌봄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일본과 달리 공공 중심의 장기요양보험 체계를 확대 하기보다는, 개별 가정이 외국인 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돌봄 문제를 해결해 왔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이는 국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가정이 중심이 되어 돌봄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김유휘, 2020).
이러한 구조 속에서 외국인 돌봄근로자는 대부분 가정에 직접 고용되어 생활을 함께하는 형태로 근무하게 된다. 이른바 ‘상주형 돌봄 (live-in)’ 방식으로, 돌봄 대상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일상적인 돌봄을 제공한다. 2024년 기준 약 20만 명 이상의 외국인 돌봄근로자가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별도의 국가 자격시험이나 엄격한 언어 기준이 없어 비교적 쉽게 고용될 수 있으며, 최대 14년까지 장기 고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력의 지속적인 확보가 가능하다(勞動部, 2025).
이처럼 대만의 제도는 “낮은 진입 장벽”과 “가정 중심 고용 구조”라는 특징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 많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제도 도입 이후 약 70만 명 이상의 외국인 돌봄근로자가 유입되었으며, 현재는 노인 돌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가정에서는 비교적 빠르게 인력을 구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돌봄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제도는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작동해 왔다(Wang & Liu, 2024).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동시에 중요한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다. 대만의 돌봄 체계는 국가보다 가족과 민간 중개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형태를 띠고 있다. 외국인 돌봄인력의 채용 과정은 대부분 민간 중개업체를 통해 이루어지며, 실제 돌봄 서비스 역시 공공기관이 아닌 개별 가정에서 제공된다. 이는 제도의 중심이 국가가 아닌 가족과 시장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만 돌봄 체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戴二彪, 2024).
또한 외국인 돌봄인력이 도입되었다고 해서 가족의 역할이 완전히 사 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기 전 에는 약 80%의 가구가 가족이 직접 돌봄을 담당하고 있었으며, 고용 이후에도 근로자의 휴무일에는 70% 이상의 가구에서 여전히 가족이 돌봄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인력이 가족 돌봄을 완전히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勞動部, 2025).
이처럼 대만의 외국인 돌봄인력 제도는 국가가 모든 돌봄을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 가족 중심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외국인 인력을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빠른 인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큰 장점을 가지지만, 동시에 국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특징도 함께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대만은 공공 중심 돌봄 체계를 확대하기보다, 가정과 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인력을 활용하여 돌봄 수요를 빠르게 충족시킨 국가 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단기간에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데 효과적이었으며, 외국인 돌봄인력이 실제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동시에 가족 중심 돌봄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대응하려는 현실적인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