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빈자리, 누가 채울 것인가 032. 다문화 이해: 현장 갈등 완화를 위한 실질적 대응 전략

제5장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2.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방법

2) 다문화 이해: 현장 갈등 완화를 위한 실질적 대응 전략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도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많은 부분은 ‘문화 차이’ 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외국인 돌봄근로자 제도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작은 오해가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돌봄 노동은 일상생활 전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식습관, 생활 방식, 말투, 감정 표현 방식 등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다문화 이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먼저 일본 사례를 보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문화 간 케어 교육(Cross-cultural Care)’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이 교육은 외국인 근로자뿐 아니라 일 본인 종사자도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즉 한쪽만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문화적 오해를 줄이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완화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갈등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근로자의 직무 스트레스를 낮추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畠中香織 et al., 2024).

반면 대만에서는 다문화 이해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비교적 뚜렷하게 보여준다. 대만의 외국인 돌봄근로자는 주로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종교나 음식, 생활 습관 등에서 고용주와 차이가 크다. 이러한 차이는 일상생활 속에서 반복적으로 부딪히게 되며, 특히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상주형 고용 구조에서는 갈등이 더 쉽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식사 방식이나 휴식 시간에 대한 생각 차이, 개인 공간에 대한 인식 차이 등이 쌓이면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근로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고립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결국 돌봄 서비스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Wang & Liu, 2024).

독일의 경우는 다문화 이해를 정책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 징적이다. 독일은 ‘이주사회복지(Migrationssozialarbeit)’ 체계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의 사회 적응을 지원하고 있으며, 언어 교육과 문화 적응 교육을 함께 제공하는 통합적인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히 일을 잘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지원은 직무 적응뿐 아니라 동료 간 관계 형성과 조직 내 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Engelhardt et al., 2025).

이러한 해외 사례는 한국에서도 다문화 이해가 제도의 핵심 요소로 포 함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특히 중요한 점은 외국인 근로자만 교육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와 가족, 그리고 함께 일하는 종사자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상호 이해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화 차이를 한쪽이 맞 춰야 할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으로 접근할 때 갈등은 훨씬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다문화 이해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갈등이 발생했을 때 중재해줄 수 있는 시스템, 다문화 상담 창구, 사례 중심 교육 프로그램 등을 함께 운영하면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될 수 있다. 특히 초기 적응 단계에서 집중적인 문화 교육을 제공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담과 지원을 이어가는 구조가 중요하다.

지역사회 차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외국인 돌봄근로자가 단순히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 지역 행사나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관계가 형성되고 사회적 고립도 줄어들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적응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포용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한다.

결국 다문화 이해는 외국인 돌봄근로자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다. 문화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을때, 갈등은 줄어들고 돌봄 서비스의 질은 높아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과정은 외국인 돌봄근로자를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기반이되며, 장기적으로는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인식 개선과 함께 다문화 이해를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접근이 이루어질 때, 외국인 돌봄근로자 제도는 단순한 인력 확보 정책을 넘어 사회 전체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돌봄의 빈자리, 누가 채울 것인가 표지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