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돌봄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2. 돌봄 인력이 부족해지는 이유
1) 요양보호사의 현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담당할 인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요양보호사는 장기요양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많은 기관들이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상황이 이미 일상이 된 것이다.
눈여겨볼 점은 단순히 “사람이 부족하다”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약 287만 명에 이르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은 약 65만 명으로 전체의 22.9%에 불과하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24). 이는 자격을 가진 사람은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중 상당수가 현장으로 들어오지 않거나 오래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인력 부족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느냐”에 더 가깝다고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요양보호사의 근무 환경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돌봄 노동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신체적 노동과 정서적 노동이 동시에 요구되는 매우 힘든 일이다. 대상자의 식사, 이동, 위생 관리 등을 돕는 과정에서 육체적인 부담이 크고, 치매나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을 돌보는 과정에서는 감정적으로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특히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대상자의 상태 변화나 돌발 상황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노동의 특성에 비해 임금 수준은 높지 않고, 근무 조건 역시 안정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재가서비스의 경우 근무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여러 가정을 이동하며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동 시간은 실제 근무에 포함되지만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어, 체감 노동 강도에 비해 소득이 낮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시설 돌봄은 교대근무가 일반적이고,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한 사람이 담당해야 하는 업무량이 많은 경우가 많아 피로도가 높다. 이러한 환경은 처음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또한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돌봄 노동은 사회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직으로서의 인정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단순한 보조 업무로 인식되거나,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오해가 존재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식은 직업 선택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미쳐, 젊은 세대가 이 직종을 선택하는 데 부담을 느끼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는 구조가 형성된다.
연령 구조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들 중 상당수가 6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경험과 책임감을 가지고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신체적인 부담이 큰 업무 특성상 장기간 근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는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즉, 자격 보유자 수는 많지만 실제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인력은 제한적인 구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요양보호사 인력 부족 문제는 단순히 “사람이 없다”는 문제로볼 수 없다. 근무 환경, 임금 수준, 사회적 인식, 인력의 연령 구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장에서 일하기 어려운 조건이 지속된다면, 아무리 자격 취득자를 늘려도 실제 인력 부족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인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일할 수 있고 계속 일하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근무 조건 개선, 적정한 보상 체계 마련,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요양보호사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증가하는 돌봄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인력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