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빈자리, 누가 채울 것인가 034. 현장 중심 운영체계 구축: 지속가능성을 위한 제도 내실화 전략

제5장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3. 지속 가능한 돌봄을 위한 조건

2) 현장 중심 운영체계 구축: 지속가능성을 위한 제도 내실화 전략

지속 가능한 돌봄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을 잘 설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현장에서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외국인 돌봄근로자 제도는 이용자, 가족, 기관, 근로자 등 여러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관리와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결국 제도가 오래 유지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잘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합법적이고 안정적인 고용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문제가 빠르게 나타난다. 대만의 경우 외국인 돌봄근로자를 빠르게 도입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일부 현장에서 임금 체불이나 장시간 노동 문제가 발생하면서 노동권 침해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독일 역시 제도적으로는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 내 돌봄에서는 비공식 고용이 존재하면서 관리의 사각지대가 나타나고 있다 (Wang & Liu, 2024; Evans-Borchers et al., 2024). 이러한 사례는 고용 구조가 불안정하면 서비스의 질과 제도 신뢰도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한국형 제도에서는 공공 중심의 관리체 계를 보다 분명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장기요양보험 체계를 기반으로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기관이 서로 연계된 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면, 외국인 돌봄근로자의 자격, 근로계약, 근무 조건 등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단순한 행정 관리 수준을 넘어,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서비스의 질도 유지할 수 있다(장주영, 2025).

또한 현장 중심 운영을 위해서는 교육과 훈련이 실제 상황과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이론을 배우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돌봄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능력과 경험이다. 따라서 실습 중심 교육과 현장 멘토링이 함께 이루어지는 구조가 중요하다. 특히 입국 초기 단계에서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면, 외국인 근로자의 적응 속도가 빨라지고 장기 근속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대로 초기 적응이 어려우면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시기의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

관리·감독 체계 역시 현장 중심으로 작동해야 한다. 단순히 제도를 만들어 두는 것만으로는 실제 문제를 막기 어렵다. 특히 민간 중개업체 중심 구조가 확대될 경우,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동시에 불투명한 계약이나 과도한 수수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공공기관이 중심이 되어 근로계약을 표준화하고, 임금 기준과 근로시간을 명확히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이 명확할 수록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도 줄어들게 된다.

현장 운영체계는 단순한 감독 기능을 넘어서 ‘지원 기능’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외국인 돌봄근로자는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인해 초기 적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 쉽다. 이때 언어 교육, 문화 적응 프로그램, 상담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면 직무 스트레스와 이탈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지원은 단순히 개인을 돕는 차원을 넘어, 돌봄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지역사회 차원의 역할도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 외국인 돌봄근로자가 단순히 일하는 사람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주거 지원, 생활 정보 제공,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 참여 기회 등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환경이 마련되면 근로자는 사회적 고립을 덜 느끼게 되고, 보다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 통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장 중심 운영체계에서는 ‘연결’이 중요한 키워드다. 정책과 현장, 공 공과 민간, 근로자와 이용자, 그리고 지역사회가 서로 연결되어야 제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한 부분이라도 단절되면 그 영향은 전체로 확산되기 쉽다. 따라서 각 요소를 따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체계 안에서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결국 현장 중심 운영체계는 정책을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기 반이다. 정책이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장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면, 제도는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 돌봄근로자 제도가 단순한 인력 확보 정책을 넘어 지속 가능한 돌봄체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공 중심의 관리, 실습 중심 교육, 투명한 고용 구조, 지속적인 지원, 지역사회 연계가 함께 작동하는 현장 중심 운영체계가 반드시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질때 비로소 돌봄체계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돌봄의 빈자리, 누가 채울 것인가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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